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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biotics 양생제 <61>
Probiotics 양생제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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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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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근 (서울대 명예교수)

우리주위에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있다. 이중에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이 있는가 하면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미생물도 많다. 특히 사람의 위창자관에는 숙주세포, 영양소, 그리고 미생물로 이루어진 다양한 생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자내 세균의 수는 10개 정도로 사람의 유핵세포의 10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창자내 세균 중 사람 몸에 이로운 대표적인 것이 비피도박테리아(bifidobacteria)와 젖산균(lactobacillus)이다. 이와 같은 살아있는 세균이 특정 환경에서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며, 항균성 물질을 분비하거나 숙주 방어인자의 발현을 자극하여 병원균의 부착과 침투를 억제'probiotics'를 도입하여 쓰고 있다. 즉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미생물'에 대한 의학용어이다. 이 용어는 아직 Dorland의학사전이나 Stedman의학사전의 최신판에도 올려지지 않은 용어이다.

한편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로 다른 미생물이나 생물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거나 죽이는 물질을 우리는 그동안 'antibiotics'라고 써왔는데, 우리 용어로 항생제(抗生劑)로 통일하여 오랫동안 써왔다.

'항생제'에서 '제'는 약제(agent)를 의미하지만 '항생제' 중에는 '약'이 아닌 '물질'(substance)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antibiotics'는 '항생제' 혹은 '항생물질'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probiotics'도 'probiotic agent or substance'란 의미를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면 'probiotics'의 'pro'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전적 의미로 'pro'는 '앞', '전구', '풋'의 의미가 있어 이미 의학용어로 proenzyme을 '풋효소, 효소전구체', proerythroblast를 '풋정상적혈모구', prokaryote를 '원핵생물', pronephros를 '앞콩팥' 등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probiotics'의 'pro'는 '앞'이나 '전구'의 뜻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일반용어에서 '…을 위하여' 혹은 '…에 찬성한다'는 뜻에 더 가깝다. 'pros and cons'이 찬반(贊反)의 뜻을 가지고, proponent(찬성자, 지지자)와 opponent(반대자)로 나누는 것 같이 'probiotics'에는 생체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probiotics'에서 'biotics'는 '-생제'나 '-생물질'로 하여 아무 무리가 없어 보이는데 '항생제'의 '항'(anti)대신 'pro'에 해당하는 한 글자를 만드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런데 우리말에 양생(養生)이란 용어가 국어사전에 올라있는데 그 뜻은 '오래살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함'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probiotics'에 대한 우리 대응어를 '양생제', '양생물질'로 하면 어떨까 한다.

물론 최근 들어 새로운 외래용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영어식 표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probiotics'를 '푸로바이오틱스' 혹은 '푸로바이오틱'으로 하는 것은 'antibiotics'를 '항생제'대신 '앤티바이오틱스'로 하는 것과 같이 어쩐지 어색하다. 'probiotics'의 우리말 대응어가 '양생제'(養生劑)말고도 더 좋은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회에 이를 공론에 부쳐 논의과정을 거쳐 확정하는 절차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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