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발표 60품목 중 절반가량 생산실적 '제로'
"영세업체 희생양 삼아 업계 봐주기인가" 비난 제기

식약청 2차발표를 통해 조작이 판명난 60개 품목 대부분이 생산액이 미미한 영세제약사 제품들이어서 "업계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7일 "판매액이 매우 적은 품목이나 영세제약사 위주로 발표된 이번 결과는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며 이는 향후 국감에서 철저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의사협회는 8월 최종 발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마지막까지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6일 발표된 60개 조작품목들의 2005년 생산실적을 조사해본 결과 60품목 중 26개 품목의 생산액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0개 품목의 평균 생산액도 3299만원에 불과,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약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표참조>． 반면 1차발표 땐 연 매출액이 100억원에 이르며 해당제약사의 대표품목 등도 포함됐었다．

한편 지난 1차 발표후 국내 최고 제약사로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D제약과 자사의 대표품목이 날아간 H제약 등이 주축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사실을 상기하면, 식약청이 이런 업계의 반발을 어느정도 의식했을 것이란 예상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또 이번 발표에 식약청이 나름대로 제약사들의 눈치를 본 듯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1차 발표때 사용한 '조작'이란 용어 대신 '자료불일치'란 다소 아리송한 말로 대체된 것도 이런 의심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아울러 청문이나 소명절차와 상관없이 조작의심 품목의 명단을 발표해 버린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자료불일치가 발견됐으나 소명기회가 있는 55개 품목과 위탁제조 품목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의구심 밑바탕에는 자료의 검토 주체가 1차 책임자인 식약청 당사자란 점, 그리고 생동성 자료검토라는 판단 자체가 검토자 의견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란 측면도 깔려 있다．

양기화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실장은 "식약청이 과연 어떤 기준으로 자료 조작 여부를 판단했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동성자료 조작 품목 생산현황

1)2차발표에 추가된 30개 품목 생산현황

 2)위 품목허가권자에 위탁제조를 맡긴 품목 생산현황

주) 2005년 1년간 생산실적. 자료 : 제약협회

신범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