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신비로운 영약
신비로운 영약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2.16 14:1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수 원장<21세기심장클리닉>

   와인의 역사는 굉장히 길다. 의약품이 발달되지 못한 시대에서 와인은 각종 질병을 다스리는 치료제로 널리 쓰였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을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염증을 완화하며 위장병의 치료제로 처방 사용하였으며, 플라톤은 "포도주를 노인에게 처방하라"고 권하였다.

 옛날에 독일의 모젤강 중류지역에 있었던 트리에르라는 이름의 대주교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렸다고 한다. 의사들이 온갖 처방을 다 써 봤지만 병은 조금도 차도가 없고 나빠지기만 하였다. 대주교는 자신의 병을 고쳐 줄 의사가 나타나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가 응답을 받았는지 다음 날 금발머리를 땋아 내린 늙은 농부 한 사람이 가죽으로 묶은 통 하나를 등에 짊어지고 찾아와 통 속에 들어 있는 액체를 마시면 병이 나을 거라며 말했다. 한 모금 마신 대주교는 온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음날 대주교는 그 액체를 들여 마셨고, 며칠 지난 뒤 병이 말끔히 나았다. 대주교는 농부에게 그 약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농부는 자신의 포도원에서 나는 포도로 담근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대주교는 자신의 병을 낫게 한 포도원의 이름을 의사라는 뜻의 '독토르'로 명명했다고 한다. 이렇듯 와인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 역사를 같이 해 왔으며 인류의 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 왔다.

 와인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처음 만들어졌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고학적 유물이나 벽화에서도 나와 있듯이 포도를 따서 저장해 두면 발효가 되어 저절로 술이 되는 점을 미루어 보아 와인은 인류가 마신 최초의 술로 보인다. 와인의 시작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포도를 너무나 좋아한 한 페르시아 왕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잘 익은 포도를 저장실에 보관해 두고 일년 내내 포도를 즐겨 먹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이 쌓아놓다 보니 밑에 깔린 포도는 위에 있는 포도의 무게 때문에 알맹이가 터지게 되고 터진 포도 알맹이들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효모에 의해 발효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했고 이 포도 창고에 들어간 노예 몇 명이 그 가스를 마시고 일시적으로 기절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왕의 노여움을 산 한 후궁이 이 사건에 대해 듣고 포도에서 흘러나온 액체를 극약으로 착각하고 죽을 각오로 이를 마셨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후궁은 죽지 않고 오히려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본 왕은 포도에서 나온 포도즙이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는 신비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이 신비한 음료를 만들도록 명하였고 이것이 오늘날의 와인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와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역사상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성경에는   온 세상의 악을 몽땅 휩쓸어간 대홍수가 가시자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담가 마셨다는 구절이 나온다.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네 비위와 자주 나는 병을 위하여 포도주를 조금씩 쓰라" 등 포도주에 관한 언급이 성경에 521번 나온다고 한다. 또한 예수님도 혼례의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행하기도 하셨다.

 와인은 만들 때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와인은 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포도즙 100%의 자연 음료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포도를 짜 그 즙을 발효시킨 것이 와인이며, 여기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은 모두 포도나무 뿌리가 지하에서 빨아 올린 것이다. 포도알은 무균의 순수한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이 천연 음료는 비타민, 인, 칼슘, 나트륨, 철분, 각종 미네랄 등 300 여가지 영양소가 함유된 '천연 영양제'인 셈이다. 또한 대부분의 술이 산성인 데 비해 무기질이 풍부, 유일한 알칼리성 술이다.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은 그간 항산화제 역할을 했던 비타민 C 나 비타민 E, 베타 카로틴 보다 와인 속의 항산화제가 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와인 속에 있는 알코올 성분과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 뿐 아니라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청소하는 HDL을 높이고 혈관 벽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LDL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동맥경화를 예방해 준다. 또한 알코올은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 뇌경색, 심근경색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산화적 손상으로 생기는 파킨슨씨 병, 치매, 류머티즘 등 노인의 퇴행성 질환에 좋다.

 '당신이 와인을 마시는 시간은 당신의 몸 속에 건강이 깃들고 있는 시간이다' 라는 와인에 대한 찬미가 있다. 와인에 진정, 항 우울 작용 등 정신건강에 이로운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프랑스의 부르고뉴산 피노누아(Pinot Noir) 품종이 보르도 와인보다 진정 작용이 강하다고 한다.

 '젊은이에게 사랑을, 늙은이에게 추억을, 슬픈 일이 있을 때에는 위로를, 기쁜 일이 있을 때에는 축복을, 좌절한 자에게는 희망을, 죽은 자에게는 명복을' - 옛부터 전해오는 '술은 신비로운 영약'이라는 작가 미상의 시 구절이다. 술 특히 와인은 이처럼 인간 생활과 같이 해 왔고 오랜 역사 속에 인간과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