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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2
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2
  • 김영숙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4.12.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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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수박사의 임상의 지혜

1.병동 수간호사가 바뀌면 욕창이 는다. 

 환자를 진료하는데 1분을 들이고 10분 동안 차트를 기록하는 의사는 지도의로 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으나 환자로 부터 덕망을 얻을 수는 없다. 환자를 진료하는데 10분을 들이고, 1분 동안 차트를 기록하는 의사는 환자에게는 인기가 있지만 지도의로 부터 불성실한 의사라고 낙인찍힌다. 환자 진료에 10분, 차트 기록에 10분을 들이는 의사는 훌륭한 의사이지만 가족들로 부터 불만을 산다. 진찰에 시간이 들여야 하고 차트를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시간의 배분이 문제다. 착실한 간호사가 병동 수간호사가 되면 간호기록이다, 컨퍼런스다, 시간이 자연 길어지고 욕창환자가 늘어나게 된다. 환자를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2.결정권은 환자에 있다. 쓸데없는 참견은 의사의 자만이다. 

 의사의 임무는 병을 설명하고 최선의 치료를 권하는 것이다. 병에 대해서 최종 결정권은 환자에게 있다. 의사 대부분은 자신감의 과대로 자신이 필요하다고 믿어버린다. 그러나 환자로서는 오직 의사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병을 대하는 자신의 열의를 환자는 이해하지 않는다'라고 비관할 일은 아니다. 환자가 바라고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 좋다. 환자에 대해 제일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의사의 일이기는 하지만 환자의 인생은 환자 자신의 것이다. 환자에게는 존중해야 하는 자기 결정권이 있다.  결정하는 것은 환자 자신인 것이다. 예를 들면,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본인의 승낙이 없는 수술은 위법인 것이다. 상해죄,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의사가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낫는 힘을 돕고 있는 것이다. 

 병의 대부분은 자연치유력에 의해서 낫는다. 의사는 환자의 치유력을 돕기 위해 안심감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환자의 자연치유력을 잘 이용하면서 고쳐 가는 것이다. 뒤틀렸어도 나으려고 하는 환자의 다리를 잡아당겨서는 안된다. 또한 새로운 병을 만들어서도 안된다. 환자의 치유력을 꺼내는 최상의 약은 시간이다. 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로 안달해서는 안된다. 또한 안달하게 해서도 안된다. 폐렴 환자에 항균제의 지시를 받은 수련의가 틀려서 위장약을 처방하여, 처방 3일째에 지도의에게 야단을 맞고 흉부X-선을 촬영하였는데 음영이 소실하는 일이 있다. 이것은 극단적 예이긴 하지만 폐렴에도 자연치유력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의사가 가장 빠지기 쉬운 잘못은 '자신이 고쳐서 하고 있다'라고 하는 오만한 생각이다.  

 4.환자에게 주치의는 한 사람이지만 의사로서는 다수 가운데 한 사람이다.  

 환자에게는 의사를 고르는 권리가 있지만 의사에게는 환자를 고르는 권리가 없다. 주치의라고 하는 말은 환자 측의 말이어서 의사로서는 귀찮은 일이다. 보통의 담당의, 가끔의 담당의 일지라도 환자는 시간외에 상담을 구한다. 바쁠 때에 생각이 없는 환자로 부터 전화로 상담을 받아 곤욕스러울 때가 많다. 상대는 이 쪽의 형편을 생각치 않고 전화를 해 오지만 매달리는 환자를 매정하게 할 수 없다. '의사는 환자의 노예가 아니다'고 외치고 싶을 때도 있다. 의사에게는 지명료도 없을 뿐 만 아니라 사명료도 없고, 있는 것은 엄격한 책임만이 있다. 괴로운 일이지만 상대가 의뢰하는 이상 단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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