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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주범 활성산소와 와인
노화의 주범 활성산소와 와인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5.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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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21세기 심장클리닉 원장>

 최근에 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노화의 중요한 기전 중의 하나인 활성산소의 역할에 관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은 출생부터 시작하여 사망할 때까지 지속된다. 젊은 시절에는 신체가 광범위한 회복과 대체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활성산소 자유기 손상의 축적효과가 증가하게 된다. 세포에서의 자유기 파괴는 우리의 세포를 늙게 만든다. 그것은 돌연변이 세포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암과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활성산소는 탄수화물·지방질·단백질 등 열량을 내는 영양소들이 대사되어 에너지를 발생하는 과정에서 산소화 결합할 때 연소되어 발생하는 필수적인 부산물이다. 즉 인간의 생존과 활동을 위한 충분한 에너지(ATP)를 공급하기 위하여 인간은 주로 탄수화물과 지방의 대사에 의존하는데, 탄수화물은 세포 속에 산소가 충분할 때 훨씬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며, 특히 지방은 세포 속에서 산화되어야만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은 세포 속에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에너지 생산을 위한 체내 산소대사의 과정에서 부산물로서 유해 산소 또는 활성산소라고 부르는 자유기(free radical)가 생겨난다.

 자유기란 짝지어지지 않은 전자를 가진 물질을 말하며 이것은 반응성이 아주 강하고 그 수명이 아주 짧은데, 정상적인 산소는 우리 몸에서 약 100초 이상 머무르는데 반하여 Superoxide(O2-), hydroxyl oxygen 등 유해산소는 100만∼10억분의 1초 동안 생겼다가 없어진다. 이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유해산소는 세포막을 형성하는 주성분인 지질의 과산화현상을 일으켜서 세포막을 파괴하고 신호전달 체계를 망가뜨리거나 적혈구를 파괴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성산소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격한 운동을 할 때, 만성피로나 감염질환 환경오염 흡연 음주등에 시달릴 때에도 발생하게 된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노화시킬 뿐만 아니라 '세포 내 발전소'라고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켜 당뇨병이나 암을 유발시키는 인자다. 심장관상동맥에 과산화지질(oxidized LDL)이 동맥 벽 내로 침착되게 되어 혈관을 좁게 만들기도 하는 등 동맥경화를 초래한다. 과산화지질이란 체내 지질이 활성산소에 의해 과산화된 것으로 혈관을 딱딱하게 또는 좁아지게 만든다. 많은 전문가들은 활성산소가 생체나이를 먹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고 실제로 모든 질병의 90%가 활성산소에 의해 유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활성산소가 적게 발생하도록 하고 일단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 또는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알려져 있다. 우선 과식 과음 흡연을 삼가고 과로 스트레스를 피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활성산소가 덜 생긴다. 운동도 활성산소만 고려할 경우 저강도로 짧은 시간 하는 게 좋고 마라톤 장거리등산과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활성산소를 다량 발생시켜 바람직하지 않다. 또 탄 음식을 먹는 행위, 진통제 항생제의 상습 복용, 농약이 묻은 음식을 씻지 않고 먹는 것 등은 유해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나쁜 습관이다.

 고른 영양섭취도 활성산소를 차단하는데 지름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항산화제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늘·양파·와사비·브로콜리·토마토·오렌지·머루·포도·당근 등 색깔이 울긋불긋한 과일이나 야채를 식사 때마다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곡류 중에는 콩·현미·참깨·녹차·율무 등이 항산화 기능이 강한 음식이다. 녹차나 홍차·와인(소량)을 규칙적으로 마시면 노화속도가 늦춰진다는 연구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와 함께 미네랄 워터를 같이 마시면 항산화 작용이 배가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와인의 경우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페놀 화합물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 있고, 숙성할 때 오크 통에서도 우러나오므로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키고, 오크 통에서 숙성시킨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 있다.

 화이트 와인은 페놀 화합물 함량이 적은 청포도를 원료로 하기도 하지만, 포도 주스만 발효시키기 때문에 껍질과 씨에서 우러나오는 페놀 화합물에 의한 쓰고 떫은 맛이 적고 부드럽고 상쾌한 것이 특징이다. 레드 와인을 화이트 와인에 비해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까닭도 바로 이 페놀 화합물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페놀 화합물은 와인에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색깔이 진하고 쓴맛과 떫은 맛을 지닌 과일이나 채소·녹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다만 와인은 알코올과 항산화제를 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작용이 큰 것이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NADH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은 상대를 환원시키는 작용이 있어서 한번 사용된 항산화제가 다시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 주게 된다.

 이러한 특성은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다른 알코올 음료나 과일·채소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다른 술 보다 와인이 건강에 좋고, 또 항산화제가 많으면서 알코올이 없는 포도 주스나 녹차 같은 식품보다 와인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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