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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미학'의 오묘함
'종합미학'의 오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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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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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세 교수<연세의대 / 예방의학>

   뛰어난 예술작품인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접했을 때 그리고 서정주님의 아름다운 시'귀촉도'를 읽었을 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았을 때 우리들은 자신의 느낌을 말하고 싶어한다. 예술 작품의 경우는 그것이 비평이든 감상이든 오랫동안 그에 대해 기술할 수 있는 방법론과 관련어휘를 축적하여 문학 평론, 미술 평론, 영화 평론으로 발전시켜 왔으나 와인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최근 들어 범용와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의 마빈 셴킨(Marvin Shanken)과 토마스 매튜스(Thomas Matthews), 전문지인 '더 와인 애드보키트'를 발행하는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인터내셔널 와인 셀러'를 발행하는 스테펀 탠저(Stephen Tanzer) 그리고 '더 바인스' 의 클라이브 코트(Clive Coates) 등 와인권력들이 영어로 와인 평론을 하는 역할을 맡아왔으나 아직도 충분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와인에 대한 평론은 주로 시각·미각·후각에 대한 기술이 주를 이뤄야 하는데 시각은 미술의 도움을 받아 다양할 수 있으니 미각·후각 분야는 사용 어휘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미각의 경우 그 표현이 혀의 신경분포에 따라 달다·짜다·시다·쓰다·맵다 등의 몇가지에 불과하고 후각의 경우는 뇌신경 12가지 중 유일하게 뉴런이 코에 노출되어 있고 분류 역시 미각보다는 다양하여 수십 종류에 달하지만 '전용'어휘라 할 만한 것은 없고 '무슨' 냄새가 난다와 같이 자연에 존재하면서 유사한 냄새를 내는 물질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술작품은 작품 그 자체를 계속 감상하면서 세밀히 관찰하고 이론체계를 세워서 느낌을 정돈하며 말을 가다듬을 수 있지만 와인을 마시기 전 잠시 잔에 코를 들이밀고 맡는 냄새와 넘기기 전 몇 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구성 요소에서 비롯되는 복합적인 맛을 판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후각과 미각의 신경은 둘 다 금방 마비되는 성질 때문에 오래 맡거나 머금는다고 해서 분석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와인을 시음할 때 초보자의 대부분은 분명히 느끼고 있는 것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다', '나쁘다' 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언어적 무력감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가 와인에 대해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처럼 표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통해 냄새와 맛을 감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한 와인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와인에 대한 감각적 반응을 명확히 표현 할 수 있는 언어적(수사적) 능력도 키워야 좀더 풍요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와인에 대한 최소한의 체계적 이론 공부가 필요하며 실습(?) 또한 필수적이다. 이는 의과대학의 수학과정에서 교과서 읽기, 강의 듣기 그리고 임상실습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의사가 되는 것과 같은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규 교재로는 쉽게 쓰여진 와인 개론서 (Wine for Dummies를 추천한다. 번역서도 있다)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와인의 체계적 연구서인 클라이브 코트의 'an encyclopedia of the wines and domains of France'를 거쳐 휴 존슨과 잰시스 프란시스의 'The World Atlas of Wine'을 대충 넘겨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이는 대단한 각오가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2월 중순께 개봉하는 20세기폭스의 '사이드 웨이'라는 영화를 권하고 싶다.

 슬랩스틱 코미디이면서도 최근 미국에서 와인 애호가들을 많이 만들어 낸 영화다.  이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와인 애호가인 주인공들이 서로 와인을 묘사하는 수사학을 평가하면서 나자신의 언어능력으로 흡수하여 만들어 가는데 있을 것이다.  뉴욕 비평가상을 받고 골든글러브에 여러부문 지명된 영화의 힘과 내용과 함께 쉽게 와인을 이해하고픈 이들이라면 주인공중 하나인 마야가 내뱉는 "와인은 살아 있는 거나 다름없어요…. 끊임없이 숙성하면서 오묘한 맛을 내니까요. 와인이 절정에 이르면, 어쩔 수 없이 맛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죠.  그럴때, 그맛이란….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이런 대사 등을 통해 와인에 다가가기 쉬울 것이다.  

 한가지 불안한 것은 미각과 후각의 표현이 번역을 통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와인에 대한 오해...그게 아닙니다

 

 와인은 오래 될수록 좋다.

 와인은 원료포도의 품종 및 자라난 조건에 따라 이상적으로 마실 수 있는 시기가 정해지며, 보관 및 숙성의 기간도 짧은 것은 1,2년 긴 것은 10, 20년, 어떤 것은 50년도 넘게 보 관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1년 안에 혹은 2~3년 안에 마셔야 하는 것이 주 종을 이룬다. 오래 될수록 좋다는 이야기는 장기 보관이 가능한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보르도나 부르고뉴의 와인이 초기 국내에 주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발포성 와인은 모두 샴페인이라 불린다.

 샴페인(Champagne)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만을 일컫는다.

 우리 나라 안동에서 안동소주 기법으로 생산된 술에만 안동소주라는 이름을 붙이듯이 프랑스에서는 명칭을 엄격히 규제하여 타 지역의 발포성 포도주에는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절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같은 발포성 와인이라도 스페인에서는 까바, 독일에서는 섹트, 이탈리아는 스푸만테, 미국은 스파클링 와인이라 불린다.

 와인잔을 잡을 때는 잔의 목 부분이나 밑받침을 잡는다

 와인, 특히 낮은 온도에서 서빙되는 화이트 와인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잔의 윗 부분을 잡을 경우 온도에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테이스팅이 아닌 경우 실제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와인 역시 즐기기 위한 술이기 때문에 편하게 마셔도 상관 없다. 다만, 잔의 밑받침을 잡을 경우, 예의를 지킬 수 있고 한 입에 들이키듯 마시지 않아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다.

   와인은 단연 보르도 와인!

 꼭 그렇지 않다. 와인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여 마시면 된다.

  육류에는 적포도주, 생선에는 백포도주 잘못된 상식은 아니다.

 오랜 세월동안 프랑스 미식가들이 경험을 통하여 정립한 권유사항일 뿐이며 원칙은 아니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시면 그만이다.

 비싼 와인만이 좋은 와인이다.

 대부분 좋은 질의 와인은 값이 비싸다. 그러나 부담 없는 가격의 와인 중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와인을 선택해 마실 수 있다.

 레드 와인만이 건강에 좋다.

 레드 와인이 심장 질환 예방 및 항암 효과가 있다고 보도되면서 레드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레드 와인 못지 않게 화이트와인 또한 건강에 좋다.

 우선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와인 안의 폴리페놀이 레드 와인과 비교해 보면 화이트 와인이 약간 적은 편이다. 특히 화이트와인은 알코올 함유량이 낮기 때문에 위에 부담이 적고 식욕의 조정을 돕는다. 또한 유기산이 많아 마그네슘, 칼슘 등 각종 미네랄 비타민 B,C등 몸에 좋은 영양소가 레드와인 못지 않게 풍부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료제공:와인나라(www.winen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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