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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출산, 분만, 산통 <59>
출생, 출산, 분만, 산통 <59>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9.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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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임신기간을 거쳐 때가 되면 아기가 모체로부터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 경우 태어나는 아기의 입장에서 보면 출생이고,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분만, 출산, 혹은 해산이다. 출생과 관련된 영어 대응어는 birth, childbirth이고 분만, 출산, 해산에 대한 것은 labor, parturition, delivery, confinement, childbearing, disengagement등이 있다.

그런데 '출생'이란 용어는 일반적으로 뜻에 맞게 잘 사용되고 있는데, 출생체중(birth weight), 출생증명서(birth certificate), 출생결손(birth defect)등이 좋은 예이다. 다만 드물지만 '출생' 대신 '출산'을 쓰는 경우가 있는 것만 조심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는 것은 '분만', '출산', 그리고 '해산'이란 용어가 어지럽게 섞여 쓰이고 있다.

일단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지고 또 통용되는 것은 '해산'이란 용어이고, 이것은 '몸을 푼다'라는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출산'을 '해산'으로 순화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정확하게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이들 세 가지 용어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오랫동안 의학용어로 써왔고 또 그 의미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의학적으로는 구별하여 쓰는 것이 좋겠다.

영어의 'labor'는 태아가 자궁, 질을 통하여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대개 4단계로 나누며 1단계에서 진통(labor pain)이 시작되고, 2단계에서 아기가 나오고, 3단계에서 태반이 나오고, 마지막 4단계는 태반이 나온 후 1 시간까지이다. 이와 같은 전체의 과정을 나타내는 가장 적당한 용어는 '출산'이고 영어 대응어는 'labor' 혹은 'parturition'이다. 영어의 'delivery'는 아기가 자궁 밖으로 나오는 것, 즉 2단계 출산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는 우리용어는 '분만'이 적당하다. '해산'은 출산과 분만을 모두 의미하는 일반용어로 영어의 'childbearing'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출산과정의 1단계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주기적 통증을 오랫동안 '진통' 혹은 '산통'으로 써왔는데, 의협용어위원회에서는 '산통(labor pain)'을 권장하기로 하였다. '진통'은 통증을 진정시키는 'analgesia'와 혼동되기 쉽고, '산통'은 한때 'colic'을 나타내었던 용어이고, 또 산통(疝痛)은 '급통증'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colic'과 혼동될 염려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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