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이 추진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취업자 모집에 16일 현재 전문의 60명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선 '외국 경험 쌓을 좋은 기회', '무책임한 도피성 취업'이라는 찬반론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간호사등 일부 보건의료 인력이 해외 취업길에 오른 전례는 있으나 전문의가 대거 해외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 이번 해외 의사 취업은 지난 7월초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를 방문했을 때 사우디 정부에서 앞으로 10년간 한국인 의사와 간호사등 의료인력 5,000여명의 채용을 희망한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사우디 취업을 신청한 전문의는 거의 30~4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부분 신청이 10월과 11월에 집중된 것으로 미루어 난맥상을 보여 온 의약분업 협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청자 중 한 내과전문의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열악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며 "현재 해외 취업을 원하는 동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는 "기본적인 진료 환경도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 의사로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라며 의료제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의 해외 취업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 모대학의 한 전공의는 "의료개혁을 위해 몸바쳐 고생하는 선후배 동료들을 뒤로하고 해외에 취업하러 나간다는 것은 무책임한 도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을 나쁘게 볼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젊은 나이에 얻은 해외 경험은 의사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청자 중에서도 단순히 해외 경험을 하기 위해 신청한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해외 취업 신청자들이 적어도 더 많은 보수를 위해 외국행을 결심한 것이 아닌 것 만큼은 확실하다. 아직 공단측이 정확한 연봉액수와 현지 근무조건 등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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