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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의학교육 왕도인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교육 왕도인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5.09.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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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토론회] '의학전문대학원 한국의학교육의 미래인가' 지상중계
▲ 3일 개최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 대부분은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전환대학이 상당수 되는 만큼 원론적 찬반 논쟁보다는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협신문과 의료와 사회포럼이 3일 의협에서 '한국 의학교육의미래, 의학전문대학원 대안인가?'를 주제로 쟁점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의학전문대학원 시행에 따라 야기될 각종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들을 논의했다.

사회자: 맹광호 교수(가톨릭의대)

발표자: ▲한준구 서울의대 기획조정실장 ▲안형식 고려의대 예방의학 교수 ▲조병욱 전국의과대학교학생대표자연합 의장 ▲조동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대표 겸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조동택 경북의대 미생물학 교수 ▲김은아(가명) 의학전문대학원생

김재정 의협회장

요새 의료계에 큰 화두가 의학전문대학원 문제다. 의학전문대학원 문제는 우리의 교육제도 변화에서 비롯됐다.

과거 군사독재 시대에 두가지 큰 잘못을 했고 그 잘못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두가지 잘못 중 하나는 의료보험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제도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이 두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의료계와 우리 의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의학전문대학원 시행으로 어떤 영향이 미칠지 심도있게 논의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

박양동 의료와 사회포럼 대표

전국 100여명의 개업의사로 구성된 의료정책을 연구하는 단체로 이번 토론이 포럼이 개최한 10번째 토론이다. 의료와 사회 포럼이 추구하는 방향은 의료현안을 사회와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의사 입장 뿐 아니라 사회 모든 구성원의 입장과 이익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의학전문대학원 역시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소비자, 의학관련 학회, 각 의대들의 입장이 활발히 논의되지 않아 아쉬웠다.

오늘 토론회가 이런 아쉬움들을 일부 해소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맹광호 가톨릭의대 교수(이하 맹광호)

임상의사를 양성해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의학전문대학원이나 현 의대의 기본목표다. 그렇다면 그런 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과 현 6년제 의대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준구 서울의대 교수 겸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이하 한준구)

의사들 중 50%가 개원의로 19%는 봉직의로 16%만이 교직에 몸담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 실질적으로 임상연구와 관여된 의사 인력은 2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겠다. 즉 대부분의 의사들이 임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 의대생 시절 전공파트에 집중하다 보니 여유없는 의대생 시절을 보낸 것 같다.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은 그런 점에서 여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이 학부를 마쳤다고 낫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사실 의학전문대학원이든 의대든 무슨 학습목표를 가지고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동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대표 겸 명지대 경제학 교수(조동근)

전문대학원과 현 의대를 비교해 보는 것이 경제학자인 나의 역할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학부를 졸업한 신입생들이 들어올 테니 의학과 다양한 학문과의 연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은 되지만 확실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위험하다. 문제를 일단 확실히 잡아서 의학전문대학원이 그 대안인가 검증해보고 해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 추진론자들은 기본적으로 임상 이외의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논리인데 이것은 시장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다고 다양한 직군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도 학부에서 건축을 공부하다 경제학으로 바꿨다. 그러나 건축학과에서 공부한 것이 나의 경제학 공부에 도움된 것 하나도 없다.

항상 벤치마킹할 때는 자신들의 토양에 그 제도가 맞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 제도로 인해 발생할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검증도 안하고 단지 좋을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밀어 붙이기에 앞서 이것이 확실한 대안인가 살피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안형식 고려의대 교수(이하 안형식)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을 때 과연 지금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근거로 지적되고 있는 사안들이 개선될 수 있는지 논의해 봐야 한다.

다양한 인력의 확보와 보다 성숙된 의사양성 이런 것들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만 하거나 교과과정만 바꾼다고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단순히 보면 전문대학원들이란 각각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을 입학시킨다는 정도인데 과연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이 의학교육의 질적인 발전과 질 높은 교육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회의감이 든다.

조동택 경북의대 교수(이하 조동택)

비유를 해 보겠다. 계란을 놓고 계란에서 나올 닭을 미리 그려보라고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시켰다. 그러자 학생들이 각각 계란에서 수탉 나올 것이다 암탉이 나올 것이다 싸움이 붙었다.

나는 이것이 현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장탉도 암탉도 아닌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계란이 무정란이기 때문이다.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의 취지는 의대 입시과열을 막아보자는 것이지 의학교육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린 채 추진됐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하게 추진되는 의학전문대학원은 마치 노동부나 산자부에서 실직자 재교육하는 과정과 같게 된다.

정부의 의학전문대학원 도입 취지는 의술전문대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 제도 가지고 올 것이면 거기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4년 동안 연구해 본 결과 현재의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는 호박에 줄긋고 수박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맹광호

의학전문대학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1993년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의대와 법대를 가기 위해 재수, 삼수 거기다 사교육비 폭증 등의 문제인식이 제도 추진 배경이 됐다.

의학전문대학원은 한국 의학교육 100년사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의학교육을 접목시키자는 제도이다.

김은아(가명) 의학전문대학원생(이하 김은아)

건축학과 학부를 가지고 있지만 나중에 개업해서 내 병원의 인테리어 하는 정도 말고는 학부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또한 다양한 학문배경이라 하지만 K의학전문대학원이나 또 다른 K의학전문대학원을 보면 자연계열이 98%, 80%로 자연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조병욱 전국의과대학학생대표자연합 의장(이하 조병욱)

피교육자인 의대생들은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해 100% 반대다. 선후배간에 단절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대부분 의대들이 정원의 10%를 편입생에게 할애하고 있는데 편입생과 기존 학생들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편입생들 대부분이 임상의사가 되기를 원하고 개업의사가 되겠다는 것 가장 큰 목표이다. 특수 분야로 학사자격을 살려서 가는 사람 거의 없다.

조동근

의학전문대학원의 도입취지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의학에 끌어 들여 시너지 효과를 보자는 것인데 이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문과생, 사회학을 공부한 학생이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사람이 사회학적 베이스에 의료를 더해서 의료사회학을 전공할 것 같지는 않다. 인과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다양한 직군에 의사인력이 필요하다면 국가가 시장에서 사야한다.

근데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돈을 다 쓰고 정작 써야할 곳에 쓸 돈은 없어 보인다. 나는 한 가지 체제를 강요하는 것 보다 의학전문대학원과 현 의대가 경쟁시켜 시장에서 결정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BK나 로스쿨 인가를 의학전문대학원과 연계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은 국가의 위신을 깍아 내리는 행위이다. 교육부는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의학전문대학원과 현 의대체제를 시장에서 경쟁하게 하라.

맹광호

미국은 21세기 의학교육의 목표로 의학지식과 의료기술의 발전, 더불어 이타심, 의사의 사회적인 의무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이런 의학교육의 새로운 흐름을 따라잡기 위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동택

대구지역 경북의대만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간다. 문제는 수능성적 상위 1% 드는 학생들이 영남대, 계명대로 다가고 경북대를 지원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어느 대학이든지 영재감이 못되는 학생들 받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섭섭한 일이다.

등록금 역시 만만치 않다. 등록금 때문에 위화감 많이 생길 것이다. 또한 군문제로 인해 의학전문대학원은 여학생들에게 유리한 제도가 될 것이다.

한준구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이 6년제 의대생들에 비해 의젓하다는 얘기 듣는다. 그러나 중학생 교실에 고등학생 두면 의젓한 느낌 드는 것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의젓하지 못한 의대생들도 지금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나이가 되면 성숙되기 마련이다.

즉 그들은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의젓함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다. 이런 이유로 의학전문대학원이 현 6년제 의대보다 좋다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다.

다양한 학문적 배경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인지도 나는 거의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본다. 의학전문대학원제로 10~20% 정도의 학생들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수를 위해서 나머지 80~90% 사람들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다 뽑아야 한다면 이것은 문제다.

맹광호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유만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오면 석사과정을 따로 밟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편입생들이 사회경험도 많고 보다 인간적이지는 않은가?

조병욱

편입생들이 더욱 인간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편입생들이 공부하는 시간 훨씬 많지만 일반 학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망감이 많다.

허갑범 전 연세의대 교수(방청석 코멘트)

모두들 의학전문대학원의 부정적인 측면만 얘기하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의학전문대학원 추진위원장을 맡은 나로서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의 기본 토대는 '자유'에서 찾아야 한다.

기존의 의대 제도 아래서 의학전문대학원이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미리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의대를 입학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대학들은 학생선발권이 없고 수능성적이 좋으면 무조건 받아야 한다. 이거 문제다.

현재 보장형 현 의대에서 예과 과정은 본과 들어가기 전에 쉬어가는 시간이 됐다. 물론 쉬고 노는 것 필요하고 좋다. 하지만 현 예과제도에 대한 고민해 봐야 한다. 현 제도는 기계적으로 의사를 길러낸다. 논산훈련소 같다.

다행히 졸업 후 교육인 인턴과 레지턴트 교육으로 이런 점이 많이 커버되고 있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학생들 중 기초의학이나 다양한 길로 가는 사람이 없다. 의학전문대학원제로 의대생들의 교과과정 이수 시간이 늘어난 다는 것 학생인턴제 등의 제도로 해결하면 된다.

미국은 이미 인턴제도 없애고 학생인턴제를 도입했다. 내과 수련과정 역시 학회에서 현 4년 수련과정을 3년으로 줄이자고 결정했는데 아직 안 되고 있다. 군대 문제도 그렇다.

공보의 제도도 20년 전 무의면이 있을 때 도입한 제도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수천 명의 젊은 의사들이 썩고 있다. 다행히 대통령 주치의를 할 때 기초의학도들을 위한 군특례 제도를 만들었지만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학생들이 자기의 개성을 찾는 것 필요하지만 현 제도로는 부족하다. 나는 임상응용학문인 의학은 학부 후 교육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미국 하버드 의대나 미국 유수의 대학들이 전부 의학을 학부 후 교육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예를 참고삼아 우리에게 맞게 다양화했으면 좋겠다. 30년 동안 학교(연세의대)에 있다. 정년하고 3년 정도 개원했다. 내가 개원하며 느낀 것은 개원가가 이미 폐허가 됐다는 것이다. 의학교육을 다양화를 통해 의사들에게 개원 말고도 다양한 진로로 나갈 수 있는 여건 만들어 줘야 한다.

조동근

의학전문대학원과 현 의대 체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학교육이 왜 필요한가 생각해야 한다.

의료소비자가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온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 중 누가 나을 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 막연한 기대만을 갖고 젊은이들에게 시간적인 손실을 안기는 것은 사회적인 손해다. 다양한 학생들을 뽑고 싶으면 편입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이질적인 집단을 동시에 공존시키는 경제학의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머리 좋은 학생들이 의대로만 몰리는 것은 사회적인 밑그림이 그런 것이다.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맹광호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직접적인 환자진료 못지않게 환자교육이 중요해 지고 있다. 사회가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는데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의학전문대학원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안형식

의학전문대학원이 다양한 인력을 양성하기 특별히 유리하다는 데이터는 없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학부에서 공부한 백그라운드가 의학과 얼마나 연관이 있겠는가. 논리적 말이 안 된다. 의학 교육과정은 독특한 과정이다.

누구를 데려왔는가 보다 데려 온 학생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가가 중요하다. 의사로서의 가치와 행동, 이런 것들은 모두 의사 교육과정에서 만들어 진다. 하지만 현실은 상당수 대학이 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그런 시기에서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우려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미 도입된 의학전문대학원을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해 운영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부작용들 있다. 비용문제 고령화, 이런 준비는 타당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논의해야 한다.

조동택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곳들이 과연 업그레이드된 의학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 봐야 한다. 경북대가 의학전문대학원 간 이유는 정부가 전환을 전제조건으로 기초의학교수 23명 충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갔다.

사실 4+4 학제는 압축된 내용을 피교육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기초의학 교육이 적절하기 이뤄지기 위한 적정 기초의학 교수 수를 확보하고 있는 의대가 얼마나 된다고 보나. 특히 지방 의대의 경우 기초의학을 가르칠 전문 교수진이 없어 이를 소위 '무의촌'이라고 부른다.

맹광호

의학전문대학원 도입과 함께 정부는 MD-PhD 과정(복합학위과정) 도입을 논의하고 있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의대와 법대에만 가는 것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사교육비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양동(방청석 코멘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학비가 2배가 넘게 늘었다. 그 비용도 전액 개인이 부담한다. 환자들 입장에서 현 의대체제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가 그런 희생을 치뤄야 할 만큼 차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김은아

우리 학교의 경우 한 학년에 전액 장학금이 1명에게, 반액이 3명에게 지급된다. 나머지는 모두 전액 스스로 부담한다.

의학전문대학원 입문시험인 MEET시험의 경우 1년 정도 준비하는 데 1천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합격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2년 씩 준비하는 친구들 많다. 1년 학비는 거의 9백만원이 된다.

내 주변의 10여명의 대학원생들도 이런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현 의대로 편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병욱

현제 의대 학비가 한 학기당 400~450만원 정도 된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은 880~89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의대생들에 비해 의사가 되는 비용을 2천여 만원 정도 더 부담한다.

여기에다 MEET(의학입문검사) 시험 준비에 한해 1천 만원이 든다. 대략 사회적으로 한해 600억원의 추가 교육비가 든다.  이제 돈이 없으면 의사가 될 수 없다.

또한 현 의대교육의 문제는 예과 2년이 아니라 본과 4년에 있다고 본다. 근데 의학전문대학원은 뒤에 4년보다 앞의 예과 2년 개편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맹광호

하여간 이번 발표자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제도는 이미 시행됐다. 위에서 지적된 이런 부작용들을 최소화하고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대안들을 얘기해 달라.

의학전문대학원 발전위원회는 원래는 의학전문대학원과 현 의대 체제를 공존시키는 이원화를 고려하다 기타 자연계열 대학들의 학생 이탈 문제가 심각히 대두돼 일원화로 방향이 잡혔고 교육 기간이 길어진다는 지적에 인턴제 폐지를 전제로 한 학생인턴제 도입을 고려했지만 병협이 절대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안형식

어쨌든 현실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의 비싼 등록금 문제는 다양한 학생들을 뽑는 다는 전문대학원의 기본 취지를 흔들고 있다.

지금 의대생들을 보면 중산층이 많다. 다양성이란 다양한 학문적 배경도 중요하지만 의사들이 다양한 계층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제도 도입의 찬반을 떠나 논의해야 한다. 일원화는 그리고 획일화다.

의학교육 담당자들이 아무도 선뜻 찬성하지 않는데 왜 입시담당자들의 논리에 의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해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조동근

의학전문대학원이 결국 진입장벽을 쌓는 거다. 만일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소수의 의사들을 원한다면 학사편입을 활성화 시켜라. 입시문제를 피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다.

한준구

입시문제 때문에 의학전문대학원의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문대학원은 입시 문제를 몇 년 미루는 거지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또 하나의 진입장벽이란 지적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일원화를 고집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MD-Phd 제도가 왜 의학전문대학원만 가능한 가 교육부의 의지에 따라 현 체제에서도 가능하다.

교육부가 입시문제에만 함몰돼 다른 방식을 배제하고 있다. 이미 의사가 된 사람과 의대는 손해 볼 것 없다. 혹자는 눈앞에 돈이 왔다 갔다 하니 대학은 일단 먹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울대는 여러분들의 성원을 생각하면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동택

실험은 이미 충분한 데이터가 나왔다. 학생편입을 일정비율 받아 활성화 시켜야 한다. K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같은 강의실에서 의학전문대학원생과 의대생들이 함께 공부하지만 이질감이 대단하다.

또한 똑같은 교육받고 누구는 학사학위 받고 누구나 석사학위 받는 것도 문제다.

김은아

의학전문대학원은 논문이 통과돼야 졸업이 가능하다. 졸업하면 의무석사다 하지만 개원할 때 아무 필요도 없는 거다.

조병욱

학생들 입장에서는 현 의대 교육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본과 교과과정이 점점 컴팩트화 되고 있다. 실습이 있는 날은 10시까지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다.

정말 다양한 경험을 의대생들에게 요구한다면 오히려 본과 4년을 5년이나 6년으로 늘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절실하다.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의 강제적 시행을 중지하고 두 체제를 동시에 인정해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교육부의 압력에 의해 전환한 의대들이 있다면 원점에서 전환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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