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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3 17:54 (화)
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1

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1

  • 김영숙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4.12.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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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1

 1.진찰은 인사말로 시작한다. 

 환자와 의사의 만남은 특수하다. 환자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노출하는 것이다. 양자의 만남은 보통 만남이 아니다. 어떤 종류의 긴장과 불안이 섞인 드라마 인 것이다. 깔끔하게 인사말을 해 환자의 긴장을 풀어 우선 안심시켜야 한다. 많은 의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인사말을 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는 의학교육을 받았어도 사회 교육은 부족하다. 의사는 주위에서 선생님이라 불리워져 독선적이고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회 상식을 모르는 의사가 사회에서 통용 될리가 없다. 웃음을 수반한 인사말이 환자의 기분을 한없이 치유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환자는 한 사람이지만 인사를 할 사람은 환자와 책임있는 보호자로 두사람이란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만일 예상치 못하게 환자가 돌연히 사망하는 경우 평소에 깔끔히 인사해두었던 책임있는 보호자와는 정당한 대화를 순조롭게 할 수 있고 의사가 예견치 못한 부당한 고통을 면할 수 있는 좋은 길이 생긴다. 진찰은 시진으로 시작되는 아니다. 인사말로 시작하는 것이다.  

 2. 환자는 병상에 눕는다 

 병동 회진은 병상 곁의 의자에 앉든지 또는 병상 옆에 쭈그리고 앉는 것이 가장 좋다. 시선을 환자의 시선과 같은 높이로 하여 안정감을 준다. 의사가 병상 곁에 서있으면 환자는 '의사가 무슨 말을 할까', '의사가 언제 곁에서 떠나 버릴까' 머리가 혼란해서 결국 아무말도 못하게 된다.

 어린시절에 언제까지나 침대에 누워 있어 어머니로 부터 몹시 야단맞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를 운전할 때 폭주하는 트럭의 위압감에 뒤걸음질친 일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상기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위압감을 의사가 가져서는 안된다. 또한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와 말을 할때에는 맥을 짚으면서 온유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의사의 약손이 고통받는 환자의 살결에 접촉하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서로의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작용을 한다.

 3. 다인실에서는 심각한 말을 해서는 안된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는 중요하다. 다인실의 여러 환자들은 동병상련으로 같은 병실의 환자의 병과 이상여부까지 관심을 갖고 의사와의 대화에 귀를 곤두세워 주목한다. 이와같은 상태에서 환자가 진실을 말할 리가 없다. 병의 핵심에 다가서는 말은 간호사실이나 복도 등 다른 사람이 듣지 않은 곳에서 할 일이다.

 이것은 외래에서도 같다. 모친이 딸을 부축하면서 진찰할 때에는 모친을 일단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증상을 설명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무리라고 걱정하지만, 아이쪽이 확실한 것이 많다. 부모가 옆에 있으면 임신에 대해서도 임신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모친이 옆에 붙어있어 귀찮을 따름이고 쓸모가 없다. 힌트 정도 밖에 하지 않는 부모의 설명에 심기가 좋지 않는 자식이 많다. 아이로 부터 병력을 얻는 경우에는 허리를 구부리고 선한 아저씨의 인상을 풍기면 좋다. 진찰이 끝나면 모친을 진찰실로 들어오게 하여 허리근육을 쭉 펴고 병을 설명한다.

 4. 의사가 나쁜 것도, 환자가 나쁜 것도 아니고 병이 나쁜 것이다 

 환자는 "어떻게 해서 좋아지지 않느냐"라고 애절한 심증을 호소해온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의 얼굴을 매일 본다는 것은 견딜 수 없이 괴롭다. 예컨데 낫지 않은 병일지라도 고치지 못한 자신에 대해 떳떳하지 못함을 느끼면서 진료를 하게 된다.

 병이 처음 생각대로  좋아지지 않을때 환자는 의사에, 의사는 환자에 그 책임을 떠맡기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매일 얼굴을 내놓아도 믿고 의지하지 못한다. 다른 의사로 바꾸어 주면 좋겠다", "호소가 많아 안절부절하다 어차피 낫지 않을 병이니 전원하면 좋을 텐데. " 만일 이와같은 마음이 환자와 의사의 마음에 있다면 양자의 관계는 최악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병에 관해서는 누구도 악한 자는 없다. 나쁜 것은 병 그 자체인 것이다. 적을 잘못 알아서는 안된다. 환자도 의사도 가족도 간호사도 공통의 적에 맞서 대항하는 모두 전우들인 것이다.

 5. 실수에 대해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약 처방을 추가로 한 것을 빠트린다든가, 검사의 추가의뢰를 잊어버린다든가, 그 외에도 약간씩의 실수는 의료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와같은 경우 속이려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정직하게 말하고 사과해야 한다. 한번의 실수에 대해 환자는 결코 원망한다든지 하면 안된다. 의사의 정직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수는 하나님 이외에 어느누구에도 있을 수 있는 일로써 숨길려고 하면 오히려 화가 깊어 진다. 또 거짓말하는 행위는 실수를 범하는 것보다 죄깊은 행위이다. 다만 의료소송에 결부될 것 같은 커다란 실책은 곧바로 상사나 원장과 상담해야 한다. 환자는 당신 개인을 고소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상사와 원장은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같이 고소당한다. 자신이 괴로워 한다든지 자신이 해결하려고 생각하지 않는 쪽이 좋다. 상사는 그렇기 때문에 있다.

 6. 문진에는 협박 개념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

 문진은 신문과는 다르다 이전의 일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는 쪽이 이상한 것이다. 문진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많은 의사는 문진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문진의 기술이 없는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모든 것을 요령없는 환자의 탓으로 한다. 안전부절해서는 안된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말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다. 문진은 의사의 솜씨로 생각하고 솜씨를 연마하는 것이다. 답답하고 번거로운 노인에게는 곤란하지만 기분을 언짢게 해서는 안된다. 인생의 선배라고 생각하고 말을 잘 들어야 한다. 

 7. 오른 쪽 눈을 보면서 말한다

 환자의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부끄러움을 타는 의사의 경우 젊은 여성의 눈을 보면서 말하는 것은 어렵다. 한국인은 상대의 눈을 보고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나, 상대의 눈을 보지않고 지절거리는 것은 신뢰성의 문제에 연결된다. 여기에 간단한 방법이 있다. 상대의 오른쪽 눈만을 보면서 말을 한다. 2대1이면 이길 수 있다. 이것도 힘이 들면 상대를 포스터 사진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서 미인 포스터를 벽에 붙여놓고 대화의 연습을 한다. 훈련을 할수록 간단히 극복할 수 있다. 

 8. 뇌수라도 병이 된다

 사람의 병은 몇만 종류가 있지만 정신병 환자는 단순히 아프다는 것에서 부터 위에 병이 있을 뿐으로 폐의 병, 심장의 병, 관절의 병과 하등에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말했어도 환자를 정신과에 의뢰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수월하게 승낙하는 경우는 적고 자각이 없는 환자일수록 저항이 나타난다. 환자가 정신과에 편견을 가지는 것은 무리는 없다고 하더라도 의사가 정신과 질환에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 뇌수일지라도 병이 되는 것이다. 정신과를 보내는 요령은 "정신과에서 진료하세요" 해서는 안되며 "정신과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오세요. 대단히 유용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이 말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면 합격이다. 관련성도 없는 3가지 이상의 호소를 가진 환자는 정신과 질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9. 저하되는 의사의 직감력

 화상진단 등 검사의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문진이나 신체소견의 중요성이 희석돼가고 있다. 시간을 들여 신체소견을 얻는 것보다는 흉통을 호소하면 흉부X선과 심전도, 편마비의 환자에는 두부CT검사로, 돌발사고가 선행해 버린다.  문진, 신체소견의 중요성은 누구나 말 참견한다. 그러나 신경내과의 교수 마저도 CT가 없으면 진단할 수가 없다고 하는 사실이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와같이 의학은 진보했지만 의사로서의 동물적 직감력은 분명히 저하하고 있다. 의학은 사이언스이지만 의사는 의학적 센스와 직감력이 요구된다. 커다란 문제이지만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신체소견을 파악하지 않는 의사는 환자를 보지 않는(진찰 않는)의사이다. 또한 동시에 검사에 묻혀버린 의사이다. 의사가 올바른 진단을 내리는 것은 거의가 문진, 신체소견에 의한 직감이다. 검사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10. 여성환자의 생리를 알고 있는 의사

 "병력은 중요하여 병력을 깔끔히 취급함으로써 질환의 9할에 진단이 붙는다"라고 의사이면 누구든지 입을 모아서 말하고 있다. 기재된 병력은 악필로 빈약 그 자체다. 주소만을 들고서 곧바로 검사에 돌리는 의자도 있다. 이 경향은 검사의 오더를 많이 내는 의사일수록 강하게 보인다. "최근 위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위 카메라로 확인 합시다". 이래서는 냉면집과 같은 검사옥(檢査屋)의 주인인 것이다. 여하튼 검사를 안하면 앞으로 진행 못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와같은 의사는 환자와의 대화가 적기 때문에 자연히 환자와의 신뢰관계도 저하하게 된다.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채혈 등의 루틴 검사를 하고 나서 문진과 이학소견을 실시하는 병원도 있다. 늘 겪어서 예사로워지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의문도 안 갖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게 하여 익숙해져서 다른 환자를 볼 경우 의사가 쓴 병력보다도 간호사가 쓴 병력을 보고야 마는 것은 슬픈 현실인 것이다. 여성환자의 월경을 깔끔히 기재하고 있는 의자는 합격이다.

                

 성애병원 심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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