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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신년]남한과 북한의 보건의료/최근의 북한의료

[2002신년]남한과 북한의 보건의료/최근의 북한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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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2.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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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대구광역시의사회 회장)

최근의 북한의료와 올바른 남북의료협력 방향

 

 

필자는 2001년 7월 9일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추진단 단장으로 ① 남북 시도의사회간 교류 ② 2002년 제30차 종합 학술대회에 북측 의료인 초청 ③ 안과 백내장 개안 시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8박 9일 일정으로 북경을 경유, 평양을 방문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고 유성희 회장님의 급서로 당초 일정을 4박 5일로 앞당겨 다녀온 바 있다.


고 유성희 회장님의 급서 후 대표단 모두 곧바로 귀국하는 방안을 논의하였으나 고 유성희 회장님의 유지와 특히 남북 시도의사회간 교류를 시도하자는 뜻을 받들기 위하여 일정을 단축하여 북측과의 협의를 시도하기로 하였다.

이에 고 유성희 회장님의 유해를 판문점을 통하여 송환하기 위하여 민간인으로서는 둘러보기 어려운 평양과 개성을 잇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생각했던 점, 4박 5일 평양에 머물면서 방문했던 평양의학대학 병원, 김만유 병원, 평양산원(북측이 최신 시설을 갖추었다고 자랑하는 곳이지만 남측에서 보면 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 정도 수준의 시설로 판단)을 견학하면서 느꼈던 점, 귀국 후 의협 남북의료협력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차, 3차 방북을 준비하면서 남북의료협력추진위원 및 여러 민간단체를 통하여 방북했던 여러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느꼈던 올바른 남북의료협력문제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1) 국가적·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노력


국민들 사이에 “일방적인 퍼주기다”, “원조내역을 축소한다”, 또 일부에서는 “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도와야한다”는 등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방북 후 필자에게 많은 회원들이 북한의 의료사항에 대하여 일부는 1970년도 정도이냐고 묻고, 일부는 북한은 모든 치료비가 다 무료라서 주민이 아파도 아무 걱정 없이 치료를 받는다는데, 실제로 어떠한가를 물을 때는 그저 웃으면서 어물쩍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협조하고 기술을 지원한 것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론에 발표하지 않기로 북측과 합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며칠 전 브룬트란트 WHO 총장이 북한의 긴급구호 대상자 중 5%만이 보건의료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북 의료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그는 또 북한의 보건사정이 매우 열악하지만 북한측은 결핵 소아마비 퇴치 등 WHO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 등을 보면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는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사정을 정확히 알려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고, 대한의사협회도 회원들에게 진실을 알려 많은 회원들이 남북의료협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2) 지원 단체의 창구 단일화 또는 유기적인 체계화

위와 같은 사실을 우리 회원들은 거의 모르고 있으며, 북측과의 협상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북측 협상단체가 남측 지원단체들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사실 어느 단체가 북측의 어느 기관을 통해서 무엇을, 어느 곳에 얼마나 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서 대한의사협회가 주체가 되든 아니면 다른 기관이 주체가 되든 지원현황에 대하여 전산화, 체계화하고 단기 중장기 계획을 세워 대비해야 올바른 방향으로 북한의료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남북의료협력 경로로 판문점 이용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

개방에 대한 어려움 등 북측의 입장 충분히 이해하기는 하지만, 고 유성희 회장님 유해를 판문점을 통하여 남측으로 운구하면서 느낀 점은 판문점을 통하면 고속도로로 3시간 이내거리를 북경에서 1박하고 평양으로 들어감으로 인해 경제적·시간적으로 얼마나 낭비인지를 절감했다. 동독과 서독은 통일이 되기 전에도 의사들의 인도적 왕래는 허용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평양에서 판문점까지의 거리가 180km 정도였고, 유해를 운구하고 다시 평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약 5시간 정도 걸렸는데 움직이는 차량을 20여대 정도 밖에 보지 못했으므로, 판문점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남측의 의료팀이 아침 일찍 출발하여 북측에서 의료지원 사업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4) 1차 의약품 및 의료소모품의 부족 문제

평양 방문시 느낀점 중 하나는 1차 의약품과 의료소모품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1차 항생제, 링거병, 차트 용지 등 국내 제약회사 제품 중 과잉 생산되었거나 남측에서는 잘 쓰여지지 않는 물품을 모아 전달하면 북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의약품도매상 회장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이제 같은 동포애로서 이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5) 의료기기 지원 문제

평양의학대학병원 시찰 중 부원장으로부터 1976년 이후 병원에 도입된 의료기기는 거의 없으며, 현재는 이 기기들을 잘 닦고 손질하여 쓰고 있다고 들었다. 그나마 사용되고 있는 많은 의료기기들의 부속품 공급이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직접 보았다.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추진위원회에서도 거론된 적이 있지만 북측에서 이해할 수만 있고 너무 자존심만 세우지 않는다면, 남측에서 새로이 교체한 후 교체한 의료기기를 북측에 보내는 방법으로 북측의 의료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북측에 의료기기 AS센터를 설치하여 북측의 의료기사들을 교육시키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대북 의료지원의 투명화와 기금모금 등을 포함한 전국 회원들의 자발적인 동참, 사회적인 공감대와 의료지원 단체의 체계화 및 유기화, 단기 및 중장기적 계획 수립으로 남북의료협력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일과성, 이벤트성 지원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특히 남측의 인내심에 북측의 이해가 더해져야만이 올바른 남북의료협력사업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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