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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6-19 22:27 (수)
"대법관님, 의대 폐과와 '의료 하향평준화' 막아주세요"

"대법관님, 의대 폐과와 '의료 하향평준화' 막아주세요"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5.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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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법령에 '5월 말' 규정 없어 "소송지휘권 발동 법적 문제 없다"
전체 인구의 3%인 충북, 서울의대보다 큰 의대? "제2의 서남의대, 폐과 위기"
사태 장기화, 제자 피해 따라 사직 이어질 것…의료, 이미 OECD만큼 악화 중

ⓒ의협신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24일 대법원에 소송지휘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교수들은 탄원하러 가기 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오세옥 부산의대교수협의회장, 김현아 한림의대교수비대위원장(전의교협 부회장 및 언론담당), 배장환 충북의대교수비대위원장.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25학년도 입학정원을 확정한 24일, 의대 교수들은 증원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대로 의대정원 증원이 강행된다면 의대가 폐과되고 한국 의료가 피폐해진다는 호소와 함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대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심을 맡은 대법관이 소송지휘권을 발동해 증원 절차의 부당성을 헤아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전에 서울고등법원 항고심 재판부가 그랬듯, 법원이 결정하기 전 심리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기한까지 증원 절차를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해 달라는 것이다.

전의교협은 이 같은 소송지휘권 발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대학입시요강 발표 기한이 5월 말까지인 것은 단지 관행일 뿐, 고등교육법령상 규정이 없기에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재판부가 정부에게 증원 '일시정지'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승인되고 발표되기 직전인 29일까지 대법원 결정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의협신문
(사진 왼쪽)오세옥 부산의대교수협의회장.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의대 교수들은 "대법원의 결정만이 떠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대규모 증원이 이대로 시행되면 "한국 의료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리한 증원으로 인한 의대 폐과는 물론, 의료의 질이 심각히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날 탄원서를 제출하러 온 오세옥 부산의대교수협의회장은 "이대로 학생들이 유급된다면 내년에는 280명을 한 학년에 가르쳐야 한다. 밖에 천막을 치고 수업을 할 판"이라며 "증원된 신입생과 유급생이 합쳐진 그 학년을 6년간 교육해야 하는데,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명확한 사실을 정부가 부인하려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대로 증원이 확정되면 학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라며 "서울고등법원의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기각은 학생과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지 못했다. 대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비대위원장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은 단 10%의 증원도 심각한 변화로 생각한다"고 짚고 "정원이 49명인 충북의대로서는 151명이란 과도한 증원이 이뤄진다면 의평원의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국 인구의 3%인 충북 지역에, 서울의대보다 더 큰 의대를 만들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지난 2017년 3월 의평원 인증에 실패하고 이듬해 2월 폐교된 서남의대를 돌이키며, 충북의대가 이제 그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평원의 기준 중 한 개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해당 의대는 인증에 실패하게 된다. 연속해서 두 번 실패하면 의대 자체를 닫아야 한다"며 "충북의대 교수협의회의 자체평가 결과, 현 여건에서 증원이 이뤄질 시 충북의대는 무려 10개 기준을 미충족해 인증에 실패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 오른쪽)배장환 충북의대교수비대위원장.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의평원의 현 의학인증기준 자체를 지금보다 훨씬 낮추고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저개발국 수준으로 낮춘다면야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바이탈과 의료진은 당직이 많이 늘었다. 응급환자와 수술환자를 최대한 케어하려 노력하지만 환자와 국민들께 죄송한 경우가 많이 생긴다"며 "시간이 갈수록 이탈하는 교수들이 계속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의료는 이미 'OECD 평균화'가 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본래 암 환자 수술 대기가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대학병원도 아닌 지역 2차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이 3~4개월씩 지연되는 등 OECD 평균까지 늘었다는 것이다.

한편 사직과 관련해서는 증원에 따라 교수 이탈이 가속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특히 전공의가 피해를 입을 시 전격 사직을 예고하기도 했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잘못된 결정의 책임을 학생과 전공의에게 뒤집어 씌운다면 가르치는 스승의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충북의대 교수들은 '전공의가 행정처분이나 처벌 등 피해를 입을 시' 전격 사직을 결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오세옥 교수협의회장도 "현재 사직 의사를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교수들도 전공의가 사법적 제재를 당한다면 즉각 사직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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