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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엔 특별한 이유가 없죠"
"생명사랑엔 특별한 이유가 없죠"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3.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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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자 김경희 원장

  ■ 은명내과의원 김경희 원장

  "이웃을 돕는 것은 저의 생활 철학입니다. 상을 주시니 기분 좋습니다"

  제20회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경희 원장(서울 상계동 은명내과의원)은 소박한 웃음으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1943년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일본 경도대학 의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원장이 헌신적인 이웃돕기 삶의 길로 들어선 것은 1984년. 서울 상계동에 '은명내과의원'을 개원하면서부터다.

  지금은 상계동 일대 대부분이아파트촌으로 변해 나름대로 깔끔한 동네 모습을 갖추게 됐지만 김 원장이 상계동과 첫 대면을 할 당시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참 많았단다. 이런 이웃들을 돕겠다고 찾아나서다보니 상계동과 인연이 닿은 것. 이때부터 김 원장의 이웃돕기는 시작됐다.

  ■ '어려운 이웃 많은 곳'에서 개원 

  이미 신림동과 답십리, 청계천 뚝방 등을 돌아다니며 봉사진료를 해 오던 김 원장은 '어려운 이웃'이 많았던 상계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1986년부터 선천성심장병 수술 후원회를 설립해 모두 36명의 심장병 환자들에게 새 삶을 주었고, 이후 90년부터는 무료 독서실을 운영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줬다.

  또 1996년에는 무료 심부름센터를 열어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지체 부자유자들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 외에도 김 원장은 '생명사랑 인간회복 운동'이란 기치아래 무료 수술을 전개해 왔으며, 독거노인들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등 주변을 살피며 도와왔던 김 원장은 어느새 상계동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손과 발이 되고 있다.  

  사회사업 수준으로 확대된 김 원장의 봉사활동이 두드러지는 곳은 '은명마을'.  

  흩어져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과 극빈층을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 김 원장이 '특구'로 지정해 이름 붙인 곳이다. 이 곳에는 약 100여 세대의 극빈가정이 모여 살며 김 원장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데 김 원장은 이들의 세대주로서 은명마을 주민에게 발생하는 사소한 사고처리까지 손수 나서 해결하는 등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물론 은명마을에 위치한 무료진료소에서의 진료와 함께.

  ■ 불우청소년 장학사업도 주력 

  극빈층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전개하면서 한편으로 김 원장이 관심을 둔 분야는 교육이었다. 1985년 은명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불우 청소년 2,200여명을 길러낸 김 원장. 학비부터 책 등 학용품 구입비용까지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의 뒷바라지를 책임진 김 원장은 2,200여명의 장학회 학생들의 대부로 불리운다.

  또 공부방에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지도하도록 해 학업에 뒤처지는 일도 없도록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의 후원으로 착실하게 성장한 한 학생이 6개월간 그려 선물한 성화는 어쩌면 김 원장에 대한 최대의 감사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국가나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일을 개인의 힘으로 더욱이 사재를 털어 넣으면서까지 실천해 온 김 원장의 봉사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사명에 따라 이웃을 돕는게 생활철학이라는 김 원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원장에게도 말못 할 어려움은 있었다.

  "20년간 돕는 생활을 하게 됐네요.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도와온 것 뿐인데. 학생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이들이 저의 마음도 모르고 외면할 때는 서운한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습니다"라며 그간의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건강하게 자라준 학생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도움주는 것보다 받는 것 더 많아"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는 그의 건강이다. "지난 해 2, 3월에는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습니다. 허리와 다리가 아프고 불편해 봉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죠. 하지만 건강이 유지되는 한 앞으로 계속 봉사할 겁니다"는 김 원장은 84세의 나이를 반영하듯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남을 돕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 일입니다. 제가 이들을 돕고는 있지만 주는 것보다 받는게 더 많아요. 그게 제 기쁨이고 보람이지요. 평안합니다. 저의 이런 가치관이 저를 건강하게 하는 것 같아 기쁩니다"

  김 원장의 봉사는 여러 곳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1986년 대통령 '선행시민상' 수상을 시작으로 91년에는 '서울시민대상'을 받았으며, 94년에는 서울시 정도 600년 기념 '자랑스런 서울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96년에는 '연세의학 대상(봉사부문)'을, 96년과 2001년에는 'KBS 지역대상'과 '아산복지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국민포장'을 수여받았다.

  여태 해 온 일이 많은데도 아직 김 원장의 이웃사랑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간염예방과 관리를 알리는 가두캠페인을 준비하는 것 외에도 10년전에 발행한 자서전의 개정판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설정한 김 원장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그의 봉사활동과 은명마을에 행복이 넘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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