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우리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일반적으로 자세(position)라고 하는데 의학에서는 환자가 편안하게 되도록 하는 체위(몸자세, body position) 또는 진찰이나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취하는 몸통이나 사지의 특수한 자세를 의미한다. 태아의 어머니 뱃속에서의 자세는 태위(fetal position)라고 한다.
우선 일반적으로 누운자세(decubitus)는 수평면위에 누워있는 자세로 여러 가지가 있어서, 똑바로 하늘을 보고 눕는 것을 영어로는 'dorsal decubitus' 혹은 'supine position'이라하며 '바로 누운 자세' 혹은 '등누운자세'가 우리용어이다. 옛용어는 '앙아위'였다. 즉 등을 아래로 한 것이다. 배 쪽을 아래로 한 것은 '배 누운 자세'(ventral decubitus)혹은 '엎드린 자세'(prone position)이고 옛 이름은 '복와위'이었다.
옆으로 눕는 자세를 옆누움자세(lateral decubitus)라 하는데 오른쪽을 아래로 한 것을 '오른쪽 누운자세'(right lateral decubitus)라고 하고 왼쪽을 아래로 한 것을 '왼쪽 누운자세'(left lateral decubitus)라고 한다.
똑바로 서있는 자세를 '곧게 선자세'(upright position)라 하고 의자 등에 똑바로 앉아있는 것을 '앉음 자세'(sitting position)라 하며, 엉거주춤 반만 앉은 자세를 '반앉음 자세'(semisitting position)이라한다.
한편 눕거나 뒤로 기대는 자세를 영어로'recumbent position'이라 하는데 여기에 대응하는 우리용어는 개발되어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 '누움'과 '기댐'의 의미로 쓰기 때문에 억지로 한다면 '기대 누움'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등을 벽에 대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것을 상상할 때 이것이 'recumbent posi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든 수평면이외에 어디 엔가를 의지하고 있는 자세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또 한편 몸통의 면(수직, 수평, 시상, 혹은 관상)에서 벗어나는 위치를 '비스듬(oblique position)'라고 하며 상하좌우방향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단순 비스듬자세와 복합 비스듬자세가 있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