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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김재정 의협 회장 대국민 성명서
김재정 의협 회장 대국민 성명서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0.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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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11개월이 넘는 길고 지루한 의료분쟁에 얼마나 상심하고 계십니까. 의료계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제 의약분업제도가 강행된지 두달이 되어 갑니다. 임의조제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견제, 감시제도는 전혀 작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체조제로 인한 약화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책임 소재 규명도 명확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약사가 대체조제를 했는지 안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임의조제와 대체조제는 약사의 양심에 의존해서만 규제되고 있으며 책임을 명확하게 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는 국민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장담했었지만, 지금 국민의 경제적 부담과 불편은 더욱 늘어났습니다.

우리 7만 의사들은 2만 의학도와 전공의까지 모두 포함하여 이러한 왜곡된 의약분업을 제대로 바로세움과 동시에 모든 의료계의 곪은 부분을 도려내고,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기 위해 11개월에 걸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10월이 지나면 2만 의과대학생들의 전원유급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의과대학생 전원유급의 파장은 며칠간의 진료공백과 비길 수 없는 국가 의료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뜻하며, 이를 복귀하는데에만 최소한 일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7만 의사들은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막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전공의와 교수님들 또한 파업 중에도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참의료 진료단을 구성하여 응급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지난 9월 25일, 의료계는 당면한 국민의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덜기 위하여 구속자 석방, 수배자 해제, 평화적 의사집회에 대한 폭력집압 문책 등의 전제조건까지 유예하면서 정부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또한 무책임한 보건복지부 관료에 대한 책임문책도 유예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계와 본 협상에 임하면서, 약사법 개정이나 의료보험 재정 50% 국고 지원등의 주요문제에 대하여 성의있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더구나, 의료계의 통일된 요구안이 발표된지 1달이 넘었지만, 협상테이블에 나온 정부당국자중 일부는 이 요구안을 본 적도 없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쉽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 7만 의사와 2만 의학도들은 정부 당국자의 무책임한 협상 태도에 분노하며, 다시한번 올바른 의료제도를 요구하는 10월 총파업을 단행합니다.
우리는 신기루처럼 허공에 떠있는 약속을 믿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약속에 대한 실천을 바랄 뿐입니다.

국민 여러분. 전국의 의학도와 전공의, 그리고 개원의와 의과대학교수, 병원의사들은 모두 하루빨리 환자곁으로 돌아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이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 뿐입니다. 이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만 이 사태가 해결됩니다.

국민 여러분, 거듭 죄송합니다. 다시한번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합니다.
우리 7만 의사들은 올바른 의료제도로 국민 여러분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2000년 10월 4일
김재정 대한의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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