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의료정보의 활용 <15>
엔도텍스트 닷컴
한국도 점점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필자는 지금 한국의 더위는 저리 가라 싶을,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팜 스프링스에 있다. 꽉 짜여진 공부 스케줄 중간에 잠시 짬을 내서 썬그라스에 반바지 하나만 걸치고 일광욕을 즐기다 아차! 하는 생각에 노트북 앞으로 달려들었다. 여기서도 원고 마감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흑흑흑 …ㅜ.ㅜ…)
하지만 30분 정도의 일광욕이었으면 이 분야의 대가인 보스턴 의과대학의 교수 닥터 홀릭(M. Holick)의 말마따나 체내 비타민D의 생성은 이미 충분하고도 남았을 것이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날씨 얘기를 하니까 생각이 나는 거지만 지나치게 강렬한 햇빛과 더위 자체는 사람에게 육체적인 스트레스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도 줄 수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라는 용어 자체가 상당히 피상적인 느낌을 주다 보니 물질 중심의 세계관에 사로잡힌 많은 의사들은 환자들의 스트레스 호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이분들에게는 먼저 감정(emotion)도 엄연한 신경전달물질들의 작용에 기반한 결과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
발표된 여러가지 페이퍼들을 종합하여 간략하게 이해를 해보면, 스트레스, 즉 컨트롤하기 부담스러운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우리의 전두부 피질(prefrontal cortex)은 시상하부(hypothalmus)로 projection된 뉴런들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을 유리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신호를 보내게 된다.
기본적으로 '시상하부(CRH)-뇌하수체(ACTH)-부신(Cortisol)'으로 이어지는 'HPA axis' 체계를 통해 정신적이고 주관적인 스트레스가 객관적이고 물질적인 부신의 코티졸에 의해 컨트롤되고 에피네프린에 의한 교감신경계 항진반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주관'과 '객관'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두께 차이보다도 더 얇을지 모른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L'etranger)>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바닷가에서 만난 어느 아라비아 사람을 향해 뚜렷한 동기없이 총을 쐈던 이유를 나중에 재판 심문과정에서 추궁해보니 결국 '햇볕이 너무 강렬해서'였다라는 유명한 대목이 있는데, 이것도 어찌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혈중 에피네프린이 지나치게 항진되어 범하게 된 행동이었을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물론 까뮈가 그런 것을 다 계산해서 쓴 글은 아니었겠지만… 뫼르소의 혈중에 에피네피린과 코티졸농도가 발란스를 이루었더라면 아마도 사형선고라는 불행한 운명은 맞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오늘은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은가? ^^; 내분비학 관련한 웹사이트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 한다. 내분비학에 관한 한 아주 방대하고 심도있는 내용들이 잘 정리된 '엔도텍스트 닷컴(endotext.com)'이다. 저자들은 전세계에 걸쳐 내분비학을 전공하고 있는 교수들로, 각 섹션별 참여진(contributors)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텍스트 기반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사이트를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어 대단히 기쁜 마음이다. (갑자기 에피네피린이 사라지고 엔도르핀이 혈중으로 확 분비되는 느낌!)
전체 섹션은 13개인데 1) 뇌하수체 질환 2) 당뇨와 탄수화물 대사 3) 남성 생식 내분비 4) 여성 생식 내분비 5) 갑상선 질환과 기능 6) 부신 질환과 기능 7) 부갑상선과 골질환 8) 호르몬 체계와 내분비 종양 증후군 9) 소아 내분비학 10) 비만 11) 내분비질환과 임신 12) 내분비계 검사와 프로토콜 13) 내분비학과 노화 -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다.
물론 각각의 섹션은 좀더 상세한 챕터들로 이루어져 있다. 꼭 내분비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호르몬 요법이나 항노화의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좋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웹사이트이다.
▲ 엔도텍스트 닷컴 (endotex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