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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5-22 15:33 (수)
"정부 자료 경악 그 자체…2000명 근거 전무, 현장조사도 부실"

"정부 자료 경악 그 자체…2000명 근거 전무, 현장조사도 부실"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5.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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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도 전에 2000명 증원 결정? "답 정해두고 명분·근거 짜깁기한 것 아닌가"
2000명 결정 '과정'은 오리무중…"1만명 부족하다 쳐도 왜 하필 2000명이었나"
의대 40곳 중 14곳만 현장조사, 2000명 증원 시 연 900억 필요한데 예산도 모호

ⓒ의협신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대한의학회 주최, 대한의사협회 주관으로 13일 의대증원 근거 및 과정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료계가 정부의 법원 제출 자료를 살핀 결과, 2000명 증원 근거, 현장 조사, 예산계획 등이 전반적으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직접 자료를 살핀 교수들마저 놀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재판부의 요청으로 증원 근거자료를 제출했는데, 의료계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 내용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주말 이틀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대한의학회 소속 교수들이 정부 자료를 분석했고, 여기에 대한의사협회와 의료정책연구원이 자료를 제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의교협·의학회 주최와 의협 주관으로 열렸다.

김창수 전의교협회장은 "정부가 어떤 근거로 2000명이란 숫자를 결정했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실제 자료를 검증하면서 우리(전의교협)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근거자료 수천장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기존에 숱하게 언급한 보고서 3개 인용 외에는 없었다"며 "증원을 결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검증이나 연구 용역이 전무했음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창수 대한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정부의 증원 논의와 결정 과정에 2000명 증원의 근거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또 정부가 수없이 많은 회의를 거쳐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했으나, 2월 6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진행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외에는 어디에도 '2000명' 언급이 없다고 짚었다.

김창수 전의교협회장은 "주요 결정 내용이 회의도 전에 보도자료로 만들어져 뿌려졌다"고 비판했다. 회의록 대신이라며 제출한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는 회의 전날에 완성돼 배포됐으며, 특히 2000명이 언급된 보정심은 회의 두 시간 전 이미 '2000명 증원'이란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고 짚었다.

즉 과학적 추계와 치열한 논의로 '2000명'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2000명을 답으로 정해두고 요식행위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김창수 회장은 "대학 교수로서, 정책은 근거를 기반으로 시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근거는 누군가의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취사선택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의대증원 집행정지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도 "2035년 의사인력이 1만명 부족하다는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것만이 정부의 2000명 근거"라며 "설령 1만명이 부족하다는 걸 전제로 한다고 해도 점진적 증원에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 그 경우의 수 중 왜 하필 2000명으로 결정했는지가 빠져 있다"고 말을 보탰다.

증원에 있어 각 대학 교육환경과 정부 예산, 우리나라 의료소비행태와 기술발전으로 생산성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점진적 증원분을 정할 수 있었는데, 이런 과정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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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서울의대교수협의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법원 제출 자료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가장 중요한 대학별 교육환경 점검조차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현장조사를 나간 곳은 14곳에 불과했다. 수도권 의대를 제외하면 10곳뿐으로, 절반도 아닌 삼분지 일 가량이다.

김종일 서울의대교수협의회장은 이 같은 정부 자료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서면검토와 비대면간담회 후 전체대학이 아닌 14개 대학만 임의적으로 현장점검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현장조사를 맡은 의학교육점검반이 의학교육기관의 교육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구성이었는지도 불명확하다"고 했다. 

"의학교육평가원이 의대 1곳을 평가하는 데에만 통상 4일이 걸린다"고 짚은 김종일 교수는 "70% 가까이 증원하면서 하루 반나절 만에, 짧게는 3시간 만에 조사를 마쳤다는 것은 부실실사"라고 비판했다.

지원계획에 따른 구체적 예산계획도 전무하다고 짚었다.

김종일 교수는 "2000명 증원이 가능한지 예산추계가 선행됐어야 했는데, 2000명 증원을 결정하고 지원규모는 '늘려갈 계획'이라고만 기술했다"고 꼬집었다.

전의교협에 따르면 2000명 증원 시 예과(의예과)에만 연 300억원, 본과(의학과)에만 연 6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법원 답변서에 의학교육 지원을 위한 예산을 늘렸다고 했으나, 2023년 대비 2024년 예산은 119억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자료를 검토하는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금주 내로 결정하겠다 예고한 바 있다. 만약 의대증원 집행정지가 인용된다면 증원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다. 결정일은 양측의 반박서면을 거쳐 16일 또는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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