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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06:00 (금)
"외국인 환자 진료 이렇게 하세요"
"외국인 환자 진료 이렇게 하세요"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5.06.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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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나라 문화 이해…'대화의 기술' 알고 있어야
▲ 강남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옥진주 선생

"국제진료센터에 오는 환자들을 진료할 때는 최대한 환자 자국의 진료문화에 맞춰야 합니다."

강남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에 몸담고 있는 옥진주 선생은 외국인 환자들을 우리나라 환자를 진료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어학능력만 갖출 게 아니라 외국인 환자들을 이해하는 '대화의 기술'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환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는 보통 20~30분 정도는 소요되죠.외국인 환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증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환자를 진단한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치료의 종류 및 적합한 치료방법, 합병증·부작용에 이르기까지 환자에에 폭넓은 진료정보를 제공해줘야 외국인 환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 관계는 치료의 일부

프랑스에서 수련받은 옥 선생은 외국인 환자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간파하고 있어서 외국인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더군다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매번 국제진료센터 이용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체크하기 때문에 더욱 환자들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에게 충분한 진료시간을 할애하자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그래서 감기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은 될 수 있는 한 10~15분 이내로 진료를 마치기도 한다.

"외국인 환자들의 기준에서 진료시간이 짧을 때는 반드시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지금은 환자들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짧게 진료를 마쳐야 한다고 말이죠.대신 진료가 끝난 후 필요하면 환자들에게 전화로 보충상담을 해줍니다.유럽 등 외국에서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치료의 일부거든요, 환자에 대한 친절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옥 선생은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는 환자의 사생활 보호에도 민감할 것을 권유한다.

"환자를 진료할 때 진료실 문을 열어놓는 등 다른 사람이 진료내용을 듣거나 보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감기같은 아주 간단한 진료라 해도 마찬가지죠.

외국인 환자들은 본국의 기본보험에 개인 사보험, 더러는 회사에서의 보험에까지 가입돼 있어 보험혜택의 폭이 넓다.그래서 보험에 구속되지 않고 진료를 편안히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챙겨야 할 일도 많다.보험증명서를 위해 진료 각각에 대한 처방전을 따로따로 발행해야 하는데, 보험증명서 작성도 어학능력을 갖춘 국제진료센터 의사들이 몸소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팀웍 다져 외국인 진료 마인드 갖춰야

보통 일반 외래진료에 비해 국제진료센터 진료비가 2~3배 정도 높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국제진료센터의 수익성은 긍정적이다. 오인석 강남성모병원 원무과 대리는 "외국인 진료는 수가가 높고, 외국인들이 사보험에 가입돼 있어 경영상의 장점은 갖추고 있다.병원이미지제고나 외국인 환자 확보 등 홍보효과도 높다.다만 진료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외국 진료여건에 맞추는 게 어려운 면은 있다"고 말했다.

옥 선생은 국제진료센터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팀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국제진료센터에서 1차 진료를 끝내고 필요시 다른 과에 환자를 보냈을 때 애로사항이 많습니다.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때 병원의 모든 직원이 외국인 진료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서 교육이 중요합니다.교육을 통해 전직원이 친절 마인드 등을 강화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옥 선생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의약분업이 역효과다.대부분 경우에는 외국인들에게는 개별포장이 절대 필요합니다. 외국에서는 개별 포장 안 하고 우리나라  식으로 약을 공급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워 약 복용법은 담당 의사들이 일일이 설명해야 합니다.

"외국인은 우리나라 사람과 체질이 다르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외국에서 심재성 정맥혈전증 위험이 더 높아서 제왕절개술 후에도 정맥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1주일 이상 헤파린제제를 쓰는 것과 같은 차이점을 알 필요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때때로 우리나라에서 아주 드문 질환의 경우에 외국에서 더 혼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면 진단법이나 치료에 있어서 외국 정보를 받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문제점이나 대안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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