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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6-21 17:27 (금)
의사 2000명 증원, 공청회 취소하며 깜짝 등장 '급조 의혹'?

의사 2000명 증원, 공청회 취소하며 깜짝 등장 '급조 의혹'?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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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력 전문가 회의 8번 했지만 구체적 규모는 안 나왔다
적정규모 묻는 공문으로 대체…보정심 10여분만에 2000명 갑툭튀

보건복지부는 '의료개혁'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의대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결정을 하기까지 크게 두 갈래의 회의체를 운영했다.

하나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화를 위한 의료현안협의체고, 다른 하나는 장관 직속 자문 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다. 보정심 산하에는 의사인력에 대해 보다 세부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의사인력위원회까지 따로 구성했다.

문제는 이들 회의체 어디에서도 '2000'이라는 숫자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사인력위원회는 8차례에 걸친 회의를 마무리하며 올해 초 규모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도 있는 공청회까지 열기로 이야기됐으나 돌연 취소, 갑자기 의대정원 '2000명' 확대라는 결괏값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5차 회의 모습.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5차 회의 모습.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보정심에서 규모 일방 발표 "적정성 논의할 새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보정심을 꾸리고 의사인력 확충 방안 논의를 위해 산하에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단독으로 하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사인력 확대 문제에 속도가 나지 않자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끌어들여 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의사인력 전문위는 지난해 10월부터 말까지 두 달 동안 8차례나 회의를 갖고 의사인력 확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다만 의대정원 확대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는 의견 수준이었고 과학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라고 한다면 정부가 근거로 삼았다고 발표한 3개 논문의 평균치인 2035년까지 의사 1만명 부족 정도"라며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최근 10여년간 의사인력을 늘려온 것은 맞다. 1만명은 세 연구의 평균을 이야기한 것이지 이를 정답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해에 얼마씩 늘려야 한다는 규모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는 교육의 질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규모 문제는 숫자를 놓고 논의 더 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300명부터 수천명까지 여러 숫자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회의가 있었는데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의견을 나누는 정도였다"라며 "위원회에서 결과치를 도출하지도 않았다"고 회상했다.

회의 참석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사인력 전문위를 마무리하며 올해 초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이는 곧 의대정원 규모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공청회를 돌연 취소,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의료단체를 비롯해 소비자, 시민사회 단체에 적정 증원 규모를 묻는 공문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처음 보정심 산하 전문위원회를 꾸리면서 위원회에서 나온 대안을 바탕으로 정책 포럼 및 공청회를 열고 의견수렴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예고한 것과도 배치되는 결정이다. 

전문위원회에서 도출된 결과에 대한 공개도 없이 포럼이나 공청회 등의 절차도 없이 보건복지부는 2월 6월 보정심을 열고 숫자 '2000'을 공표했다. 보정심은 오후 2시에 열렸는데, 2000명 확대에 대한 언론 보도는 불과 10여분 만에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끝난 회의 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접 브리핑을 통해 '2000'이라는 숫자를 공식화했다. 어디에서도 논의한 적 없는 '2000'이라는 숫자가 갑자기 튀어나온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까지 서울고등법원에 의대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기 직전에 열린 보정심 회의록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 의사단체 임원은 "한 시간도 안 되는 회의 과정에서 스무명 넘는 사람들이 얼마나 논의를 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하며 "2000이라는 숫자가 처음 등장했지만 이후 과정을 봤을 때 일방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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