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21:36 (금)
숨가쁜 증상개선 근력 강화도 유효
숨가쁜 증상개선 근력 강화도 유효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21 09:3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윤준 교수<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운동으로 치료될 수 없지만 숨 찬 증상이 완화되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운동하기를 두려워한다. 의사들은 적절한 운동 처방을 통해 호흡기 재활 운동을 시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

천식 환자 중 많은 분들이 운동유발성 천식에 시달린다. 평소 천식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환자들 중에서도 운동으로 인해 천식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운동유발성 천식은 의사가 의심만 하면 진단과 치료가 간단한 편이어서 역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1. COPD에서 운동 효과

COPD에서는 흡입된 공기와 혈액 사이 교류에 이상이 생긴다. 즉 공기 속 산소가 혈액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에 장애가 생겨 환기관류비(ventilation-perfusion ratio)가 떨어져, 최대산소섭취량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기관지 저항이 증가하며, 과대팽창에 의해 호흡의 대사 능률이 떨어진다.

낮은 강도의 운동을 할 때 정상인의 경우 전체 산소 섭취량의 10-15%만 호흡 근육용으로 쓰이지만 COPD에서는 40% 정도가 사용된다. 그만큼 호흡 자체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COPD에서 운동 기능 저하는 병 자체 효과도 있지만 운동부족에 의한 탈조건화(deconditioning)에 의해 점점 심해진다. 즉 호흡 능력이 떨어지므로 운동하기가 힘들어져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근육이 감소하여 더욱 운동을 하기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을 그리게 된다.

COPD환자의 손상된 폐는 심장이나 근육처럼 운동에 의해 좋아지지 않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29명중 2명에서만 폐활량(FEV1)이 운동에 의해 향상되었다는 보고는 이를 뒷받침해준다. 즉 운동은 폐의 생리적, 구조적 장애 또는 사망률을 향상 시킬 수 없다. 하지만 운동은 호흡 근육의 지구력을 향상시켜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다.

실제로 COPD 환자 11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시험 대조군 연구에서 운동을 시행한 그룹은 8주후 트레드밀 도보 시간이 12.5 분에서 23분으로 증가한 반면,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은 변화가 없었다.

운동에 의한 최대산소섭취량 증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무산소 역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유산소 운동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동에 의한 가장 유효한 효과는 숨가쁜 증상이 낳아진다는데 있다. 즉 같은 강도의 운동 부하에서 숨가쁜 정도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무산소역치가 증가하는 등 생리적인 효과에 의해서도 숨가쁨이 감소하지만,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사료된다. 즉 운동을 시행함으로써 일종의 탈감작 효과가 생겨서 주관적 증상인 호흡곤란이 감소되는 것이다.

한편 운동 종류나 강도에 상관없이 운동 효과는 생긴다.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근력강화운동도 유효하다. 왜냐하면 근육 피로가 장애의 주요 원인이며 1/3정도의 환자는 근육피로 때문에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팔, 다리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근력, 지구력이 좋아지고, 호흡 곤란 증상이 개선된다. 즉 운동이 COPD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지는 못할지라도 삶의 질은 개선시킨다.

2. COPD에 대한 운동처방

운동은 운동평가와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개인에 맞게 처방을 내야 한다.

(1) 운동평가: COPD환자는 운동 전에 완전한 폐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운동평가를 통해 목표심박수, 숨차거나 운동을 제한할 수 있는 다른 요인 여부(예를 들어 말초혈관질환), 운동 도중 부정맥 발생 여부, 산소 공급 필요성 여부, 폐질환의 심각성 정도를 파악하여 금지해야 할 운동 종류를 알아내야 한다. 실제로 많은 COPD환자의 심장 기능도 좋지 않기 때문에 부정맥이나 저산소증을 일으키지 않는 운동 강도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운동 능력은 고정식자전거나 트레드밀을 이용하여 측정하는데 매우 낮은 강도에서 시작하고 천천히 증가시키는 방법이 좋다.(예: 1.5 MET로 시작하여 0.5 MET씩 증가하는 방식으로.) 운동 도중 펄스 옥시미터(pulse oximeter)를 손가락에 끼워서 운동 하면 무리가 되는 것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운동평가를 통해 기관지 확장제가 필요한지, 그 부작용은 없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운동평가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평지 걷기로 무리하지 않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운동종류 : 평지 걷기나 고정식자전거가 권유할 만하다. 평지 걷기는 도중에 쉴 수 있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고정식자전거는 다리 힘이 약한 사람도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으며 운동강도가 정확히 조절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령이나 고무 밴드 등을 이용한 가벼운 근육 운동도 유효하다. 하지만 노젓기 등 심한 상체운동은 같은 힘을 내기위해 좀더 호흡을 많이 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운동강도: 운동 목표는 최대심박수의 60-80% 정도를 20-60분간 일주일에 3-5일 실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환자에 따라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안내가 필요하며 처음 운동할 때에는 최대심박수의 40-60%로 운동할 수 있다.

폐활량(FEV1,  FVC)이 60-80%인 환자는 속보할 때 숨이 찰 수는 있지만 폐기능 장애가 그다지 운동을 제한하지는 않으므로, 최대 운동능력의 75% 정도로 운동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폐활량이60% 이하인 환자에서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므로 호흡곤란 정도로 운동 강도를 가늠해야 한다. 만약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면 산소호흡기의 산소 분압(FIO2)을 24-28%로 하여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다.

(4) 운동시간과 빈도 : 한꺼번에 운동을 오래 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에는 처음에 2-5분 동안 걷기만 하다가 차츰 늘릴 수도 있다.

(5) 운동진행속도 : 운동은 서서히 진행시켜야 한다. 그런데 조금만 운동 능력이 개선되어도 삶의 질이 훨씬 향상될 수 있으며, 약 6주간 운동을 하면 대부분 환자의 운동 능력이 처음보다 70-80% 향상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긍정적으로 격려해야 하겠다.

폐질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좀더 심리적 격려를 많이 받아야 한다. 숨이 가쁘기 때문에 불안해서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 초기에 운동의 효과, 운동 방법, 주의 사항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아야 한다.

 

3. 운동 유발성 천식 (Exercise Induced Asthma)이란?

운동을 활발하게 할 때에는 증상이 없다가 쉬거나 가볍게 운동할 때 숨차고, 마른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픈 증상이 생기고, 청진하면 천명음(wheezing)이 들리는 것이 특징적 증상이다. 운동을 활발히 할 때에는 기관지 확장 물질이 체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가, 운동 후에는 기관지 확장 작용이 적어지면서 천식 발작이 생기는 것이다. 운동을 강하게 시행하다가 낮은 강도로 유지하고 있을 때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운동 유발성 천식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서, 준비 운동 없이 갑자기 운동하였을 때 더 잘 생긴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과하게 섭취하면 호흡기 점막의 수분이 증발하여 짙어지면 삼투압 차이가 생겨서, 여러 화학 매개 물질이 분비되어 기도에 있는 근육이 수축하게 되어 천식 발작이 생긴다.

삼투압 차이 보다는 온도 차이가 운동 유발성 천식 발생에 중요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대세는 아니다. 또 비만세포 안정제나 항히스타민제들이 운동 유발성 천식을 예방하기 때문에, 비만세포나 히스타민에 의해서도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다.

코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직접 기관지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준다. 즉 숨을 들이마실 때 공기는 코를 지나면서 습해지고 따뜻해진다. 따라서 운동할 때 입으로 숨을 쉬면 코로 숨쉴 때보다 더 운동 유발성 천식이 잘 생긴다.

4. 운동 유발성 천식의 진단

운동 유발성 천식은 증상을 자세히 들으면 진단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는 운동 전후에 폐활량을 측정하여 운동 후 폐활량이 줄어들었을 때 운동 유발성 천식이라 진단할 수 있다. 운동은 트레드밀이나 고정식 자전거를 이용한다.

가장 간단한 폐기능 검사는 최대유속기(peak flow meter)를 이용하여 최대 호기 유속(peak expiratory flow rate; PEFR) 즉 최대한으로 내뿜는 숨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운동 전과 운동 후 증상이 나타났을 때 측정하여 최대호기 유속이 12.5 % 이상 저하하면 진단 내릴 수 있다.

1분간 노력성 호기량(FEV1), 노력성 호기 중간유량(FEF25-75), 최대 호기 유속 등을 측정할 수 있다. FEV1이 10% 이상 저하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을 경우, 천식 환자에서 99%의 예민도를 나타낸다.

천식 발작이 잘 생기는 차갑고 건조한 환경에서 검사를 하기 위해서 병원의 큰 냉동실을 이용하는 수 있다.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만들어 주는 힐쉬 관(Hilsch tube)을 공기압축기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 부하 폐활량 검사와 함께 청진상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생기지 않았는지, 호흡기 증상의 정도는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천식 발작이 유발되었을 때에는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한 후 기관지 수축이 없어지는지를 확인한다.

5. 운동유발성 천식환자 운동 방법

운동 유발성 천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보다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운동을 한다. 스키, 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 보다는 수영, 조정 경기가 더 좋다.

강도가 높지 않은 걷기나 산책, 짧은 기간만 고강도 운동을 하는 아령 들기, 야구 등도 권유할 만 하다.

운동할 때 마스크를 사용하면 들이마시는 공기가 따뜻하게 되어 도움이 된다.

또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 운동을 실시하여 기관지 경련을 예방해야 한다. 준비 운동을 하면 기관지 수축의 역치가 올라가 천식 발작이 덜 생긴다고 증명되었다.

운동을 하기 전에 미리 천식 약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러면 운동 종류나 강도의 제한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올림픽 스키 선수 중에는 약물을 사용하는 천식 환자가 다수 있다. 천식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문서로 알리면 도핑에 걸리지 않게 된다.

베타-2 교감신경 흡입제를 미리 사용하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6. 요약

COPD와 천식 환자들은 운동에 의해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은 심장과 폐에 부담을 주고, 천식 발작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시행되어야 한다.

COPD에 대한 운동 평가와 처방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한 환자에서도 질병 상태가 변하면 다시 운동의 목표를 결정하고 운동에 따르는 위험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운동유발성 천식환자는 차고 건조한 공기를 피해서 운동해야 하며 베타 자극제 등 기관지 확장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천식 환자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천식 환자들도 운동을 즐김으로써 전체 건강이 좋아지는 효과를 누릴 권리가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