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역사는 기원전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브라함을 따라 우루를 떠나 유목생활을 하고, 모세에 이끌려 이집트를 탈출하여 끝내 팔레스티나에 다윗왕국을 건설한 것이 기원전 1200~1100년의 일 이었다. 유대인은 그 후 부족전쟁, 통일과 분단, 일시적 영토확장 그리고 반복된 외침 속에 수 천년을 나라 없이 뿔뿔이 헤어져 뜨내기처럼 살아 왔다.
그런 그들의 수는 얼마 전 세계인구의 0.5%. 2차대전 후 다시 간신히 비집고 들어간 이스라엘국토는 좁고 척박하고 보잘 것 없다. 승용차로 달려보면 예루살렘에서 국경까지가 한 시간에서 기껏 세 시간. 그들은 기원전부터 앗시리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알렉산더 대왕의 그리스 그리고 로마제국의 문화와 말굽에 끊임없이 짓밟히면서도, 멸망하기는커녕 알파벳(최근 고고학 탐사결과)을 창출하였고, 삼대종교(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를 일으켰으며,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트나 스피노자나 칼 마르크스 같은 과학과 사상을 이끈 인물을 낳았다.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의 12%를 차지한다.
인류는 종교, 철학, 과학, 경제, 예술, 음악 등 모든 분야에서 유대문화의 영향과 혜택에서 벗어날 수 가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유대민족은 피라미드나 만리장성이나 거대한 석조물을 남기고 멸망해버린 나일문명, 황화문명, 인더스문명, 아즈텍문명과는 달리, 보이지 않은 정신적 도덕적 유산과 학문적 업적을 통해 연면히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어찌 보면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일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만이라도 한번 읽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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