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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창간]인터넷과 의료/ 보건의료 e-business

[2001창간]인터넷과 의료/ 보건의료 e-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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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3.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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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서울의대 교수·이지병원정보 대표이사)

보건의료 e-business와 의료계 대응 전략

 

 

인터넷 시대라고 해서 환자와 의사의 만남이 생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환자가 의사를 찾게 되는 과정과, 의사를 만나는 환자의 기대치가 달라진다. 다양한 e-business의 방법론들이 존재하지만, 접근 방법은 의료계와 사회의 필요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의료 e-business는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며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려는 의료계의 책무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의료인의 대응과 병원 경영의 기본 원칙이 수정되어야 한다.


자칫, e-business를 일반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투자와 경쟁 그리고 투자이익 환수의 원칙을 앞세울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e-business는 참여자의 생각과 생활 방식이 전환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e-business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대응이 필요하다.

인터넷 방식의 핵심은 고객 위주의 서비스 개선, 생산성 중심의 실속 경영이다. 능력과 경제 논리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원만한 상호관계와 포괄적인 협력망 구축(네트워크)을 통한 참여가 인터넷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진료 환경과 국민의 생활 방식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활방식에 대한 개방적인 접근과 불확실한 환경에 대한 참여가 필요하다.

의료계와 일반 제조업체의 전자상거래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병원간 경쟁은 제조/판매업체의 성격과는 다르다. 기업들로서야 다른 기업에 비교 우위를 가져야만 하는 절박성이 있는 반면, 병원들은 경쟁과 함께 서로 협조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제조업체는 다른 기업이 쓰는 물건을 쓰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경향이 있는 반면 병원은 오히려 다른 병원이 쓰는 제품을 더 선호하여 공동 구매의 위력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e-business 특히 의료계 B2B 전자상거래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종래 의료계의 거래 관행이 전자상거래의 도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더 큰 걸림돌은 신뢰와 협력하는 분위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의료계의 선진화와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유통 구조 선진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를 위해서 전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서로 협력하고 공동 이익을 모색하는 win-win 전략에 대한 공감이다. 병원마다 별도의 e-business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초기에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일지라도, 의료계의 공익적인 성격과, 병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특성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의 의료인은 의약 분업 사태를 통하여 새로운 가치관을 경험하였다. 의료인의 단결과 주인의식 그리고 국민 건강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 의료 분야의 e-business가 단지 의료인 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의료인의 책무임을 인식하고 공동의 목적을 향해서 함께 토론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인이 중심이 되는 e-business의 기초는 전자상거래 여건 조성을 위한 공동 투자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병원마다 다른 물품 분류 체계를 표준화하고,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공동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일 등은 의료계가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마침 산업자원부가 의료분야 B2B 시범사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였고, 대한병원협회가 중심이 되어 주요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의료 B2B 시범사업 컨소시엄이 형성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컨소시엄은 의료 현실에 맞는 공익적인 결과를 내고 종전의 물품 분류와 새로운 분류 방법이 함께 활용될 수 있는 코드 전환체계가 완성되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의료 분야 e-business를 추진하면서 의료인의 의식 전환이 매우 중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인터넷 시대에 어울리는 생활 방식과 자세가 성공적인 인터넷 운영에 필수적이다. 필자는 인터넷 시대에 어울리는 의료인의 마음 가짐으로 `e-PCR' 정책 개념을 설정하였다.
 
e-Procurement : 병원의 사무용품, 일반 비품 등을 전자상거래를 통하여 조달한다. 개인용 물품의 구매도 다양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하여 구매하여 전자상거래의 경험을 쌓도록 한다.

e-Communication : 병원 내외의 커뮤니케이션을 인터넷 방식으로 활성화 한다. 병원 업무 전산화와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및 환자관리, 인터넷 커뮤니티 경험 등은 인터넷 사회에 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이 인간과 인간의 새로운 만남임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의 인간적인 대화 공동체 확산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e-Research : 인터넷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의식 구조에 적응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그 기술를 의료분야에 활용하는 전략을 연구 개발한다.

실험실의 신기술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의 본래 의미처럼 자원이 보유하는 고유 정보를 증폭하여 병원 및 의료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e-PCR이며 인터넷 세상을 살아가는 의료인에게 필요한 대응 전략이다.

서울의대 교수·이지병원정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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