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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의료계 Yahoo를 만들겠습니다"
"의료계 Yahoo를 만들겠습니다"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5.07.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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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서프(주) 대표 한상욱 원장

 병원 문을 열고 양쪽으로 늘어선 각종 유방촬영기며 방사선 기계들을 헤치고 들어가니 한상욱 원장(40·미금진단방사선과의원 겸 메디서프 대표)의 진료실이 있다.그리고 그 진료실 안쪽 깊숙이 더 들어갔더니 마치 비밀공간 마냥 작은 사무실이 얼굴을 내민다.
  사무실은 사방을 온통 사이트맵으로 도배해 놓아서인지 병원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회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가운을 벗어 놓은 한상욱 원장이 개발팀 직원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니 그가 한 벤처회사의 대표라는 게 더욱 실감났다.

 

한상욱 원장이 의료계의 야후를 만들겠다며 인터넷 포털사이트 사업에 뛰어든지 올해로 벌써 7년이 됐다.  

"학창 시절부터 나만의 회사를 운영해서 크게 성공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서투르지만 나름대로 경영 시나리오를 그리기도 했죠. 하지만 제가 서울의대로 진학하길 원하신 아버지의 유언에 일단 꿈을 접고 의대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힘들고 어려운 의대 과정조차 그의 꿈과 끼를 억누르긴 역부족이었나 보다.

"의학 공부를 하면서도 제 적성은 경영이라고 생각했고, 의사라는 장점을 살리면서 할 수 있는 참신한 사업이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의대 학생 시절에도 의료기기 회사를 하나 차렸죠. 그 때는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 현실은 냉정하더군요. 회사가 망해서 크게 손해를 보고 졸업 후 군대로 직행했습니다."

누군가가 말했던가. 사업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칠전팔기의 자세로 돌파구를 찾을 때 성공할 수 있다고.

첫 번째 사업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또다시 다른 사업에 도전했다. 1993년 DB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출판사 컨텐츠의 DB를 담은 CD-ROM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두 번째 사업마저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결코 후회하지 않아요. 그 때의 노하우로 지금의 Medisurf를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아이디어는 많으니 돈은 다시 벌면되지요."

몇 번의 실패는 그를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의과대학 후배들과 공보의들을 불러 모아 의학 DB 구축부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Medisurf Directory 1.0이 탄생했다.

 

한상욱 원장이(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2002년 의협 동아홀에서 열린 한국의학학술지인용정보 출간회에서 메드라인 이용한 Medisurf의 저널 플랫폼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도대체 Medisurf가 어떤 회사입니까?

한 원장은 처음부터 외국 시장을 염두에 뒀다. 국내 시장으론 성에 안 차기도 하거니와 국내 시장에서 한 분야의 포털사이트로 수익을 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체 컨텐츠를 영문으로 제작한 덕분에 별다른 홍보없이도 현재 Medisurf 방문자 중 절반 이상이 미국·유럽 등에서 오고 있다.

"2002년 강동성심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인데, 마침 유럽에 출장 갈 일이 생겼어요. 봉직의사가 시간을 따로 시간을 낼 수도 없는데다, 유럽에 갈 일이 흔치 않겠다 싶어 출국 3일 전에 당시 개발한 프로그램 하나를 들고 무작정 유럽 파트너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유럽 KOTRA 담당자와 이야기가 잘돼 주요 출판사 담당자들과 약속을 잡을 수 있었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단다. 특히 카거 출판사와의 계약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카거 출판사와의 협상을 위해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던 한 원장은 휴가를 떠난 담당자 대신 나온 출판사 고위 관계자를 보고 깜짝 놀랐단다.  

"도대체 Medisurf가 어떤 회사입니까?"

한 원장을 만난 파트너가 다짜고짜 던진 한 마디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에서 유명한 출판사의 고위 관계자에게 보통 일주일 전에 협조 요청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3일 만에 약속을 잡아냈으니 그가 그런 의구심을 가질 만도 했다. 협상은 성공적이었고, Medisurf는 SCI 논문 50여편을 발간하는 카거출판사와 자료 공유 계약을 맺었다.

그 이후로 한 원장은 유럽 각국 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미국에선 전체 GDP 중 의료비가 15%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의료계를 타겟으로 하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전세계에서 날고 기는 구글이나 야후 같은 포털 사이트도 의료 분야에서 NO.1 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의사인 제가, 그리고 Medisurf가 성공하리라 자신하는 겁니다."

 

■ Medisurf, 진정한 포털사이트를 꿈꾸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포털사이트란 말이 유행처럼 퍼졌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포털사이트와 실제 개념은 좀 다릅니다. 포털사이트는 관문이란 뜻대로 여러 정보와 인터넷 사이트들을 한 곳에 모아 놓아 검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은 사이트를 말합니다."

Medisurf는 의학·바이오와 관련된 15000개 사이트와 43000건의 데이터를 한 곳에 연결해 놓은 진정한 의학·바이오 전문 포털사이트다. 만약 당신이 의학 논문을 써야 한다면?  Medisurf에 들어와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스톱으로 디렉토리 검색결과와 COCHRANE Database, Pubmed 등 각종 DB 사이트의 정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게다가 덤으로 최신 해외 의료계 뉴스와 맞춤 정보 서비스, 전세계 학회 일정 정보까지 받아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의 머리 속은 벌써 다음 사업 계획들로 꽉 차 있다. 하나만 살짝 귀뜸해 달라는 기자의 짖꿎은(?) 요청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도 영락없는 사업가의 모습이다.

"인터넷 사이트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네이버나 야후 같은 포털 사이트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잖아요? 일차적으로는 학회 및 협회와 연계해 수익 모델을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홍보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구요. 더이상은…회사 기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어요."

아직은 Medisurf가 크게 두각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한 원장의 계획대로라면 머지않아 명실상부한 의료계 최고의 포털 사이트로 등극하리라 믿는다.

"자신감과 아이디어는 저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Medisurf가 메디컬 야후로 등극하는 그 날까지 열심히 뛸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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