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새천년 의료의 비전-김일순
[2000신년]새로운 시대 의학/새천년 의료의 비전-김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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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1.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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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연세醫大 교수·소아과학)

새 천년 비전이라고 하지만 향후 30년 정도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이 글을 쓴다. 실제로 앞으로의 십 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에서 제안하는 비전도 책임질 수 없는 개인의 예상일뿐이다. 분명한 사실은 의료분야도 다른 모든 부야와 마찬가지로 급속하게 변할 것이면 보건의료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것이다.  

<변화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의료 분야의 변화는 어떤 요인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1)의학지식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

의학 지식과 기술은 더욱 급속하게 발전할 것이다. 그 결과 첫째 질병의 진료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2003년이면 인간 게놈의 지도가 완성될 것이며, 효과적인 유전자 진단 및 치료방법이 급속하게 발전할 것이다. 각종 효과적인 치료약품 약품의 개발로 대부분의 악성종양, 퇴행성질환 그리고 대사성 질환의 치료가 가능해 질 것이다.  

둘째, 집단과 치료방법은 일반 환자들이 집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하고 비 침투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셋째, 마음과 몸의 연결고리에 대해 과학적으로 완전한 설명과 이해가 가능해 질 것이며 질병의 발생과 진료에서 심인성 원인에 대하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다.

2)건강 생활방식의 보편화

올바른 식생활의 보편화, 흡연인구의 감소, 운동생활의 습관화, 과음 및 폭음의 감고 그리고 마음의 평화와 안전을 중요시하는 생활방식의 보편화 등의 생활 방식의 개선으로 만선퇴행성 질환의 발생 자체가 감소하고 더 늦은 연령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것이다.

3)Cyber를 통한 보건의료 정보의 확산 및 진료

국민들은 현재 매스컴이나 인터넷을 통해 최신, 최고수준의 의료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의 보편화는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정보를 얻고 의사와 대화하며 많은 부분의 진료를 환자 스스로 판단해서 시행하는 시대를 곧 맞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의 모습 그리고 의사의 역할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4)환자의 의료결정권 증대

한때 의료의 결정권은 전적으로 정보를 독점한 의사에게 있었다. 이제 의료에 대한 결정권의 일부를 환자와 공유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결정권의 더 많은 부분이 환자에게 이양될 것이다. 이것은 환자가 자기의 문제를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하는 의식의 발전과 더불어 최신 최고수준의 보건의료 정보를 항상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역할은 차츰 자문역으로 변할 것이다.

5)의사수의 잉여

앞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현재와 같은 기능을 가진 의사의 수요는 많이 감소 할 것이나 의사의 배출은 계속 늘어나 잉여의사의 증가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다. 이로써 의사의 사회적인 위상은 물론 의사의 전문직으로서의 위상도 하강할 것이며 의사가 되려는 지망생도 감소할 것이다.

6)정부 정책 수립의 바탕이 되는 이념의 변화

의약분업, 의료보험의 통합, DRG의 도입 등의 정책으로 앞으로 얼마 동안은 혼란스럽겠지만 곧 안정적으로 정착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작용과 의료의 비효율성에 대한 국민 불만의 누적으로 의료의 형평을 강조하는 이념은 빛을 잃게 되고 의료 공급자간의 가유경쟁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을 더 중요시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전환될 것이다.

<의료계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위에서 열거한 여러 변화 요인데 의하여 보건의료 분야에 어떤 현상이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1)질병이 양적으로 감소하고 노인층으로 집중한다.

그간 질병은 무한히 많은 것처럼 보였다. 의학지식과 기술의 발달 그리고 건강한 생활방식으로의 생활 등으로 질병은 양적으로 감소하고 노인층으로 집중할 것이다. 특히 입원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다. 노인인구의 증가로 병원은 노인을 주 대상으로 하게 될 것이며 병원 병상의 수요도 크게 줄 것이다. 새로운 감염병의 발생으로 인한 대규모의 유행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분들도 있다.

2)치료보다는 간호, 불편을 덜어주는 노인의료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대부분의 완치가 가능하지 않은 남아있는 퇴행성 질환은 노인층에 집중되어 있어 치료보다는 간호수요가 크게 신장할 것이다. 치명적인 질환은 없지만 관절, 시력, 청력, 심폐 등의 제반 기능을 저하로 불편을 지니고 생활하는 노인인구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노인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의료분야가 발전할 것이다.

3)현재의 병원 그리고 의원의 기능과 역학은 크게 변화할 것이다.

그간의 전통적인 의료의 모습은 병원과 의원을 차려놓고 환자가 오면 진단하고 치료하는 식으로 해왔다. 앞으로는 많은 부분의 진료를 환자 스스로 하게 되며 병원, 의원을 직접 찾아오기 보다는 전화, 사이버, 텔레 메디슨등을 통하여 진료의 상당부분이 이루어질 것이다. 질병의 진료와 더불어 건강증진을 위한 시설 및 자문이 병의원의 중요한 기능이 될 것이다.

4)사양화하는 분야와 새롭게 각광받는 분야가 뚜렷해 질 것이다.

그간의 내,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의 편의에 의한 분류는 차츰 사라지고 질병중심, 치료중심, 건강증진 등의 프로그램 중심 등으로 재구성 될 것이다.

5)대체의학, 보완의학의 발전과 전인의료의 개념이 활성화 될 것이다.

대치의학 또는 보완의학은 현대의학의 부족부분을 보완하거나 또는 효과가 없는 부분을 대체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현대의학으로 부족한 부분은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이고 그것은 대개는 정신적, 심리적 분야이다. 앞으로 심.신의 문제를 동시에 접근하는 전인의료의 개념이 보편화 될 것이다.

6)의료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축소 될 것이다.

의료의 비효율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어 보건의료에 대한 정부의 규제 및 간섭은 최소화 될 것이며 정부의 서비스 기관은 모두 민영화 될 것이다. 보건의료의 공급도 소비자의 선택에 바탕을 둔 자유경쟁체제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맺는 말>

위에서 기록한 비전은 본인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그것도 한정된 원고지 매수의 범위에서 단순화한 것이다. 다른 비전을 보고 있는 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새천년에는 모든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크게 더 빨리 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일은 변화를 불가피한 기정사실로 보고 남보다 그 변화를 빨리 파악하여 현재로부터 빨리 과감하게 벗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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