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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기명력, 지남력 <64>

기억력, 기명력, 지남력 <64>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10.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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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지각이나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정신기능으로, 이전에 있었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다시 생각해 내는 것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기억(memory)이라고 한다. 즉 사람이 경험한 것이 어떤 형태로 간직되었다가 후에 재생 또는 재인식, 재구성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억에는 별로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히 이루어지는 수동기억(passive memory)과 의지를 움직여서 하는 능동기억(active memory)이 있다. 물론 영어단어나 수학공식을 열심히 암기하려고 노력하여 얻는 것등이 능동기억에 해당한다. 기억은 여러 가지 통로를 거쳐 뇌의 해마(hippocampus)의 기능과 깊이 연관이 있다고 믿어지고 있다. 기억을 하는 능력을 기억력이라 한다.

기억작용중, 특히 새로운 경험소재를 받아들일 기억상(記憶像)을 구상하는 힘을 '기명력(記銘力)'이라고 하는데 영어대응어는 아마도 'imprinting','recognition of identification pattern' 등이 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체험이 보통 때 일정한 행동을 일으키도록 기억되는 것을 말한다.  가족을 알아보는 것, 논리를 구성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된다. 동물에서 집오리 새끼가 부화 직후 어미의 뒤를 따르는 것 등도 이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편 시간과 장소, 상황이나 환경 따위를 올바르게 알아차리는 능력을 지남력(指南力)이라 하는데 영어대응어는 'orientation'이다.

영어에서 방향의 기본이 되는 동쪽을 의미하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orientation'에 대한 우리말 대응어가 '지동(指東)' 대신 '지남(指南)'이 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어떤 외딴곳에 서면 우선 남쪽이 어디인지를 알아보는 습관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말 사전에도 '지남'이란 용어가 '이끌어 가르치거나 가르침'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지남력'은 적절한 우리용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환자의 지남력을 검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다.  즉 지남력은 자신이 놓인 상황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바르게 파악하여 이것과 관계되는 주위 사람이나 대상을 똑똑히 알아보는 것으로, 뇌의 인지기능이 정상임을 나타내는데 뇌질환이나 전신독성질환에서는 이 기능의 장애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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