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투쟁이 막바지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전공의와 의대생의 유급시한이 임박하면서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성공적 결실위해 분열 없어야
사상 초유의 대란을 겪는 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각 직역별 주장이 불거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의견 충돌과 갈등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어찌됐든 가장 중요한 시기에, 협상을 성공적으로 종결짓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절실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결실을 거두는 일입니다. 투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반성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제도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소중한 결실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서로 비난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광수 의협 개원의협의회장(의협 부회장 겸 서울시의사회장)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역지사지'와 `단결'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직역별로 흩어진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아 대화합이 전제됐을 때에만 투쟁의 결실도 소중하다”고 한 회장은 역설했다.
“대정부 투쟁에서 의사들도 `뭉치면 할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서울 장충동 집회를 시작으로 네차례의 매머드급 결의대회를 강행하면서 일반 근로자에 뒤지지 않는 단결력을 과시했습니다. 의사는 결국 하나임을 확인한 값진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정 속 바른 지표로 나아가야
한 회장은 현대의학 100년사에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해 온 것과 다소 자만에 빠져 있던 우리 스스로를 반성, 올바른 지표를 향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사태의 원인은 정부가 객관적인 기준없이 실적위주로 모든 것을 강행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민의료보험 시행도 그렇고, 마구잡이로 인가해 준 의대 신·증설 정책도 당장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료계가 국민앞에 바로 서기 위해서는 사회정의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하며, 특히 국민의 건강을 훼손할 수 있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데 큰 몫을 담당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의료사태가 해결되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내부 자정활동이라고 말하는 한 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최고의 윤리가 반드시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