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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7:45 (금)
French Paradox

French Parad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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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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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원장 <21C심장클리닉>

    최근에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와인을 즐기고 알고자 하는 노력도 증가하고 있다. 술을 금하자는 금주주의자들도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는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프랑스 의사인 레너드가 와인에 관한 새로운 결과를 'Epidemiology'지에 발표한 이후에 본격화 되었다. 그는 매일 2~3 잔의 와인을 마실 경우 사망률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와인은 심장질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도 예방한다. 내자신도 의심스러울 정도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필자는 미국 워싱턴 병원에서 연구교수로 일할 때 와인을 접하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 리옹에서 온 심장내과 의사와 같은 방을 썼는데 그는 점심식사도 '파리 바케트'라는 딱딱한 빵과 와인을 마시면서 해결하곤 하였다. 그는 와인에 관해 대단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와인과 건강을 이야기 할 때 '프랑스인의 역설 (French Paradox)'이라고 하는 표현이 잘 알려져 있다. 이 말은 프랑스 인들의 이해하기 힘든 생활이나 앞뒤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르켜 영국이나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그 중에 하나가 프랑스 인들은 영국인 등 다른 유럽인들 이상으로 많은 지방을 섭취하고 뚱뚱하며 담배도 많이 피우는데 심장질환 등의 발생과 사망률은 왜 더 적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에 대한 대답은 와인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연구는 프랑스 동부에 거주하는 3만4000 명의 중년 남녀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하루 20∼30g의 와인을 마실 경우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최소한 40% 이상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레너드는 1991년 미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하여 '프랑스인의 역설'에 관해 소개함으로써 미국에 와인 붐을 일으킨 바 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효과는 입증돼 하루 2∼3 잔의 와인은 관상동맥질환을 35%, 암을 18∼24% 감소시킨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한 연구결과는 흡연 여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일치하였다. 미국에서 행해진 최근의 연구에서도 어떤 종류의 술이건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와인의 어떤 성분이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우선 와인은 우리 몸의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을 높인다. 동맥경화증의 여러 위험인자 가운데 HDL 콜레스테롤이 45 mg/dl이상 되면 위험인자가 하나 줄어드는 것으로 간주할 만큼 HDL 콜레스테롤의 역할은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 이 효과는 와인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술에서 어느 정도는 일치된 결과를 보여 준다.

 둘째로 와인에는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포도의 껍질이나 씨에 주로 함유되어 있으며 탄닌·안도시아닌·카테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몸 속에는 각종 지방질을 산화시켜 세포의 노화와 손상을 초래하는 활성산도가 있는데,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며, 특히 심장혈관에서 좋은 작용을 한다.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의 원인인 콜레스테롤의 산화도 억제해 심장질환 발병의 위험을 줄여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페놀 화합물은 와인에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색깔이 진하고 쓴 맛과 떫은 맛을 지닌 과일이나 채소·녹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다만 와인은 알콜과 항산화제를 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작용이 더 큰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와인만이 가진 것으로, 다른 알콜 음료나 과일, 채소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다른 술 보다 와인이 건강에 좋고, 또 항산화제가 많으면서 알코올이 없는 포도 주스나 녹차 같은 식품보다 와인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폴리페놀은 레드와인의 경우 1ℓ당 1∼3g, 화이트 와인에는 1ℓ당 0.2g 이 각각 함유되어 있다. 건강과 관련해서 레드와인이 선호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로 와인의 정신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와인을 마시며 식사를 하면 천천히 먹게 된다. 여유 있게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의 맛을 느끼며 음식을 즐기게 된다.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와인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와인을 마시는 정도와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들은 이들의 상관관계가 J 커브를 보인다고 한다. 즉 매일 와인을 2~3잔 마실 때 가장 사망률이 낮고 5잔 이상을 마실 때는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간 질환이나 암의 발생이 오히려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와인도 일종의 과실주이기 때문에 와인을 많이 마셔 취하게 되면 그 다음날 숙취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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