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시도의사회-의학회 등 사과성명 봇물
"새로운 도약·환골탈태 계기 삼자" 자성론도
대한의사협회의 금품 로비 의혹이 예상을 뛰어넘는 초유의 사태로 번지자 의료계 각 직역에서 연달아 사과성명을 내고 사후 수습에 나서는 형국이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23일 이번 파문이 보도된 직후 가장 빨리 24일 장동익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학술연구 단체로서 평소 의협의 학술적인 문제 이외에는 관여를 자제했으나 이번 사태의 사실 여부를 불문하고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의원회는 24일 의장단 명의로 성명을 내고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의원회는 28일 오후 4시 의협 동아홀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
시도의사회의 사과 성명도 줄을 잇고 있다. 광주광역시의사회는 25일 "의협은 의사들의 권익만을 도모하는 단체가 되어선 안 되며, 이번 일을 기회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26일 "의협 회장의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하여 국회와 정부 관계자, 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인술을 천직으로 알고 밤낮으로 고생하는 대부분의 의사 회원들이 본의 아니게 초록은 동색으로 보여지게 된 데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대구광역시의사회도 같은 날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명백한 진상을 규명하고 모든 관련자들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5일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전국 곳곳에서 의료현장을 지키는 대부분의 의사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전 세계의사회장)은 26일 "국민이 느끼는 실망과 허탈감에 머리숙여 백배사과를 해도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의사라는 전문직에게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모든 문제보다 앞서는 기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문의 진원인 장동익 회장은 25일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번 일로 무고한 정치권과 국회의 명예가 크게 실추된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무엇보다 국민이 받았을 충격과 실망감 앞에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덕 회장 직무대행은 26일 선출 직후 대한의사협회 이름의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머리숙여 충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의협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 없이는 다시 일어날 수 없다"며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공익단체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