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9:35 (금)
[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20>

[이시훈의 "여기는 NIH입니다"] <20>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7.06.11 09:2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etabolic cardiology vs. cardiometabolism

▲ 이시훈(내과전문의, NIH visiting fellow)

지난 한 주 동안은 한국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이 곳의 지도교수이신 Michael Quon 박사님이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주최하는 동맥 경화, 고혈압 및 대사 증후군 심포지움에 공동주최자로 초청이 되었는데, 이 곳에 동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NIH는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직급의 명칭이 대학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Quon 박사님의 경우는 종신직의 Principal Investigator (PI)이면서, 우리 기관의 Diabetes Unit의 Director인데, 박사 후 연구원 (postdoctoral fellow)들에게는 supervisor이면서, 실제로는 "boss" 라고 불린다. 박사 후 연구원도 외국 국적의 연구원인 경우는 visiting fellow라는 이름이 붙고, 미국인 연구원은 IRTA fellow라는 이름이 붙는데, 급여나 대우면 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한국과 미국의 세금 면제 협정 덕분에 J1 비자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 연구원의 경우 미국이나 다른 외국에서 온 연구원들에 비해 실제로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연구 중심의 미국 대학원도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라 예상하는데, 연구실 내에서 "boss" 인 PI 와 postdoc 과의 관계는 상당히 수평적이어서, 연구 진행에 있어서 자율성이 많이 보장이 되고,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에 참석한 심포지엄은 길병원 심장센터를 이끌고 계신 고광곤 교수가 주최한 것으로, 암과 함께 가장 인류 전체의 건강에 위해를 주고 있는 각종 혈관병과 대사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에 대한 최신지견을 공유할 수 있는 유익한 학술 모임이었다. 전공의 시절부터 허갑범 교수님으로부터 늘 인슐린 저항성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우고 익히면서, 당뇨병을 단순한 대사질환으로 볼 것이 아니고, 인슐린 저항성이 병인의 중심에 있는 대사 증후군으로 포괄되는 전신 질환으로 볼 것을 교육받았다. 그리고 혈관의 기능 부전이 그 병인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늘 확신을 갖고 있었고, 머지 않아 내분비내과와 심장내과의 영역이 허물어져 결국은 한 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던 말씀에 의심의 여지가 없던 차에 Quon 박사님과 고 교수님의 학문적 동반 관계와 특히 이번 심포지엄을 지켜보면서 그 말씀이 역시나 틀림이 없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인슐린이 발견된 이래로 그 혈당 강하 작용 및 대사 작용에 많은 연구자들이 매달려 있을 때, 인슐린의 심혈관 작용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집중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Quon 박사님에게 새로운 분야의 선도자적 연구자의 위치를 가져다 주었으며, 수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인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발견된 새로운 사실을 동물 실험과 임상 시험을 통해 검증하고, 더 많은 임상 증례를 통해 그 사실을 더욱 확실한 의학적 지식으로 공고히 하여 세계 정상급 학술지에 계속적으로 게재하고 있는 Quon 박사님과 고 교수님의 이상적인 협력 연구는 우리 후학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된다. 심포지엄도중에 만난 모교의 심장내과 과장님으로부터 metabolic cardiology 라는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이는 내분비내과 의사들이 말하는 cardiovascular endocrinology 혹은 cardiometabolism 과 결국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인류의 건강증진이라는 공통된 목표 하에 다른 방향과 각도에서 시작했지만, 언젠가는 한 곳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재미있고, 때로는 경쟁을 통해서, 때로는 협력을 통해서 더욱 목표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