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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송년회를 제안한다
이런 송년회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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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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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진 (의협신문 주간)

요즘 언론에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의 힘겨운 겨울나기들이 종종 소개된다. 해마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기사들이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가슴 아픈 사연들이다.

연말이 되면 등장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송년회다. 한해를 돌아보고 한해 동안 모두의 무사함과 수고를 격려하고 새해 소원을 바라는 모임이다.

대부분 송년회는 조촐한 식사에 술이나 차를 가볍게 곁들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의사들의 송년회는 푸짐한 식사에 술을 무겁게 곁들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즐거운 송년회와 함께 지역사회와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의사회들이 있다.

전북 전주시의사회는 반별로 동사무소와 연계해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쌀과 성금을, 독거노인들에게 난방연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남 순천시의사회는 사회단체들의 사랑의 김치담기에 동참하고 장애인복지관에 쌀을 기증할 계획이란다. 서울 노원구 의사회는 회원들이 물품을 모아 사랑의 바자회를 개최하고 충북 청주시 의사회는 송년 자선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의사들은 이런 일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주위에 크게 떠들어대지 않는다.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사란 직업의 특성상 사회적 약자인 환자를 위로하며 치료하고 사회에 복귀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의사들은 상대적으로 부유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분명히 하루 종일 사회적 약자를 만나서 얘기하고 그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앞서 말한 의사회들은 환자라는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까지도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우리는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과 늘 함께 살아간다.

국가가 모든 저소득층의 생활비를 보조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소외된 이웃들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돈이 없어 병원가기도 힘들고 먹을 것이 없어 굶기도 한다.

아무리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라 해도 소외계층의 사각지대를 국가가 모두 해결하지는 못한다. 결국 이 문제는 사회 스스로 봉사와 나눔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IVY리그 출신들은 대학졸업 후 취업 전에 2년 정도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들을 위한 사회봉사를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회 스스로 가난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자율적인 메커니즘이 성숙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의사회, 순천시의사회, 노원구의사회, 청주시의사회의 아름다운 송년회가 가난과 소외를 자율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한국사회의 의미 있는 운동임에 분명하다.

2005년 겨울, 지식인을 대표하는 의사들의 노력이 이웃들의 작은 희망에서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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