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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 흡착, 부착, 유착 <60>
흡수, 흡착, 부착, 유착 <60>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9.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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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근 (서울대 명예교수)

피부, 창자, 요세관과 같은 조직 안으로 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흡수'라고 하는데, 예컨대 투여한 약물이 핏속으로 흡수되어야 비로소 작용을 나타낸다.

약의 흡수는 따라서 약의 용해성, 투여량, 투여방법, 해리도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솜이 물을 흡수하거나 방사선이 물질을 통과하는 사이에 에너지를 흡수되는 것도 모두 '흡수'이고 이에 해당하는 영어가 'absorption'이다.

한편 한 물질이 다른 물질의 표면에 붙는 것으로, 기체나 액체에 접촉하고 있는 표면상에서 기체 또는 용액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흡착(adsorption)'이라 한다. 예컨대 항체에 대한 특이한 부착제로서 항원을 써서 항원 항체 복합체를 이루는 면역부착(immune adsorption)이라든지, 칼럼(원주)속의 고체표면에 부착된 분자를 이용하는 흡착크로마토그래피(adsorption chromatography)가 좋은 예이다. 그런데 무엇에든지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성질 또는 작용을  영어로 'adherence'라고 하는데 이것은 분자사이의 힘에 의하여 종류가 다른 두 물질이 서로 들러 붙는 것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말로는 같이 '부착'으로 쓴다.

한편 분리되어 있어야 할 생체기관의 조직 면이 섬유성 조직으로 연결되거나 융합하는 것을 '유착(adhesio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람의 몸에서 염증이 있은 후 흔히 나타나는 반갑지 않은 합병증인 경우가 흔하다.

복부 수술 후에 창자고리끼리 붙어서 창자가 막히는 것, 흉막염후에 가슴막과 허파사이에 섬유성 유착이 생기는 것 따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영어의 'adhesion'은 분자의 물리적 끌림에 의하여 어떤 물질에 가까이 붙어있는 성질을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경우는 '유착'보다는 '부착'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예컨대 'adhesion molecule'이나 'interthalamic adhesion'등은 '부착분자' 그리고 '시상사이부착'으로 해야 옳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이기도 하다.  

영어로 'fusion'이란 용어가 융해, 융합의 뜻 이외에 서로 붙는 작용 또는 과정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유합'이라고 써서 녹아붙는 것과 구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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