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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은 공정거래법 위반? 법적 검토 마친 의협

집단휴진은 공정거래법 위반? 법적 검토 마친 의협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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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 대법원 판례 돌아보면…불참자에 불이익 여부 쟁점
의협, 18일 휴진 권고하면서도 "개인의 판단" 강조

의료계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하자 정부는 행정명령과 공정거래법 위반 카드를 꺼냈다. 대한의사협회가 나서서 불법 집단행동을 유도했다는 이유인데, 이미 과거 대법원은 정부의 조치가 '위법' 했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대법원 판단의 핵심은 '강제성'. 의협이 앞장서 집단휴진을 예고했지만 개인사업자인 개원의가 실제로 휴진을 선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의협 역시 집단휴진을 선언하고 일선 회원의 참여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는 "개인의 판단"이라는 점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2000년 vs 2014년 집단휴진 강제성, 어떻게 달랐나

2013년 10월,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 허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2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영리병원 허용 정책을 발표했다. 의협은 정부 정책을 반대하며 휴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대회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는데 4만8861명이 투표에 참여해 그중 약 76.7%가 '찬성'표를 던졌다.

의협은 이를 바탕으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를 휴업 대상에서 제외하고 2014년 3월 10일 휴업을 하기로 하고 문서 전달,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등의 방법으로 공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의협이 의사들의 의료서비스 거래를 제한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했고, 휴업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원 납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당시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결론은 의협의 승. [의협신문]이 확인한 판결문에 따르면, 대법원은 "집단휴진의 목적이나 이유는 정부의 원격의료제 및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의료서비스의 가격, 수량, 품질 기타 거래 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의사나 목적이 없었다"라며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향유하는 의협이 구성사업자를 대표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게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의사들이 휴업에 참여할지 여부에 관해서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고 의협이 회원에게 직·간접적으로 휴업 참여를 강요하거나 휴업 불참에 따른 불이익 또는 징계를 사전에 고지한 바 없다"라며 "사후에도 휴업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나 징계를 가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짚었다. 

반면,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의협은 공정위에 패소했다. 당시 대법원은 의협이 회원에게 집단 휴업·휴진 추진을 '강요' 했다고 봤다. 

의협은 의사대회 당일 휴업·휴진할 것을 권하면서 참석 서명 및 불참자에 대한 불참사유서 징구를 결의했다. 결의내용을 문서, 인터넷 홈페이지 및 신문광고 등을 통해 회원에게 통보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휴업 휴진에 반대하는 구성사업자인 의사들에게 자기의 의사에 반해 휴업 휴진하도록 사실상 강요함으로써 구성사업자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들 모두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이더라도 본인 의사 여하를 불문하고 일제히 휴업하도록 요구했고, 그 요구에 어느정도 강제성이 있었다면 의사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휴업 판단에 의협이 간섭한 것"이라며 "그 결과 사업자 각자의 판단이 아닌 사유로 집단휴업 사태를 발생시키고, 소비자 입장인 일반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강경투쟁 역대급 찬성률 기록한 의협의 선 지키기

2014년에서 꼭 10년이 지난 현재, 의협은 다시 한번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선언했다. 집단휴진 등을 포함 강경투쟁에 대한 의견을 묻는 대회원 설문조사를 진행, 7만800명이 표를 던지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강경투쟁에 대한 찬성률도 90%에 달한다.

정부 대응도 그때와 꼭 같다. 집단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고 했고, 공정거래법 위반여부 검토도 이야기했다. 법 위반이라고 들고 있는 조항도 10년 전과 같은 '사업자 단체 금지행위' 관련 조항이었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기존 공정거래위원회 심결례라든지 대법원 판례에 비춰 보면 공정거래법 51조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대회원 서신을 통해 집단휴진 참여를 적극 권고하면서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짚으며 선을 지키는 모습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대회원 서신을 통해 집단휴진의 당위성을 알렸다. 임 회장은 11일 "정부가 의료계를 대하는 폭압적인 태도에 분노가 차오르지만 이런 때일수록 계획한 일을 흐트러짐 없이 일사불란하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라며 "단일대오만이 의료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무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휴진 참여를 두고 회원 사이 부적절한 언행은 삼가부탁한다"고 했다.

동시에 박용언 부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18일 휴진 참여는 회원 개개인의 판단이다. 각자의 생각과 사정이 있고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이롭지 않게 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참여도 자유고 반대도 자유"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의견이 있어야 그 집단은 발전한다"라며 "의협은 회원의 참여를 기대할 뿐 일체의 강요나 지시는 하지 않는다. 믿을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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