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8 21:27 (목)
자궁경부암 백신…'권고수준'이 관건

자궁경부암 백신…'권고수준'이 관건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6.09 18: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별접종대상, 가격 비싸 적극권장은 힘들듯
소아과·산부인과 등 학회별 지침수준에 관심

최초의 암백신인 '가다실'이 FDA허가를 받고 내년중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장기 데이터가 없다는 점 때문에 광범위한 사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학회들도 가다실 및 현재 개발중인 동일한 백신 '서바릭스'에 대한 지침 마련을 준비하고 있어 두 백신의 미래는 이들이 어떤 수준의 '지침'을 발표하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가다실의 FDA승인이 발표됨에 따라 미국에선 이 백신 사용범위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판매사인 머크사 입장에서 가장 행복한 결론은 주정부가 접종을 의무화시키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미질병통제예방본부 산하기구인 면역관련 자문위원회는 29일 FDA자료와 자체 분석자료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계획이다.미언론에 따르면 자문위원회는 모든 11∼12세 여아에게 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립백신위원회의 긍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의무화에 관한 최종 결정은 주정부 몫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이 문란한 성적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미국내 일부 보수적 여론 때문에 실제 의무접종이 결정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국가 차원의 지침을, 관련 학회가 실제 사용에 관한 지침을 결정하는데, 이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이 될 확률은 거의 없으므로 관련 지침은 선별접종 대상 내에서 전문가들의 '권고' 형태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모든 선별접종 백신에 대해서는 대한소아과학회 내 감염분과위원회가 자체 지침을 마련해 왔으며 전국의 소아과가 이 지침을 참고로 백신 접종을 행해 왔다.

위원회는 가다실 및 서바릭스에 대한 논의도 준비중인데 향후 결정될 식약청 허가사항을 바탕으로 접종대상·시기·적응증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게 된다.

가다실의 한국내 판매를 담당한 MSD측이나 서바릭스의 GSK측은 이들 학회가 '적극 권장' 수준의 지침을 발표해주길 기대하고 있으나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강진한 소아과학회 감염분과위원장(가톨릭의대)은 "현재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며 장기적 효과를 입증하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에 도입과 동시에 적극 권장 대상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DA승인 발표 직후 머크측은 3회 접종에 대한 가다실의 가격이 지금까지 백신중 가장 비싼 360달러(약 34만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일반화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위원장은 "10만원 수준의 '프리베나(폐렴구균백신)'도 정착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넘는 가격이란 점, 그리고 '당장 눈으로 확인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인식 등 때문에 의사 입장에서도 적극 권장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소아과 입장에서 자궁경부암 예방은 초경전 11∼12세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므로 지침에는 이런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자궁경부암이란 질병이 '산부인과' 영역에 포함되므로 관련 학회 차원의 또다른 지침도 예상할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자학회인 부인종양학회 김재원 사무총장(서울의대)은 "학회내 HPV위원회가 최근 구성돼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20대, 30대 이상 성인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없으므로 산부인과 차원에서 권고사항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성인 대상 국내 임상시험 2건이 마무리되고 그 결과가 11월 추계학회에서 발표되면 이를 계기로 학회차원의 지침에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