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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연구소탐방9 한국유나이티드중앙연구소, 이제는 '뭔가 보여달라니깐요'
제약연구소탐방9 한국유나이티드중앙연구소, 이제는 '뭔가 보여달라니깐요'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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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강덕영 사장은 각종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강 사장이 자주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되는 이유는 두가지 정도일 것이다.첫번째로 일단 그가 '방송'에 적합한 외모와 말솜씨를 가졌다는 점, 그리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고만고만한 중소제약업체들 중에서 조금은 색다른 비전과 전략으로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2000∼2001년 쯤 각 신문사들은 한국유나이티드의 성장을 두고 매우 자극적인 문구들을 쏟아냈다.'유나이티드 미 서부 개척에 나선다', '매출 1조원 달성 가능하다'.그도 그럴 것이 1987년 창업한 새내기 제약회사가 국내 1, 2위 제약사들도 선뜻 나서지 않던 '세계진출-다국적제약사'를 거론하며 초고속 성장을 이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유나이티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연평균 40%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했다.그리고 매출액 중 30%를 수출로 거두어냈다.이때쯤 강덕영 사장은 "국내 제약업은 세계 전체의 1%에도 못 미친다.하지만 밖을 보면 99%의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이는 시장의 문제일 뿐아니라 우리나라가 의약품 무기화의 희생자가 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역설하고 있었다.

그리고 2001년 당시 강 사장은 그 해의 매출 650억원, 순이익 120억원을 공언했다.한국유나이티드의 주가를 '4천 3백원'으로 올리겠다는 '약속'도 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연구소는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까.안승호 한국유나이티드 중앙연구소장을 만났다.안 소장은 이곳으로 오기전 CJ에서 근무했다고 한다.'신약' 해보겠다고 미국에서 들어왔지만 CJ의 방향은 그의 비전과 같지 않았다.소비재 판매에 익숙한 CJ가 '무조건 투자 그러나 결과는 장담 못하는' 신약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유나이티드'에서 신약을 하겠다는 말인가? 안 소장은 "CJ를 나오면서 신약하겠다는 생각은 접었다"고 말한다.그리고 "제네릭하러 이곳에 왔다"고 단언했다.

잘 알다시피 이 회사는 소위 '제네릭 회사'다.업계 40위권 회사가 대부분 그렇듯 재빠른 제네릭 발매와 이와 관련된 제제기술 등의 특허 출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안승호 소장과의 대화도 대부분 '제네릭 들고 해외진출'에 관한 것이었다.강덕영 사장과 뜻을 같이해 회사의 비전을 이끌고 있는 안 소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요건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첫번째, 마케팅인맥 즉 해외영업력이 필요하다.둘째, 특허를 기본으로한 현지 등록 능력.셋째,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군.넷째, 벼랑끝 정신.후발주자로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 그리고 신념이다.

그동안 중앙연구소는 수입에 의존하던 아세클로페낙을 자체기술로 합성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산자부 우수제조기술 연구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작년에는 클라리스로마이신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경영-연구 양측에서 합심하여 표방하고 있는 '세계진출'이라는 화두를 한국유나이티드는 어느 정도 실현하고 있을까? 얼마전 베트남공장 준공으로 또한번 매스컴에 오르내린 이 회사의 세계진출 현황을 알아보자.

6백만달러를 100% 단독 투자해 건설한 베트남 공장은 투자액으로만 보면 국내 제약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현지법인 중 몇번째에 속할 정도로 대규모다.이곳에선 건강기능식품과 소염진통제 등 5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품목을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알라바마 미국공장이 생산에 돌입했다.각종 치료제와 OTC를 생산하는 이 공장도 5백만달러를 투자,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중남미와 미국 현지 한인 사회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또한 아프리카를 비롯 35개국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2003년 이 회사의 총 수출액은 118억원이다.


2001년 목표 매출액인 650억원은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2004년 목표치가 여전히 600억원이다.30%를 상회한다는 수출액은 현재 21%의 목표치가 제시되고 있다(600억원중 130억 추정).그나마 2003년 대비 20%의 매출액 증가를 전제로 한 '추정치'이다.그리고 얼마전 발표된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129억원.냉정하게 말해서 이 회사는 '정체'중이다.초반의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회사측은 이렇게 분석한다.

"과거 덤핑 입찰 등에서 최근 가격을 세우려다보니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외국에서는 중국, 인도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전하게 됐다." 그리고 이에 대한 타결책으로는 "중남미나 이집트로의 시장 다변화를 꾀해 수출전략을 유지할 것이며, 국내 영업도 타기업의 벤치마킹을 적극 추진중이다.지금까지의 강 사장 주도 영업방식이 아닌 다양한 벤치마킹을 꾀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에 있어 매우 큰 변화다."

결국 한국유나이티드는 현재의 정체를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 극복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말이다.현재는 '힘을 비축하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유나이티드가 1987년 창립 이후 급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세계진출이란 화두를 던지고 차별화를 선언, 주목을 끈 것도 높이 살만한 일이다.하지만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언제나 이 모든 것에 '계획이다', '예상이다'란 말만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유나이티드의 모토는 '한국인의 다국적 제약사'이다.'다국적기업'의 정의가 여러 나라에 계열회사를 가지고 활동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이 회사도 '다국적회사'임에 틀림없으나, 또한 '세계적 규모로 활동하는 거대기업'이란 속뜻을 보면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하겠다.

하지만 '호언장담'이든 '희망사항'이든 이 회사가 표방하는 전략은 업계 40위권 회사가 딜레마에 빠져 '경기'와 '애국심'만 탓하고 있는 것보단 훨씬 진일보한 것이라 평가하고 싶다.그리고 현재의 '정체'가 회사의 분석대로 '치고 나가기 위한 힘의 비축'이기를 바라며 가까운 장래에 진정한 '다국적 제약사'를 기필코 실현해주길 바란다.하지만 그때까진 더이상 '예상'이 아닌 '현실'을 논해주길 바란다.

한기업의 주가는 그 회사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그렇다면 시장은 한국유나이티드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참고로 한국유나이티드의 현재주가는 900원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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