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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다" 역대급 휴진 투표율, 심상찮은 개원가

"이번엔 다르다" 역대급 휴진 투표율, 심상찮은 개원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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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90.6% '강경 투쟁' 지지…개원의 2만 4969명 참여
"더는 지켜볼 수 없어…경제적 손해? 평생 노예되기보단"

2023년 12월 14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한 동네의원에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규탄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의협신문
2023년 12월 14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한 동네의원에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규탄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 ⓒ의협신문

'역대급','압도적'. 대한의사협회가 진행한 의료계 집단행동 투표 결과에 대한 평가다. 이전 단체행동에서 비교 참여율 '저조' 성적을 받아온 개원가 마저 "이번엔 다르다"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는 의대증원으로 시작된 의료사태와 관련, '큰 싸움'을 예고했다. 서울의대 교수들의 17일 전면 진료 셧다운 선언에 이어, 전국의사 집단 휴진이 18일 예고돼 있다.

의대 증원 이슈에 비교적 더 밀접한 전공의·의대생의 반발이 컸던 초반에서 현재는 의대 교수·봉직의, 개원의까지 투쟁의 불꽃이 번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63.3%라는 역대급 의료계 집단행동 투표 참여율을 공개했다. 총 유권자 수 11만 1861명 중 무려 7만 800명이 참여한 투표. '의협의 강경 투쟁'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90.6%에 달했다.

직역별로는 개원의가 35.3%(2만 4969명), 봉직의가 33.9%(2만 4028명), 교수가 13.6%(9645명), 전공의가 8.2%(5835명), 기타 8.9%(6323명) 순으로 참여했다.

역대급 높은 참여율·지지율을 보인 투표 결과가 공개된 것. 개원가에선 예상보다 높은 참여율을 보인 '집단 행동' 투표 결과와 관련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더는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자체 분석이 나왔다.

A개원의(충남 세종·비뇨의학과)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개원의 입장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불합리를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직접적인 피해가 없을 거란 생각에 애써 무관심하려 한 것이 사실이었다"며 "정부가 계속적으로 어린 학생과 전공의들을 억압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는 방관할 수 없겠다고 느꼈다. 주변 개원가에서도 이번엔 다르다는 입장이 많다. 투표율을 보고 '역시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렸던 의대생 휴학 수리 금지 조치,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조치 및 행정처분 예고 등 '강경 처분' 행보가 개원가의 의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A개원의는 "같은 의사라도 위치에 따라, 전공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 뭉쳐지기가 어렵다. 단체 행동에 힘을 모으기 힘든 이유"라면서 "이번만은 후배들이 정부에 의해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좌시해선 안 된다는 반응이 크다"고 말했다.

개원가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꼽히는 것은 단연 '경제적 피해'. 이에 대한 부분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B개원의(서울·이비인후과)는 "동네의원을 낸 지 20여년이 됐다. 그간 의료계 반발에 동의하면서도 쉽게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답변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개원가는 하루 파업 동참의 여파가 특히 크다.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당장 입게되는 손해가 크다"고 전했다.

"경제적 손해가 크겠지만, 이번엔 단합된 힘을 보여야 한다고 느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내 동료, 선·후배들이 정말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 닿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로 인해 전개될 의료 현장의 피해를 진심으로 우려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C개원의(충남 아산·내과)는 "정부의 필수의료해법이 잘못됐다는 것은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가장 피부로 느낀다. 이대로라면 의료가 망할 거라는 생각에 동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현장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와 무분별한 고소고발로 신음하고 있다. 의료인 면허취소법이 통과된 후로는 한순간의 실수로 평생의 면허를 뺏길까 더욱 우려하고 있다"면서 "필수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도 이처럼 불안정한 의료환경에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마저 시행한다면 필수의료는 더욱 악화하고, 많은 병·의원이 폐업을 해야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C개원의는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며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걸로 안다"면서"현재 의료시스템은 현장을 죽이는 정책과 저수가로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다. 평생 정부의 을이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정책이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강행되는 걸 좌시한다면 더는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18일 전면휴진 및 총궐기대회 등 투쟁에 나선다. 총력투쟁을 위한 범의료계투쟁특별위원회도 조만간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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