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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5-22 15:33 (수)
"의대 증원 자료 공개가 재판 방해? 정부, 밀실재판 하자는 건가"

"의대 증원 자료 공개가 재판 방해? 정부, 밀실재판 하자는 건가"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5.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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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변호사 "파급력 큰 정책, 정부 스스로 그 결정 근거 진즉에 밝혔어야"
정부 정책결정 사법부 간섭할 일 아니다? "대통령 통치행위도 사법심사 대상"

의료계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의료계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정부가 재판부에 낸 증원 근거자료를 공개해는 행위가 '재판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주장에 대해, 의료계가 "밀실재판을 하자는 것이냐"며 "오히려 정부가 국민의 생명권과 알 권리를 침해하는 소송 방해행위를 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정부의 정책결정은 사법부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고도의 정치행위인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서도 그것이 국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는 게 30년 가까이 이어진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맞섰다. 

의료계의 의대정원 집행정지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13일 대한의사협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대한의학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의대증원 소송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사법부의 요청에 따라 정부가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한 의대증원 근거 문건을 분석해 온 의료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 어디에도 2000명 증원의 근거는 없다"며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의료계의 관련 기자회견 소식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재판방해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또한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전체 내용은 생략한 채 일부만 강조하는 등 왜곡 전달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여론전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자면, (재판부가 요청하기 전에) 정부 스스로 그 근거를 공개했어야 한다"면서 "소송을 방해하는 것은 정부"라고 정면 반박했다.

"의대증원의 문제는 전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그 알권리 차원에서 모든 소송자료를 국민들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짚은 이 변호사는 "왜 밀실에서 재판을 해야 하느냐. 비공개, 비밀 재판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는 소송 방해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자료 미비도 주장했다. 정부가 비밀유지를 주장할 만큼 가치있는 자료들을 내놓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정부가 제출한 자료의 대부분은 보도자료 등으로 이미 다 알려진, 증거가치가 없는 것들"이라며 "심지어 대통령 말씀자료까지 (의대증원 근거자료)로 첨부했더라. 과거 군사정권 시절 '땡전뉴스'도 아니고, 이를 근거자료로 제출한 의도가 무엇인가 의아할 정도였다"고 했다. 

"재판부가 정부에 요구한 핵심자료는 2000명 증원 결정의 과학적 근거"라고 환기한 이 변호사는 "그러나 제출된 자료 중 미 공개자료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록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 내용을 요약한 자료 두 가지 뿐이며, 여기에도 해당 근거는 없다. 자료를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없어서 못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행정소송 심리와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절차 뿐 아니라, 실체적인 위법사유"라며 "재판부가 2000명 근거가 있느냐며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은 이 실체적인 문제를 보고자 함"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사법부가 2000명 의대증원이라는 정부의 결정사항을 무력화 시키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고도의 정치행위인 대통령의 '통치행위'와 관련해서도, 그것이 국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사법대상이 된다는 게 사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얘기다. 김영삼 대통령이 시행한 금융실명제와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이 사법심사 대상이 되었던 것이 실 예다. 

이 변호사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은 존중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다거나 사실오인, 헌법상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흔한 판단"이라며 정부의 정책판단을 사법부가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일각의 주장들을 반박했다.

같은 맥락에서 다수 1심 소송 각하사유가 됐던 원고 적격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시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대정원 처분 취소소송을 낼 수 있는 적격 원고는 '대학 총장'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

이 변호사는 "대학총장은 의대증원으로 수익적 행정처분을 받는 자이므로 원고로서 소송에 나설리가 없다"면서 "총장만을 원고적격으로 인정한다면 정부가 의대정원을 2000명이 아닌, 10만명 늘린다해도 정부의 사법심사대상이 될 수 없고,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그 부당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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