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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과 의료개혁 -3-

미국 대선과 의료개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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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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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대선의 계절…국익제일주의는 지도자 책무

TR통과 희망 무산


민주당 부통령후보 에드워드

의료과오소송 전담변호사로 의사들을 등쳐서 거부가 된 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의 민주당 부통령후보 지명은 의료과오보험개혁<Tort Reform, TR의 요점은 의료과오배상금에서 비경제적손실부분에 대한 보상액상한선(CAP)을 25만 달러로, 그리고 무한정한 변호사취득금액을 제한하는데 있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과거 7번이나 TR법안이 통과됐어도 상원에서 계속 부결됐다가, 지난 2004년 7월 8번째로 다시 하원을 통과했다. 이번에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파(51대 49)가 됨으로써 7전8기(통과)할 기회도 있었지만, 민주당의 의사방해(filibuster) 공작 때문에 가망이 없게 되었다. 법안통과를 한사코 반대하는 의사방해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10표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을 학수고대하는 의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의 지명은 바로 TR의 실현에 영원한 적신호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던 일부 의사들의 반응은 착잡하다. AMA(미국의사협회)는 이번 대선에서 어느 당을 지지한다는 결정은 없으나, TR법안의 통과에 최우선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이것이야말로 치솟는 의료과오보험요금을 안정시킴으로써 의사들을 보호하고, 환자들의 의료접근과 혜택을 크게 도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태껏 AMA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시시비비주의로 대응해 왔다. 예를 들어 AMA는 그들이 추진하는 TR의 통과를 위해 부시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하는가 하면, 오리건안락사법을 반대하는 정부와 뜻을 같이하면서도 마약법을 강화해서 오리건의사들을 단속하려는 정부과격파의 시도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과잉단속이 일반 의사들의 탄압에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를 미워하는 많은 의사들은 만일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의사와 AMA는 야당으로 뭉쳐 대정부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MA는 조심스럽게 "에드워드의 지명에 관계없이, 의사들은 각자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기 바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라크전쟁의 여파로 부시정권은 국제적 신임을 잃고 있으며, 정권교체의 가능성도 있으나, 카리스마가 없는 민주당후보(캐리)로 인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점치는 사람도 많다.

에드워드는 1953년 출생하여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법대출신이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의료과오소송 전담 법정변호사이다. 보상금액이 100만 달러 이상인 소송에서 승소한 케이스가 54건이다. 이중 34건이 의료과오소송이며, 대부분이 산부인과 과오사건이다. 승소한 의료과오소송은 모두 61건이며, 보상을 받은 총액은 1억1,040만 달러($110.4M)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민주당 대선자금으로 법정변호사들로부터 1,100만 달러를 염출해 낸 수완가이기도 하다.

에드워드의 지명으로 캐리를 지지했던 의사들은 실망을 했으나 아직도 일부 의사들은 캐리-에드워드 티켓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TR이외의 다른 방법을 통한 의료개혁에 의해서 민주당이 의사들을 도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공주의자 닉슨대통령이 공산국가 중공과 국교를 체결한 역사를 상기시키며, 여러모로 혁신적인 민주당정책이 의료개혁에 적용되기를 희망하는 '전화위복'을 꿈꾸고 있다. 사실 그럴 가능성을 시사하는 학자도 있다.

하버드보건대학원의 BL교수 말을 인용하자면 "의료분쟁은 의사만이 아니라 의료비상승에 예민한 많은 투표자도 관심을 갖는 정치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의료과오보험만이 당면한 의료문제의 톱 이슈가 아니라는 사실도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부시진영이 선거캠페인에서 에드워드의 '반(反)의사적인 이미지'를 강력하게 부각시키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

그의 과거보다 향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더 두고 보자는 의사들도 있다.

에드워드는 '환자권리법안'을 통과시킨 공적이 있다. 이 때문에 장차 의료개혁에 공헌할 것이라는 관망적인 의사들도 있다. 에드워드는 관망적인 의사들에게 영합이나 하듯이, 의사들을 돕는 의료개혁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그는 물론 민주당 당론에 따라 TR법안을 반대한다. 그러나 그는 의료과오 희생자를 법으로 적극 보상하는 사회정의를 유지하면서, 치솟는 의료비와 의료과오보험요금을 해결하는 차선의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 적이 있다.

a. 보험회사 측의 부당한 요금인상 획책을 저지시킨다.
b. 허다하게 이뤄지는 경박한(frivolous) 의료과오소송을 견제할 기구를 설치한다.
c. 일부 의사들에 의한 의료과오발생을 막기 위해 연구·노력한다.

특히 그는 b항목에서 원고변호사에게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전문가증인에 의한 검정과정의 통과를 요구하고, 경박한 소송을 3번 되풀이한 원고변호사의 자격정지 즉 '3 스트라이크아웃제' 등 여러 가지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대선이라는 정치적 과욕경쟁에서 일부 정치가들이 표를 얻기 위해 다수표층이라 할 노동자와 젊은 세대를 향해 현실성 없는 진보적 이슈를 남발했다고 해도, 일단 당선이 되고나면 '국익 제일주의'로 지지자를 선도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이다.

일부 의사들이 에드워드에게 거는 기대도 이와 같은 것이라 하겠다.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문화혁명시대의 중국처럼 나라를 망치기 십상이다. 모택동 말년, 파킨슨치매에 걸려 노망하고 무능한 그를 업고 정권유지에 급급했던 중공의 4인방이, 홍위병을 조종하고 그들에게 끌려 다니면서 나라발전을 100년간 후퇴시킨 고사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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