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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상담? "돌아가려다가도 안 가겠다…매우 불쾌"

전공의 상담? "돌아가려다가도 안 가겠다…매우 불쾌"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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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정부했다" 교수도 전공의도 '갈라치기' 한목소리 비판
상담 막바지지만 실제 이뤄진 사례는 글쎄 "누가 상담하겠나"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가 수련병원에 지시한 나흘 가량의 전공의 개별상담 조치는 마지막 날에 다다랐음에도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으로, 연락조차 받지 못했거나 설령 연락을 받아도 상담받으러 갈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계획을 확정한 24일, 보건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개별 대면상담을 실시하고 결과를 수합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24일부터 28일까지 '모든'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와 향후 진로를 물어오라는 것이다.

교수도 전공의도 '정부의 사제 간 갈라치기'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빅5 병원에서 수련을 받다가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상담으로 회유한다는 것 자체가 현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단 방증"이라며 정부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누군가 시켜서 사직한 게 아니기에, 교수나 정부의 상담이나 지시로 돌아갈 상황도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교수님들이 전공의들더러 돌아오라고 할 어떤 근거나 명분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담이라니, 서로 얼굴 붉히라는 갈라치기밖에 더 되느냐"고 꼬집었다. 교수로부터 상담을 위해 나오란 연락도 딱히 없었다는 전언이다. 

수도권 병원의 B 교수도 전공의 상담 지시를 일컬어 "정부가 사태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각 병원에 떠넘긴 꼴"이라고 꼬집었다. "갈라치기 일종으로 생각된다"고도 했다.

B 교수는 "비인기과만 해도 전공의가 수십명 이상인데 평소 연락도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금요일 오후에 공문을 보내놓고 화요일까지 사직 전공의 '전원'과 '대면' 상담을 마치라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 병원 교수들은 젊은 제자들을 회유하라는 요구 자체를 거부했으며, 다른 곳도 이를 거부한 교수나 병원이 꽤 된다"고 전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지역 수련병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강원 지역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C씨 역시도 상담하러 오라는 연락은 일체 오지 않았고, 병원에서 실제로 전공의 상담이 이뤄졌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령 연락이 온대도 상담하러 갈 전공의는 거의 없다고도 전했다.

C씨는 이번 전공의 상담을 두고 "굉장히 불쾌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사태를 만든 정부가 소통하려는 노력도 없이 책임을 의료계와 교수에게 떠넘기고, 전공의에게 특정 형태의 노동만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른 사직서가 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C씨는 "힘들고 미래도 사라진 전공의 수련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진로를 모색하고 싶다. 정부가 전공의 수련으로만 환자를 보라며 강요하는 탓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청·대전 지역에서 수련을 받던 중 사직한 D씨도 상담 연락은 받지 못했다. 

D씨는 정부가 핀트를 잘못 잡고 헛발질만 하는 덕에(?) 복귀를 고민하던 일부마저도 분노해 도로 마음을 돌이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D씨는 "정부의 불통 행보를 보며 미래 의료정책에도 희망이 안 보여 사직한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다들 이번 상담 조치를 보고 '역시나'란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며 분노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아침에 했던 말이 저녁에 달라지면서, 명확한 대안도 없이 '정부를 믿고 돌아오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복귀할 생각은 더더욱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공의 상담 수합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겠다고 알렸으나, 하루 동안 더 많은 전공의 상담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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