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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미국 대리모4
미국 대리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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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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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재미의사/의학칼럼니스트)
미국의 대리모(代理母) 현황과 문제점-4

대리모 법적 문제들

최초의 대리모 법소송-Baby M

1985년 뉴저지에서 두 아이의 어머니 W(29세)는 처의 불임으로 아이가 없는 Stern 씨 부부(둘 다 40세)와 대리모계약을 맺어, Stern 씨의 정자를 인공수정받아 다음해 3월 딸아기(베이비 M)를 출산했다. 계약에서 Stern 은 대리모 W와 중개업소에 각각 1만 불과 출산까지의 비용 5천불을 지불약속 했다. 그러나 대리모는 산후 돈 받기를 거부하고 정서불안을 이유로 아기양도를 거절했으며, 아기를 다른 주(플로리다)에 데려다 숨겼다.
Stern부부는 개인탐정을 채용해서 아기를 찾았으며, 뉴저지 법원에서는 법원심의를 거쳐 판결이 날 때까지 아기보호를 일단 Stern부부에게 맡기고 대리모에게는 1주 2시간 방문면회만을 허용했다.

베이비 M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졌고, 1987년 4월 뉴저지 가정법원 결심의 날 법정에는 각국에서 기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이날 판결문에서 Sorkow 판사는 “대리모계약서를 존중한다“고했으며, 계약서에 기재된 금전거래가 공중의 법을 위배했다는 당시의 중론을 부정했다. 그리고 아기의 이익을 위해 Stern 부부에게 양육권을 부여한다고 했다.
또 중요한 것은 산모이자 유전모이기도 한 대리모 부부의 법적 부모권리를 박탈하고, 정자제공자인 Stern씨의 부권(父權)은 물론 Stern씨의 부인에게 법적 모권(母權)을 부여했다.
아기를 갈망했던 Stern씨 부부는 법정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기의 이익을 첫째로 한다”는 이번 판결의 이면에는 그럴만한 사정과 정상참작도 있었다고 전한다. 대리모가정은 그녀의 정서불안과 남편의 알코올, 그리고 제정곤란이라는 가정문제가 크게 영향받았으리라한다.
아무튼 이 소송은 산모의 모권을 부정한 미국최초의 법원판결이었다. 물론 대리모는 뉴저지주 고등법원에 항고 상소했다.
1988년 최후의 심판에서 드디어 솔로몬 왕의 칼이 내려쳐졌다.
뉴저지 주 고등법원법관 7명은 전원일치로 “금전거래가 있는 대리모계약은 무효”라 판결했으며, “대리모에게 금전지불은 불법이며 범죄행위도 될 수가 있다”고 경고하고, “문명사회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고했다. 그리고 유전모이자 산모인 대리모의 잃었던 모권(법적 어머니)도 되찾아주었다. 그러나 아기의 이익을 위해 아기를 더 잘 키울 수 있는 Stern 부부가 양육권은 갖되, 대리모의 아기 방문면접을 허용했다.
그리고 판결에서 강조한 중요한 점은 “금전거래가 없는 대리모계약은 합법이다”라는 새로운 판례를 남겼다.
이 베이비 M 사건을 계기로 미국 여러 주에서는 대리모법제화를 시도했으며, 현재 26개 주에서 제가끔 내용이 다르지만 대리모법령을 구비하게되었다.

문제될 경우의 피해자는 아기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해서 대리모계약을 파기당한 영국여자가 지난(2001년) 8월에 출산을 의뢰했던 미국인 W부부를 가정법원에 소송한 사건이 일어나 미국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26세 영국여자 헬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아고의 W부부로부터 1만9천불에 대리모계약을 하여, W부부의 수정란을 자궁에 심었다. 그러나 태아가 쌍둥이라는 것이 판명되어 W부부는 태아 하나를 감수(減數)수술 할 것을 요구했으나 헬렌은 수술의 위험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W부부는 두 아기를 원하지 않음으로 대리모계약을 파기함으로서 소송이 야기된 것이다. 체외수정은 다산아가 될 율이 높은데, 계약서에 여기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대리모 헬렌은 영국에 돌아가서 지난 11월에 쌍둥이를 출산했으며, 소송은 아직 계류중이다.
유전상의 어머니가 아니고, 아기를 원하지 않는 대리모 헬렌은 아기를 위해 다른 양부모를 찾아야하겠지만, 여기서 희생자는 오직 죄 없는 아기이다.

快刀亂麻가 한때 유행
매사츄세트 주에서는 관례상 산모인 대리모가 법적 어머니였다. 그리고 유전상의 부모가 아기의 출생증명서의 부모로 자기네 이름이 기재되기를 원하면 법원의 판결을 얻어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아기가 출산된 4일 이후에 법적 수속을 밟아 양자로 채용해야만 한다.

유전사의 부모인 C부부의 아기를 잉태한 대리모 캐롤은 출산할 아기의 법적 문제에 대해서 이의(異議)가 전연 없었다. 그러나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C부부는 아기출생증명서의 부모이름에 자기네 이름을 기입해달라고 가정법원에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이때 담당판사는 거절이유로 이 신청을 허용할 하등 법적 근거를 갖고있지 않다고 말했다. 즉 현재 적용할 수 있는 “양자 법”에 의하면 산모는 출산 후 4일이 경과도어야만 아기를 양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C부부와 같은 요구사항은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며, 과거에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유전적 부모가 아기 출산 시에 이미 법적 부모가 되느냐? 못되느냐? 하는 문제는 순전히 담당판사에 달렸었다. 즉 이문제의 판결은 담당판사에 따라 제가끔 달랐으니, 현대 솔로몬 왕들(담당판사들)의 칼은 제 멋대로 쾌도난마(快刀亂麻)하고있었다.

C부부는 물론 고등법원에 상소했고, 지난(2001년) 10월 12일 고등법원은 C부부 편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유전상 부모인 C부부는 양자수속을 밟지 않고서도 자동적으로 대리모가 낳은 아기의 법적 부모가 되었다.
매사츄세트 고등법원에서 유전상 부모가 법적 부모라고 판결한 첫 케이스이며, 이것이 주의 기본판례가 될 것이라 본다.

캘리포니아서 시작한 법적 어머니

매사츄세트주에 비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0년 앞당겨 1990년 11월에 이미 유전상의 부모가 법적 부모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리모 앤나는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K부부로부터 1만불을 받고서 K부부의 시험관수정란을 자궁에 옮겨 심었다. K부인은 자궁절제수술을 했기 때문에 임신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대리모는 임신중 심정의 변화를 일으켜 출산 후 아기양도를 거절하며, 계약무효소송을 제기했다. Parslow 재판장은 “나는 아기를 정서적으로 두 어머니에게 나누어주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유전상의 부모가 법적 부모라고 판결했다. 뉴저지의 베이비 M의 대리모는 유전상의 어머니였으나, 여기서의 대리모는 K부부의 시험관 수정란을 임신해서 유전과 무관한 아기배달부(baby carrier)에 불과했다.
판결문에서 “이 대리모는 아기를 배속에서 양육보호해서 양부모와 같은 역할을 했지만 유전상 아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따라서 법적 어머니라고 주장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대리모 중에서도 난자 아니고 자궁만 대여 해준 경우는 배달 차를 임시 빌리는 것과 별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5인이 연관된 대리모소송

1995년 3월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특수한 대리모소송을 소개한다.
B부부는 제3자의 정자와 난자로 된 시험관수정란을 대리모자궁에 심었다. 그런데 출산 1개월 전에 B부부 남편은 부인과 이혼했다.
여기서 누가 아기를 양육할 책임이 있는가? 라는 문제로 법정소송에 이르렀다. 소송에서 아기와 관련된 사람은 모두 5명이니 이혼한 B부부 2인과 정자기증자와 난자기증자, 그리고 대리모 등이다.
결국 최종판결은 처음 아기를 원했던 계약상의 B 부부(둘 다 아기와 유전상 무관함)가 아기의 법적 부모가 되며, 양육비는 이혼한 남편B가 책임져야한다고 했다(1998년).

대리모 소송은 극히 드물지만, 소송내용이 뜻하는바가 큼으로 이상과 같이 소개해 보았다.

구약성경에서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인 사라는 남편 아브라함에게 하녀를 취하여 아들 이시멜을 얻었는데, 그때도 다른 여자를 통해서 얻은 아들이라 문제점이 있었다고 전한다.

여담이지만 옛날 우리 나라에서 불임증을 해결하는 풍속(방법)은 아기를 얻기 위해, 부부 아닌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같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남자에게 결함이 있을 경우를 가상해서, 여자는 산중의 절간에 가서 밤샘 불공을 드리다가 지쳐서 졸게되면, 그 동안 좋은 일이 생겨 아기를 갖게된다는 말도 있다.
옛적 해결법은 보다 인간적인데 비해, 현대의 해결방법은 메마른 과학의 힘을 빌린다.

죽은 사람의 냉동정자 아기

앞에서 언급한 여러 소송들 즉 대리모 계약 인정여부, 시험관 아기의 법적 부모, 양육책임 등과 관련된 것이 전통적인 대리모소송이다. 그런데 인공수정시의 아기상속권을 두고 여기에 또 색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의 냉동정자를 사용한 시험관아기의 재산상속권이 어찌되나? 는 문제가 생겨났으니 말이다. 사실이지 아기가 태어나기 1년 이전에 죽은 아버지는 아기의 실제 아버지가 아니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져 이 말이 부정되고 있다. 죽은 자의 냉동정자사용에 있어서 법은 이와 같은 유전의 진공상태를 하나하나 해결 지워가야만 하게되었다.
2002년 1월 들어 매사츄세트 대법원은 이러한 소송에 당면하게되었으니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3년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남편W씨의 냉동정자를 2년 후에 사용하여 쌍둥이 딸을 출산했다.
이 쌍둥이 어머니는 두 딸을 위해, 죽은 아버지가 지불한 사회보장금의 혜택을 신청했으나 매사츄세트 주 당국은 “사망 후에 임신한 자녀는 법적 상속자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러나 가정법원에 소송결과 담당판사는 W씨가 쌍둥이의 법적 아버지이며 출생증명서의 아버지에 W씨 이름을 기재할 것을 명령했다.
그래도 사회보장금이 연방자금이라는 이유로 지불을 하지 않음으로 다시 상소한 결과, 주 고등법원 판결에서 드디어 사후 임신한 자녀도 일반 자녀와 동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를 얻게되었다. 물론 이러한 혜택은 같은 부부의 정자에만 해당된다.
그리고 임신이전에 죽은자 아기의 법적 권리를 두고 고등법원 재판장은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러한 일이 과거에는 없었지만, 이들도 태어난 아기라는 사실에는 틀림없다. 현대사회는 결혼과 빈번한 이혼에 따른 가족의 재편성과 혼합이 드물지 않으며, 부친사망 후에 임신되어 유언이 없는 아기는 상속싸움에서 푸대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아기들도 당연한 권리를 가져야하며 법의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다.>

생식혁명에 따라 파생되는 사건도 다양하고, 법문제도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짧은 인생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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