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창간]편집권 독립 바른 代案 제시 폭넓은 목소리 적극 수용
[2000창간]편집권 독립 바른 代案 제시 폭넓은 목소리 적극 수용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0.03.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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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좌담 醫協新報에 바란다

의약분업 등 기존 의료체계의 빅뱅을 앞두고 의료계가 사상 초유의 격랑위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른세돌을 맞는 의협신보가 갖는 의미와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창간에서 청년기에 접어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전국 7만여 독자로부터 따뜻한 격려와 따끔한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지만, 국내 보건의료산업의 대변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 특히 `인터넷 혁명시대'를 맞아 전문 언론분야도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의협신보가 걸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창간 33주년 특집 좌담회를 통해 듣는다.

◇때=2000년 3월 10일

◇곳=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

◇참석자=▲조한익(서울의대교수) ▲김금미(일산 서울내과·민주의사회)▲김철중(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나경선(한양대병원 전공의 대표)

◇사회=조상덕(의협 공보이사·본지 편집인)

 

▲사회=의협신보는 주 2회 발간되는 의료분야 전문신문이며, 대한의사협회의 기관지입니다. 따라서 일간지와는 당연히 차별화가 돼야 하며, 속보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기획·심층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언론으로서 독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차별화 해야 하는지, 의협신보 발전방안을 구체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지적해 주십시오.

공정한 자기주장 있어야

▲조한익=언론이라면 최소한 주위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에 따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협 집행부가 어떻게 구성되든 이에 상관없이 대다수 독자들을 위해 공정하고 일관된 자기 주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협회장이 위촉한 공보이사가 의협신보 편집인을 맡는 현 체제에서는 소신있는 편집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진정한 전문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컨대 신문사 `운영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의협 집행부로부터 편집권을 독립시키고, 다양한 독자층을 참여시켜 의약분업 등 현안을 심도있고 전문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김철중=조 교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일간지처럼 완벽하게 편집권을 독립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편집권 독립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최근 의약분업과 관련된 대다수 회원들의 목소리와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의협신보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했던 거죠. 현재의 신문 운영체제도 문제지만,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편집·취재의 참신성 향상 등 자체적인 노력이라고 봅니다.

▲사회=`운영위원회' 구성 문제는 의협신보 내부에서도 오래전부터 논의되고 있는데, 인사 및 예산 집행 문제를 비롯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조한익=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언론의 기능은 막강하고 매우 중요합니다. 빠른 정보 제공도 중요하지만,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의미에서 책임과 역할이 크죠.

의협신보 또한 이같은 언론의 본질적인 기능을 찾아야 제대로 된 힘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운영위원회 구성에 대해 말하자면, 10명 정도로 위원회를 구성, 여기서 기본 방침을 정하고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즉흥적인 보도 보다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보도하는 전문언론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자문단을 50명 정도로 구성해 정보의 질(質)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젊은층 목청 적극 수용을

▲나경선=저는 전공의 4년차입니다. 이렇다보니 사실 의협신보를 제대로 읽어 볼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의협신보가 젊은 회원들을 포함해 의협 전체 회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전공의나 공보의의 목소리를 내는데 노력을 게을리 했을 뿐 아니라, 매우 인색합니다. 전공의들이 처해 있는 근무조건과 수련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힘든 상태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앞으로 젊은 독자층의 관심을 끌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라며, 불합리한 수련 문제 등 실질적인 현안에 대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지로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의협신보는 재미가 없다

▲김금미=최근들어 `민주의사회'나 `동네의원 살리기 운동본부' 등 젊고 진보적인 의사 그룹의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취재·보도하는데 대해 의협신보가 나름대로 달라지려는 노력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의협 기관지로서 전문성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신문은 누구나 읽고 싶어하고 흥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의협신보는 재미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구매력이 없는 거죠. 아무리 의약분업이 현안이라지만 심한 경우 기사면 전체가 의약분업과 관련된 기사로 채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이슈가 되는 현안을 심도있게 다루는 것은 물론, 그밖에 회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취미활동에 대해서도 항상 일정한 지면을 할애하는, 균형을 유지하는 편집구성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겠습니까. 지적하신 이른바 독이성(讀易性)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깊은 반성을 합니다.

▲조한익=신문의 1면은 사람으로 따지자면 얼굴과 같습니다. 모든 전문지의 1면이 전면광고로 채워지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광고수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겠지만, 최소한 머릿기사 정도는 일정 부분을 할애해 1면에 보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일간지도 마찬가지지만 신문보는 재미 중 하나는 사회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풍자하는 `만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사만화코너를 살리는 것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지름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전문지의 가장 큰 역할은 올바른 도덕적 가치관에 의해 전문인의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주간지 `타임(TIME)'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취재기자가 쓴 기사가 오히려 대학교수가 쓴 논문보다 정확하고, 예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지를 표방하면 적어도 취재 및 편집기자가 어느정도 전문성을 갖추고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의협이 각종 현안에 대해 논리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잘못된 보건의료정책이나 잘못된 의료관행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협신보가 선도적으로 전문언론으로서의 역할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김철중=의협신보의 맹점 중 하나는 기획기사가 너무 빈약하다는 겁니다. 하기야 매주 두번씩 24∼32면을 발행하는데 취재기자 9명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인력을 충원해서라도 기획기사 등 편집쇄신을 위한 획기적인 개편방안이 필요합니다. 의사의 위상 등이 최근들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전문지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간지에서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을 자세하고 깊이 있게 보도하면 독자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을 것입니다.

편집방식이 너무 고루한 것도 독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수십년 동안 특별한 변화 없이, 그 코너에 그 내용이라면 제대로 읽혀질 리가 없겠죠. 젊은 세대는 시각적인 면에 매우 민감한데도, 편집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마치 구한말 독립신문을 보는 것 같다고 외면할 것입니다.

인터넷 정보화시대를 맞아 전문지는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넷 신문'을 통해 독자들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도록 `라이브 풀(live poll)' 과 같은 코너를 만들면 지금과 같은 전문지의  위상과는 또 다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참신한 편집 힘써야

▲사회=의협신보도 곧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미 독립 도메인도 4개나 확보했습니다. 조한익교수님이 지적하신 대로 신문의 1면은 얼굴입니다. 전면광고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 꼭 가면(假面)을 쓴것 같아 창피한 느낌도 듭니다. 지난 `2·17 대회'가 끝나고 창간 이후 처음 1면에 광고 없이 기사를 실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 연구·검토해서 가능하면 광고를 줄이도록 하겠지만, 타블로이드판과 흑백제작이라는 어려운 점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각적인 감각을 살릴 수 있도록 `만평(漫評)'을 비롯해 관련사진, 도표, 그래픽 등을 이용하는 참신한 편집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김금미=평소 의협신보를 보면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대략 다섯가지 정도의 요약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언론이라면 전체 독자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투고란' 등을 상설화하여 독자의 생각과 의견을 여과없이 실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사안을 다룰 때는 충분한 검증과 여론조사가 필요한데도 일관성 없이 그때 그때 땜질하는 식으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기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1면 광고문제입니다. 광고수익에 따른 문제점도 있지만, 헤드라인 정도는 소개할 수 있는, 지면구성의 요령이 필요합니다. 네번째는 보도 내용을 보면 대부분 기성세대 중심으로 돼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벽지에 근무하고 있는 공보의나 전공의, 그리고 여의사들의 어려움이나 실생활을 현실감 있게 다룬다면 독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을 것입니다. 다섯번째는 신문사 운영규모가 열악한 점도 있지만, 이에 앞서 발로 뛴다는 정신으로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화나 팩스를 통한 단발성 기사 작성 보다는 현장을 직접 뛰어 다니면서 문제점을 발굴해야 기사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 까요.

현장감 있는 보도를

▲나경선=전공의처럼 시간에 쫓기는 젊은층의 경우, 신문에 난 기사를 일일이 읽기 보다는 사진 위주로 보고 관심있는 기사를 훑어 보는 정도입니다. 현장감 있는 사진기사를 많이 다루었으면 합니다. 지면이 타블로이드인 것도 문제지만, 사실 의협신보를 보면 광고를 내기 위해 발행하는 신문인지, 기사를 위해 발행하는지 신문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광고가 많은게 사실입니다.

▲김금미=광고의 양(量)도 문제지만, 내용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선정적인 의약품 광고는 자체적으로 선별해서 실었으면 합니다. 광고를 보면, 약사도 의사의 처방없이 약을 지을 수 있다는 식의 책소개 광고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사회=맞습니다. 광고도 때에 따라서는 중요한 정보가 되는데,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해가 되죠. 독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선별된 광고를 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머지 않아 의협신보도 디지털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인터넷 신문에 대한 생각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나경선=인터넷 신문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쌍방향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너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신문 대책세워야

▲조한익=어떤 사업이든지 성공을 거두려면 정확하고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5년후 쯤에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의사는 대략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때 디지털 신문에 대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인터넷신문을 만들려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회원들이 각종 자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다양한 정보 공유 뿐만 아니라 연수교육 등 적용분야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과감한 플랜을 세워서 투자할 경우 이에 따른 투자효과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철중=우리는 현재 정보 홍수속에 살고 있는데, 건강관련 정보도 무수히 쏟아지기 때문에 왜곡된 정보가 많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증제도'를 도입해 철저한 정보검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건강 사이트 및 의료계통 사이트가 범람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엄선해 `KMA 코드'를 부여하는 방안과, 각종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금미=의료계가 처한 현실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국민과 정부가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는 사실은 의료계를 매우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떳떳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자정(自淨)운동이 필요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의협신보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경선=이 자리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신문도 달라져야 하지만, 전공의나 공보의 등 젊은 회원들의 무관심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동안 소외돼 온 회원들의 목소리를 담는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김철중=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편집권의 독립입니다. 기관지이면서도 전문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획기사를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언론에서 `환자에게 5분 더 설명하기 운동' 등 캠페인 역할도 필요하며, 의료계 현안 뿐만 아니라 약사회나 한의사회와 관련한 뉴스를 객관적으로 다뤄 의사의 시각을 넓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記者 재교육·투자 필요

▲조한익=의료계 전문지가 여러개 있지만, 거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르텔처럼 형성된 신문들이 너무나 비슷한 기사를 다루고 있어 별다른 특징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풀 기사에 의존하지 않도록 기자 각자가 발로 뛰는 진정한 기자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한 시대를 끌고 가는 것은 언론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이, 기자들의 의식수준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과 적절한 투자도 필요할 것입니다.

▲사회=좌담회에 참석하신 대부분이 칭찬보다는 꾸지람 내지 앞으로 분발하라는 측면에서 격려해주셨는데, 의협신보는 새시대에 맞게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계 전문 정론지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에 못지 않게 의협 회원이자 의협신보 독자인 전국 7만여 회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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