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진단방사선과 최윤선 교수팀은 98년부터 2년간 목 부위 림프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서울 노원구 지역 소아들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의 기구치병 환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증례는 최근 제37회 유럽 소아방사선학회에 발표했다.
최교수팀은 기구치병으로 진단된 어린이 12명 가운데 여야가 9명, 남아가 3명으로 여아가 3배 더 많았고 나이는 4세부터 16세까지로 평균 연령은 10세였다고 밝혔다. 이들 어린이는 모두 목 부위에 혹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았으며, 이중 10명은 혹을 만졌을 때 통증이 있었고 8명은 높은 열이 동반됐으며, 일부 어린이는 백혈구 감소증을 보였다.
최교수는 “기구치병은 병 자체는 위험하지 않으나 환자에 따라 다양한 방사선학적 소견과 증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고 “악성 림프종, 결핵성 림프절염과 같은 괴사를 동반하는 감염성 경부(목부위) 림프절염으로 오진될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구치병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1972년 일본의 기구치 후지모토에 의해 처음 보고됐는데 주로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상은 열이 나거나 목이 붓고 목 부위에 혹과 같은 결절이 만져지며, 3∼6개월간 이런 증상이 지속되다가 자연히 없어진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기구치병을 다른 악성 림프종으로 오진해 잘못된 치료를 받을 우려가 있는 만큼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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