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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연구소탐방11 종근당종합연구소, 종근당은 답을 알고 있을까

제약연구소탐방11 종근당종합연구소, 종근당은 답을 알고 있을까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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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탐방 열한번째이자 마지막 편인 종근당 종합연구소를 취재하기 위해 천안으로 내려갔다.종근당 연구소에서 기자가 느낀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것들이었다.그간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에 관해 언급된 이른바 '올바른' 방향에 대한 제안들, 그 모든 것은 이미 종근당 연구소 안에 있었다.

그리고 이는 이상준 연구소장의 머리속에 매우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었다.한마디로 모든 것이 갖추어진 '퍼펙트' 그 자체였다.이대로라면 종근당은 세계적 신약 개발 및 이를 통한 해외진출, 의약품 선진국으로의 밝은 전망,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할 매우 훌륭한 회사였다.그렇다면 과연 종근당은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일까?


종근당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암로디핀' 제제 '애니디핀'을 출시했다.시작은 타회사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초고속' 기술 개발에 성공, 소위 퍼스트제네릭 4개 품목중 1개로 당당히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애니디핀에 대한 종근당의 '애정'은 대단하다.

매출의 기대감을 뛰어넘어 종근당의 집중도있는 기술력의 승리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그리고 발빠른 제네릭 개발은 이 회사가 표방하는 R&D 방향의 우선적 순위에 들어있다.이 소장은 "향후 15년간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항상 모니터한다.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문제는 이 제네릭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일본의 경우 매출의 95%가 내수에서 나온다. 미국도 80% 이상이 내수다. 내수가 충족돼야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다.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내수시장이 작다.한 회사의 최대치가 5천억원이다. 그래서 제네릭들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여기가 중요한 대목이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 '신약하자니 버겁고, 안하자니 비전이 없고'를 긍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간단히 말해 이 소장은 '둘다 하면 된다' 주의였다.

"눈을 돌려야한다. 글로벌신약과 재빠른 제네릭.이를 가지고 미국으로 가야한다.미국이 전세계의 40%다.또한 미국의 50%가 제네릭 시장이다.그 시장으로 가야한다.신약들고, 제네릭들고 미국으로 가야한다."

"그러려면 미국에 맞는 시설, 원료물질, 완제도 FDA 기준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현재 원료물질은 종근당에서 수출하고 있으므로 이는 가능하다.하지만 완제로서 적합한 곳은 아직 없다.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설을 찾아야 한다.그런 식으로 해도 5년 정도에 24억원쯤 든다.결국 10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지금까진 내수의존도 때문에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모든 상위권 제약 연구소들은 나름대로 2∼3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말 그대로 '후보'이기 때문에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이 소장은 국내 신약의 개발부터 임상을 거쳐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도 '교과서'적인 진단을 펼쳤다.

"Research보다는 Development가 중요하다. 전임상 이후부터는 마케팅을 봐야한다. 우리는 그 경험이 적은 것이 문제다. 난 10년간의 개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리한 면이 있다."
또한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에 대해서도 그의 의견은 확고했다.

"심혈관질환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이미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다 나와있다. 지금 여기에 달려드는 것은 의미없다. 남이 해놓은 것은 진입이 힘들다. 우리는 암을 선택했다.정복 안된 분야이기 때문이다.생명연장이 아닌 치료제를 만들어야 한다.고혈압 보다는 현재진행형인 분야다.

또한 실버 질환군들도 목표다.이 분야 또한 고혈압만큼 완벽한 약들이 나와있지 않다.비만·골다공증·발기부전 등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문제는 돈이다.인력이다.이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우리 기업 내부적으로 보면 재원이 없다. 그래서 아웃소싱해야 한다는 거다. 종근당 연구원이 100명이지만 실제 일하는 건 500명이다. 핵심인력만 마련해놓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이다. 대학·정부연구소·연구원 등과 같이 한다.그래야 규모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정부 지원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현재 우리가 받는 자금만 26억원이다. 그 정도면 신약개발 가능하다. 기술력만 확보된다면 아웃소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렇게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발기부전치료제로 현재 전임상중이다.기존 부작용을 없앤 것으로 상당히 기대된다.캄토벨도 그랬다."

이 소장은 앞으로 3∼5년 후면 신약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 즉 해외로의 라이센싱아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리고 이렇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돈은 만들 수 있다.규모는 키울 수 있다."
게다가 R&D투자에 의례적으로 따라오는 경영진의 '이윤창출 압박'도 종근당엔 없다고 한다.기다려주고 밀어주는 연구하기 딱 좋은 회사라는 것이다.


이 소장은 매우 긍정적인 사람인 듯 했다.연구소 구내식당에서 캄토벨 개발자인 안순길 박사에게 자판기커피 값 300백원을 '삥' 뜯는 매우 격식없고 자유분방한 사람으로 보였다.그리고 '안된다'가 아닌 '왜 안돼? 방법은 많아'라고 외치는 성격의 사람이었다.그와 대화를 나누면 '국내 제약사들의 미래는 마냥 밝을 것'만 같다.

현재 종근당은 100대 완제의약품에 고작 2개 제품을 랭크시키고 있으며, 업계 14∼15위권 수준이다.하지만 '암로디핀'의 제네릭 처방이 아직은 안개속에 있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조심스런 '기대반 걱정반'하는 반면 종근당은 '애니디핀'의 매출목표를 400억원으로 잡았다고 공표했다.

긍정적 사고는 언제나 OK다.하지만 긍정적 사고가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종근당의 미래를 의심하고픈 의도는 아니다.다만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증'을 보여줘야 믿을 수 있다는 '돌다리 두드리는 심정'을 얘기하는 것 뿐이다.

이 소장은 향후 3∼5년 후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공언했다.그 말대로라면 결국 우리는 '미국으로 간 팩티브'를 뛰어넘는 글로벌 신약의 빅뉴스를 종근당 홍보부로부터 조만간 들을 수 있을 거란 의미다.
그게 가능할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종근당은 이미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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