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10시 20분께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 동의의료원 7층 내과 전공의 숙소에서 이 병원 전공의 강용권(34, 경남 진주시 신안동)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 유모씨와 동료의사인 조모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부인 유씨는 "이날 오전 남편으로부터 마치 유서같은 이상한 내용의 편지를 받고, 병원에 들려 동료의사인 조씨와 함께 남편을 찾던 중 수련의 숙소에서 링거주사를 팔에 꽂은 채 숨져있는 남편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독성물질을 링거로 투약,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사체를 부검키로 했다. 경찰은 강씨가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당신한테 잘 해주지 못하고 애들하고도 자주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의사가 돼도 장래가 불확실해 사는 것이 허무하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앞날이 불투명한 의사의 처지와 환경을 비관, 자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 의사들은 "숨진 강씨는 평소 별다른 성격상의 문제는 없었으나 최근 '의약분업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분야가 내과인데다 오랫동안 공부해온 결과가 너무 허망하다'며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96년 경상대 의대를 졸업한 강씨는 지난해 뒤늦게 이 병원 내과 전공의가 됐으며 부인과 두 딸 등 경남 진주에 사는 가족들과 떨어져 병원 숙소에서 1년6개월 동안 생활해 왔다.
의사로서 뜻을 펴 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택한 강씨의 비보에 의료계는 허탈해 하고 있다. 특히 강씨가 두 딸을 둔 가장으로 알려져 더욱 비통해 하고 있다. 의료계는 강씨의 죽음이 암울한 의료환경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라며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성금 모금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장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20일 오후 부검을 시행한 후 고향 진주에 안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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