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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2000창간]참 의료를 위한 개혁과제/강력한 의협을 위한 개혁방안
[2000창간]참 의료를 위한 개혁과제/강력한 의협을 위한 개혁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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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3.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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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학(울산시의사회 총무이사)

단군이래 최대의 의료개혁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적 복지로 포장된 사회주의식 의료제도의 물결이 한국의료계를 강타하고 있다. 정치가는 정치논리로, 경제관료는 경제논리로, 시만단체들은 시민논리로 밀어부치고 있는 한국의 의료계는 가히 사면초가의 현상이다. 이러한 혁명적 전환기에 의사로서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 모두 강력한 의협을 만들어 공동대응하는 길 밖에 없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간단한 명제가 지금처럼 절실하게 우리 의사들 가슴에 다가온 적이 없었다.

그렇다! 편법등으로 혼자만의 살길을 찾는다면 영악한 몇몇은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듯 하겠지만 결국은 공멸하고 말것이니 이제 우리 한국의 의사들은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는 공생공사를 바탕으로 한 필사의 각오로 빈사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한국의료계의 생존권을 소생시키기 위해 진지하게 강력한 의협을 위한 개혁과제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첫 과제 '자기 개혁'

벽돌이 단단해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듯이 강력한 의협은 단단한 회원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렁한 의사들만 있는한 단단하고 강력한 의협을 기대하기 힘들다. 잘 훈련된 병사가 없이 막강한 군대를 기대할 수 없음과 꼭 같다 할 것이다. 단단한 정신무장이 안된 의사집단은 연전연패할 수 밖에 없다.

대한의 의사들이여 `헝그리 정신'을 갖자. 한때 우리나라 복싱이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헝그리 정신 때문이었다.
굶주림과 가난, 눈물젖은 빵조각으로 주린 창자를 채워보지 못 한자는 투쟁적인 삶을 살 수 없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초진료 75∼150불로 한국의 20배 이상이고 일본, 대만 만해도 우리나라의 2배이상인 현실에서 한국은 진찰료 4불 밖에 않되는 극빈자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배고프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살아있으니 이거야 말로 `빈사상태에 빠진 한국의료계'라고 말함이 적절한 표현이 아니겠는가?

정직하고 선량한 의사들은 살아남을 수 없어 동료 후배의사들의 휴·폐업과 자살이 속출하는데 일부 약삭빠른 의사들은 오히려 불법과 편법으로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으니 이러한 극소수 의사들이 언론에 비쳐질 때 의사들 모두가 비리의 대상으로 지탄받게 되는 것이 자명한 일이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용기있는 의사들이여, 우리 운명은 우리 손으로 개척하자. `나'만 보지말고 `우리'를 볼 줄아는 넓은 안목을 갖자.

우리모두 부단한 자기 개혁의 노력으로 우리 의사들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보자.

醫師會 기형적 구조 개선

지금의 한국 의사회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시골무지렁이 친목단체수준이다.
의협의 최하위 조직인 구·군의사회는 대부분 형식적인 구조만 존재할 뿐 거의 모든 회무와 의견수렴의 탄력성면에서 구·군의사회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조직이 없어서가 아니라 운영방식의 문제 때문이다. 시도의사회의 운영방식이 기형적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말이다.
구·군의사회가 의협조직의 풀뿌리 조직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면에서는 껍데기뿐인 조직이다. 거의 모든 회무를 시도회장이 관장하고 의견수렴은 몇 명의 구·군의사회장 의견을 참조하여 형성되니 풀뿌리조직인 구·군 의사회의 성실한 많은 젊은 회원들의 정서가 도외시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광역시 울산의 경우도 60%의 재정이 시에 소속되어 빈약한 재정의 구의사회는 회원 자신이 회비를 내고서도 구의사회 회무처리시 시의사회의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참으로 이상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의사회 구조의 기형적인 모습을 구·군 의사회의 운영능력이 미숙한 상황에서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할수도 있겠으나 이런 구·군의사회의 공동화는 시도회장단의 관료적 사고방식과 의사회원 모두의 참다운 민주주의 개념정립의 미성숙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구·군의사회 중심의 풀뿌리조직이 살아나서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활성화될 때 회원들의 참여가 증진되고 힘있는 의사회가 되리라 믿는다.

따라서 중간 조직인 시도의사회(현16개)는 수렴된 회원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의협을 중심으로 타 시·도와의 연계등 정책결정에 관련된일, 즉 관련법안의 입법과정 등에도 적극 참여하는 공격적 구조의 의사회 운영이 절실하다.

시·도의사회와 구·군의사회의 업무분담 및 전문화가 절실한 시기다.
다가온 의약분업이 구·군단위로 의약분업 협력위원회가 설립되고 구·군단위로 각종 협의체가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구·군의사회의 적극 활성화대책은 시급하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도의사회는 회원관리 및 지역현안에 필요한 재정을 구·군의사회로 과감히 넘겨주어야 한다. 지역에 따라 논의되야 하겠으나 3분의 2 이상의 예산을 풀뿌리조직에 투자하고 시도의사회는 정책과 정치적인 의협공조사업에만 전념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기형적 의사회를 정상으로 개혁하는 일이요 강력한 의협을 구축하는 밑거름이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의협 대의원총회 개혁

현재 의협대의원은 80%이상이 심신쇄약한 노령층으로 구성되어있다. 임상경험은 풍부하겠지만 많은 물량의 각종정보의 기억, 문제인식시 즉각적인 순발력있는 대응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강력한 의협이 되려면 젊고 역동적인 의사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의원 총회가 되어야한다. 의협대의원 총회가 젊어지면 당연히 시·도의사회도 젊어져야하며 젊고 유능한 인물을 발굴하여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강력한 의협으로의 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들이 시·도의사회장등 현재 의협과 의사회를 맡고 있는 고루한 의식의 지도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러니컬 한 일이다. 나이만 젊다고 젊음이 아니요 정신적 젊음이 뛰어나다면 굳이 나이만을 따질일은 아니다.

목에다 힘만주고 옛날 사랑방 촌로들처럼 적당한 권위만으로 생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변화의 개혁의 이 시대는 정신 연령이 젊고 역동적인 새 인물을 요구하고 있다. 이 시대는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을 요구하는 시대다.

격변의 이 시대는 우리 운명을 능히 우리 손으로 개척할 수 있는 투사적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다.
지금껏 정부정책과 지시에 무조건 순종만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직도 정부일각에선 우리 의사단체는 개인으로는 똑똑하나 단체화 되면 무기력한 집단으로 간주되어 정부가 우리를 다루기 쉽다고 인식해온 것도 또한 사실이다.

11· 30 장충규탄대회, 2·17 여의도집회를 통해 종래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으며 의사들 스스로도 자신감을 획득 한 것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우리 의사들 자신도 의사가 데모같은걸 하면 되겠느냐는 등 시대착오적 발언을 하는 분도 있고, 데모해봐도 아무 소용없을 것이라는 패배주의적 사고에 젖어있는 회원도 있다.

의협이나 의사회나 젊고 역동적인 회원들이 모여서 뭉쳐야 한다. 그리고 의협과 의사회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 수 있다.

반쪽자리 의협 탈피

병협은 의협의 일개 지분에 불과하지만 비대해져 동상이몽의 상태에서 의협 사업에 참여와 탈퇴의 독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병원 경영자가 비의료인인의 점과 영리적 속성 때문이라 보지만, 병협에 참여하는 의료인들을 적극적인 자세로 의협회원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전공의 처우개선을 의협이 주도하므로 전공의와 조직적인 연대관계를 갖고, 수련을 마친 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갖도록 적극 노력하며 근무의사나 보건소등에 근무하는 봉직의사들도 똑같이 의협 참여가 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고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은 모두가 의협의 깃발아래 모여 함께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의대생 학부모회와도 정기적 교류를 함으로 유사시엔 모두가 똘똘 뭉쳐 행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세워 모든 의료인의 구심점으로 의협이 다시 탄생되게 하여야 할일이다.

의사 NGO집단 양성

의협과 의사회의 제도권 조직은 회원의 뜻을 관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정부나 관료들의 결정에 운명을 맡겨둘 수 없다는 시민단체의 발호를 우리는 의약분업협상 과정에서 실제로 체험하고 있다.

우리들 의사들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지역마다 자생적인 의사NGO집단의 출현을 권장할 일이다.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발빠른 대응을 함으로 제도권의사단체의 취약점을 보완케한면 이 또한 강력한 의협의 탄생을 도와주는 역할이 되리라고 기대해본다.

사회적 위상제고 절실

의사선생님에서 아저씨로 추락하고 최근엔 약값마진을 떼어먹는 파렴치한으로 몰리고 있는 이 시대에 의사신분의 사회적 위상제고는 절대적 명제다. 의사신분의 위상제고는 저절로 강력한 의협 전재조건이 된다. 사회적 위상제고를 위해 몇가지 내부적 개혁과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① 비리 회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서 다수의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고 우리들 스스로 자정작용을 통하여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여야하며 의협의 비리회원 자체집계권은 정치적 협상을 통하여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확보해야 한다.
②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증대함으로서 사회적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결국 의사들의 위상이 높아지며 의협의 역할 또한 강력해지리라 생각해본다.

그외에 의협회장 직선제를 비롯하여 노조결성 등 노동자 운동같은 단결방식등도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져야 하리라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회원의 관심과 참여가 우리 의협을 강화시키는 첩경이란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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