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한약취급 자격 '논란'
약사 한약취급 자격 '논란'
  • 이현식 기자 hslee03@kma.org
  • 승인 2005.08.23 17:2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국조제 한약복용 사망…성분분석 국과수의뢰
"퍼주기 식 한약조제 시험 때 예견" 비판 봇물
▲ 약국조제 한약을 복용한 여성이 사망, 국과수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사건과 관련해 약사의 한약 취급을 놓고 자격 시비 논란이 일고있다

<다음 중 사슴의 뿔로서 보혈작용이 있는 약재는?

①녹용 ②인삼 ③대추 ④생강

다음 중 갈근탕의 중심이 되는 약재는?

①영지 ②갈근 ③생강 ④총백(대파)>

최근 20대 여성이 약국에서 조제한 한약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약사의 한약 취급을 놓고 자격 시비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 18일 대전시 소재 모 약국에서 한약을 복용한 27세 여성 김 모씨가 숨졌다. 김 씨는 지난 16일부터 이 약국에서 한약을 구입해 복용해왔으며, 경찰은 복용한 한약과 사인의 연관성을 위해 20일 부검을 실시하고 국과수에 약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 1993년 한 해를 달궜던 한약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한약을 취급했던 약사들에게 한약조제권을 인정하기 위해 치러진 시험문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위에 소개된 문항들은 지난 1996년 5월 약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2차 한약조제 자격시험에서 실제 출제됐던 문제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 시험 문항들이 한약을 다루는 데 필요한 전문지식을 묻는 게 아니라 일반인들도 다 알 수 있는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네티즌(아이디 jhi1308)은 "이번 사건은 한약조제 약사가 나올 때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ppche)은 "병원·한의원·약국 등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격을 엄밀히 관리해야 한다"며 "약사들이 본 한약사 시험은 정말 엉터리였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약사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만 봉투에 담아주면 되는데 거기에 한약 조제 권한을 주었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아이디 shinyoucom) "약사들이 한의사들한테 한약 뺏고 이제는 의사들한테서 감기 뺏으려 하는데 사람 몇 죽여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아이디 km1209)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러나 반론도 제기됐다. 아이디 'leechun222'는 "사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약국에서 조제한 한약이 사망의 원인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전에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고 사망한 사고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부검과 한약 성분 분석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약사의 한약조제권이 다시 한번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문제의 한약조제 시험

 

10년 전 정부는 한약을 취급하던 약사들의 기득권을 인정, 한약조제 자격시험을 시행했다. 1995년 12월 17일 시행된 첫 시험에는 약사회 측이 한약사 제도 신설에 반대해 응시를 거부, 69명만이 접수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6년 5월 19일 실시된 제2차 시험 결과 대규모 인원이 응시, 2만3355명이 합격했다.

당시 시험은 필기와 실기 두 가지로 진행됐다. 필기과목은 본초학·방제학·한약조제지침서 등 3과목에서 각각 40문항씩 총 120문항이, 실기는 60문항이 출제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 시험 문항 중 84.16%가 약사들이 교재로 사용한 '정담출판사' 출간 예상문제집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실기 시험도 한약재 이름을 맞추는 기본적인 수준이었다.

한의계 한 관계자는 "그때 시험은 약사들의 기득권을 인정하기 위해 합격시켜 줄려고 작심한 것이었다"며 "필기와 실기 문제 모두 땅 짚고 헤엄치기로 합격율은 97%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험문제 출제를 놓고 약사 측 출제위원과 한의사 측 출제위원이 대립, 한의사 측 출제위원이 집단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시험은 강행됐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 안재규 당시 부회장 등 3명은 당시 시험을 주관한 국립보건원(현 질병관리본부)을 상대로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1997년 3월 2일 판결에서 "국립보건원의 처분으로 인해 한의사인 원고들의 이익이 사실상 감소된다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반사적 결과일 뿐 이로 인해 원고들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볼 수 없어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청구를 각하함에 따라 시험 결과는 유효하게 됐다.

다음은 지난 1996년 5월 19일 실시된 제2회 한약조제 자격시험에서 출제된 문항 중 일부다. 당시 국립보건원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획득한 약사에게 한약조제권을 내줬다.

1. 사슴의 뿔로서 보혈작용이 있는 약재는?

ㄱ. 녹용 ㄴ. 인삼 ㄷ. 대추 ㄹ. 생강

<정답 및 해설> ㉠ 사슴의 뿔

 

2. 가래 등에 효과가 있는 살구의 씨로서 한약재에 사용하는 것은?

ㄱ. 인삼 ㄴ. 행인 ㄷ. 당귀 ㄹ. 대추

<정답 및 해설> ㉡

 

3. 다음 중 소의 뿔로서 서각 대신 사용하는 대용약은?

ㄱ. 영양각 ㄴ. 녹각 ㄷ. 우각 ㄹ. 감초

<정답 및 해설> ㉢ 소의 뿔의 한자어

 

4. 다음 약재 중 잎(葉)을 사용하는 것은?

ㄱ. 인삼 ㄴ. 녹용 ㄷ. 녹각 ㄹ. 소엽

<정답 및 해설> ㉣ 잎 엽(葉)

 

5. 반하백출천마탕에 들어가지 않는 약재는?

ㄱ. 반하 ㄴ. 백출 ㄷ. 천마 ㄹ. 부자

<정답 및 해설> ㉣ 반하 백출 천마를 제외

 

6. 계지가 용골 모려탕에 포함되지 않는 약재는?

ㄱ. 모려 ㄴ. 용골 ㄷ. 탕에 ㄹ. 계지

<정답 및 해설> ㉢ 계지 용골 모려를 제외. 계지 다음의 '가'는 더할 가(加). 탕에의 '에'는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

 

7. 다음 중 갈근탕의 중심이 되는 약재는?

ㄱ. 영지 ㄴ. 갈근 ㄷ. 생강 ㄹ. 총백(대파)

<정답 및 해설> ㉡

 

8. 다음 중 계수나무의 어린 가지를 절단한 약은?

ㄱ. 계지 ㄴ. 대추 ㄷ. 갈근 ㄹ. 백반

<정답 및 해설> ㉠ 가지 지(枝)

 

9. 다음 한약재 중 어류가 아닌 것은?

ㄱ. 쑥 ㄴ. 붕어 ㄷ. 해삼 ㄹ. 해마

<정답 및 해설> ㉠

 

10. 다음 약재 중 광물성인 약재는?

ㄱ. 감초 ㄴ. 활석 ㄷ. 천궁 ㄹ. 당귀

<정답 및 해설> ㉡ '석'에 유의

 

11. 다음 중 오자가 아닌 것은?

ㄱ. 토사자 ㄴ. 오미자 ㄷ. 인삼 ㄹ. 복분자

<정답 및 해설> ㉢ '자'로 끝나지 않는 단어

 

12. 다음 중 감초의 성미는?

ㄱ. 쓰다 ㄴ. 시다 ㄷ. 떫다 ㄹ. 달다

<정답 및 해설> 감초의 '감'은 달 감(甘)

 

13. 다음 중 종자로 된 약재가 아닌 것은?

ㄱ. 치자 ㄴ. 오미자 ㄷ. 구기자 ㄹ. 백반

<정답 및 해설> ㉣

 

14.알로에의 한약명은?

ㄱ. 대파 ㄴ. 녹용 ㄷ. 노회 ㄹ. 생강

<정답 및 해설> ㉢ 나머지가 답이 아니다

 

15. 소화가 잘되는지 안되는지 물어서 확인하는 방법은 사진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

ㄱ. 청진 ㄴ. 문진 ㄷ. 타진 ㄹ. 시진

<정답 및 해설> ㉡ 물어서 확인

 

16. 산은 간에 속한다. 그러면 산고간심함 중 간심비폐신에서 신에 해당하는 것은?

ㄱ. 함 ㄴ. 산 ㄷ. 고 ㄹ. 감

<정답 및 해설> ㉠ 음절을 대응하는 문제. 산-간, 고-심, 간-비, 심-폐, 함-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