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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6 21:21 (화)
2단계 BK "신생 의대에도 기회를···"
2단계 BK "신생 의대에도 기회를···"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5.11.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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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낙 전국의학대학원협의회 회장
▲ 이성낙 협의회장은 2단계 BK사업 대상자 선정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인적자원부(교육부)가 10월 31일 2단계 BK21 사업 공청회에서 사업지원 대상자 자격 기준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원 대상 범위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한정했을 뿐 아니라 기초교수 수(20인 이상)와 박사과정 대학원 개설(전일제) 등을 지원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의대들 조차도 지원 신청자격에 미달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이성낙 '전국의학대학원협의회장(가천의학대학교 총장)'은 "협의회 차원에서 교육부에 기준을 보다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히고 "가천의대를 비롯, 협의회 소속 의학전문대학원들도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이성낙 협의회장을 만나 협의회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10월31일 발표된 교육부의 BK 사업 지원 자격 기준이 상당히 까다롭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전제로 했을 뿐만 아니라 기초교수 20인 이상, 전일제 박사과정 운영 등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서울지역 유명 의대 몇 군데를 제외하면 교육부의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문턱이 너무 높다.

교육부가 발표한 기준을 보면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몇몇 규모 있는 의대를 화끈하게 밀어 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신생의대들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원천적으로 신청 자격 자체를 주지 않기 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개선을 담보로 지원 자격을 주는 쪽이 고려돼야 한다.

또한 기준에 미달되는 의대라도 괜찮은 아이템을 제시할 경우, 정부는 융통성 있게 고려해야 한다.

현재 협의회 회원 대학들 간에 의견을 교환한 결과, 보다 자격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조만간 협의회 차원에서 자격기준의 유연성을 교육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국의학전문대학원 협의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올해 의학전문대학원생을 뽑아 대학원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가천의대, 건국의대, 경희의대, 충북의대와 내년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하게 되는 경북의대, 경상의대, 부산의대, 전북의대, 포천중문 의대 그리고 2007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하는 이화의대 등 10개 의학전문대학원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현재 이들 10개 대학을 제외하고 10~11개 의대가 전환의사를 밝혔거나 앞으로 밝힐 것으로 보여 20~25개로 회원수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의회의 활동방향은 당연히 의학전문대학원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전환 대학원들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정부로부터 안정적인 지원 등을 담보받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거다.

지금은 친목단체지만 내년에는 법인화 할 것이다. 협의회가 법인화가 되면 현재 한국교육평가원이 주관하는 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MEET)도 협의회가 주관해 운영할 계획이다.

가천의대의 경우 가장 먼저 의학전문대학원로 전환하면서 그 운영형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천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나서 이전 의대 시스템과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먼저 이름이 바뀌었다. 이제 가천의대가 아니고 가천의과학대학교이다. 이름에서 보듯 의대가 의과학대학으로 바꿨다.

이제 임상의사만을 길러내는 의대가 아닌 임상의사 교육과 함께 임상연구의사도 길러내겠다는 학교의 의지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MD-PhD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해 놨다. 전체 의대 정원(40명)에서 많게는 20%, 적게는 10%정도 지원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MD-PhD제 운영과 BK사업 지원 대상학교로 선정받기 위해 교수 충원을 할 계획이다. 단지 학교 입장에서 학교가 원하는 교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학교는 MD-PhD와 연계해 다양한 연구소들을 운영하고 이들 연구소를 학교 시스템에 접목시켜 운영하고자 의과학대학을 설립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리서치 오리엔테이션을 염두한 시스템이다. 가천의과학대학교는 전문대학원체제에서 연구를 통해 학교를 특화시켜 나갈 것이다. 뇌과학연구소와 생명과학연구소도 곧 준공한다.

또 최근 국가적으로 화두가 된 R&D 강화 추세에 적극 호응할 것이다. 아울러 가천 길대학과의 통합을 통해 효율적인 학교 운영과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가천의과학대학은 이제 의대와 생물학과, 간호학과를 포괄하는 명실상부한 의과학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이것이 가천의과학대학교가 가진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의대의 길을 쫓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언제나 2등에 머물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도 그런 배경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아직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의구심이나 반대의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모든 제도에는 명암이 있다. 의학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건국 이래 한차례의 변화도 겪지 않은 의대교육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내가 독일에서 의대를 졸업한 것이 1965년이다. 하지만 지금 독일을 가면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서 무슨 제도가 시행되는지 감도 못 잡을 정도다. 미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 교육시스템에 뿌리를 둔 현 의대 제도를 별다른 변화 없이 계속 운영해 왔다. 변화하는 사회 시스템에 맞춰 의학교육 시스템도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교육 방법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발전이 있었지만 교육 시스템에는 변화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1995년 연세의대에서 아주의대 초대학장으로 가서 의대 편입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폐쇄적이던 한국 의대시스템에 변화를 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내가 가천의대 총장으로 오며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을 결정했다고도 하는 데 그건 오해다.

이미 김용일 전 총장체제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이 결정된 상태였다. 신생의대로서 가천의과학대학은 새로운 길들을 모색해야 했고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의 의학교육 여건을 고려하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현 의대 체제와 전문대학원 체제의 동시 운영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현 의대체제든,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든 한 트랙으로 가야한다는 게 소신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 도입당시 고교입시 과열을 잡자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사설 학원이 생기면서 사교육비 부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시간은 보기 나름인 것 같다. 이제 서브인턴제도 논의되고 내과의 경우 전공의 과정 단축도 논의되고 있다. 또한 세부전문의제도가 이슈화되면서 바야흐로 의대교육에도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 지고 있다.

과거 의대 졸업하고 인턴, 전문의 과정 밟는 단선적인 의대과정에서 임상의학자, 전문의, 세부전문의가 될 것이냐 하는 다양한 선택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봐야 한다.

이제 자신이 어떤 의사가 돼야할 것인가를 정하고 다양한 과정을 밟아 가야하는 시기다. 전문대학원이 의대보다 2년 길어졌다고 보는 것은 사안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비용문제는 협의회도 우려하는 바다. 특히 의학전문대학원 입시학원만 살찌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결국 의학전문대학원이 최소한의 사회적 비용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결국 MEET 시험을 지금보다 더욱 쉽게 내고 학교별로 다양한 학생선발 시스템을 운영해 비정상적으로 학원만 비대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MEET 시험은 합격/불합격(PASS/FAIL) 정도로만 활용돼야 한다고 본다. 아무튼 학생 선발 문제는 의학대학원협의회의 과제인 동시에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학교육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개인에게 모두 그 책임을 떠넘기거나 그렇다고 사립학교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공짜는 없다.

끝으로 남기실 말씀은?

가천의과학대학교에 총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바로 의대평가를 받았다. 또한 의학전문대학원 첫 신입생을 받아야 했다. 거기다 가천길대학과의 통합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영동세브란스 병원 건립에 참여하고 아주의대 초대학장을 맡았다. '셋업맨'이란 별명을 붙여도 되지 않겠나. 뭔가 새로운 것을 일궈내야 한다는 것과 이럭저럭 생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보람도 많이 느꼈다.

남은 임기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가천의과학대학교를 2~3년 이내에 최고의 의학교육 기관으로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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