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의료 정보의 활용 <10>

4월의 이름인 April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비너스)'의 이름에서 나왔다. '아프로디테'하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로부터 사과를 건네받아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간주되는 여신이기도 하지만, 남편 신인 헤파이스토스 몰래 전쟁의 신 아레스(Ares, 마르스)·술의 신 디오니소스(바쿠스)· 전령의 신 헤르메스·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비롯하여 인간 청년 아도니스와도 사랑을 나눈 바람기 많은 여신이기도 하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지금 듣고 있는 'Rain and Tears'라는 곡은 Aphrodite's Child라는 3인조 그룹이 1968년에 발표하여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명곡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에로스 (Eros, 큐피트)'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프로디테에 관한 긍정적인 이미지 가운데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있다. 독신으로 지내기로 결심했던 젊은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상아빛의 여인 누드상에 반하여 아프로디테 신전에 자신의 사랑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는데,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피그말리온이 그녀와 결혼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내용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고 칭찬과 격려·사랑을 쏟아주면 장래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교육학적 용어, '피그말리온 효과'도 여기서 나온 이야기이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지성이면 감천(至誠感天),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 - 모두 자기암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인데 이것은 실제로 우리 삶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혹시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붉은 악마들의 구호를 기억하시는가?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의학 분야에서 '피그말리온 효과'와 유사한 개념을 들라 하면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환자가 자신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으면 그것이 치료제가 아닌 밀가루 내지 포도당이었을 지라도 예상외로 실질적인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 우리의 관습적인 의학의 틀은 환자 치료를 위해 플라시보 효과를 긍정적·효과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활용해보겠다는 시도보다는 과학적 연구 틀의 기본적인 수단과 형식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정한 약물의 효과보다는 못하더라는 부정적 활용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완대체의학의 한 분야인 'Mind-Body Medicine'에서는 이러한 Mind의 self healing power를 깊게 인식하고 Meditation이나 Qui Gong, Yoga· Biofeedback · Relaxation 등의 방법을 통해 그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연구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필자는 현재 이에 대하여 남달리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의사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상 항상 자신이 행하는 약물처방이나 시술·수술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open mind도 중요하고, 사람의 physiology · biochemistry · spirituality를 좀더 크게 보는 연습도 중요하다.

국내에서 작년부터 '대한임상건강의학회'나 '대한보완대체의학회'와 같이 기존의 의학적 치료수단과 접근 이외의 방법들에 대하여 진지하게 검토하고 객관적인 연구를 하고자 하는 단체들이 창립되면서 의학의 틀을 넓게 바라보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이것이 진정 바람으로 끝나거나 혹은 정치적으로 활용되거나, 일회성 행사의 형식으로 지속되는 일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곳은 미국정부의 국립보건원 산하 보완대체의학센터(nccam.nih.gov) 홈페이지이다.

차분한 연구와 객관적이고 진지한 노력들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에서 미국에서의 이 분야 활동이 잘 드러난 홈페이지를 소개드리니 시간이 되시면 둘러보시기 바란다 (다음 호에서 함께 더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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