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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대, 2.5배 증원 탓에 의사 국시 못본다?

충북의대, 2.5배 증원 탓에 의사 국시 못본다?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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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25명 충북의대 강의실 60명 규모, 20명 정원 실습실도…카데바도 30% 더 필요
불인증 시 2025학년도 입학생은 의사 시험 못 치러, 교육자원 기본기준 등 '위기'
병원 공간, 기숙사, 교수실 등 기타시설 모두 '미달' 예상…의평원 '폐교' 언급하기도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내년도 모집정원안이 125명으로 확정됨에 따라 충북의대는 더 이상 의사를 배출하지 못할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은 의대 인증평가를 통과한 의대에만 졸업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데, 기존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정원으로는 인증 받기 어려우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말 의평원은 10% 이상 증원된 의대를 대상으로 주요변화평가를 실시한다. 여기에서 불인증을 받는다면 의료법 제5조에 따라 2025학년도 입학생들부터는 졸업해도 의사면허 국가시험을 치를 수 없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지난 4월 2일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대는 증원 시 10개 기준 미충족으로 불인증을 받을 것이 유력하다. 해당 자료는 충북의대교수협의회가 충북의대의 교육환경을 의평원의 현 평가기준 ASK2019에 따라 자체평가한 결과다.

우선 당장 해부학실습부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연간 카데바 기증이 1.3배는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의대교수협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충북의대가 확보하고 있는 카데바는 50구(방부처리 40구)다. 시범용을 제외하면 한 구당 학생 7~8명이 실습을 진행하는 형태다. 

정원 49명인 한 학년 실습에 연 9~10구가 소요됨을 고려하면, 정원이 125명으로 늘어나도 현 실습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카데바 기증을 15구 이상은 늘려야 한다.

카데바가 더 확보되지 않는다면 카데바 1구당 20명이 넘는 학생이 달라붙어야 하는 상황으로 사실상 실습이 불가능해진다.

좁은 해부학실습실은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 

메스와 포르말린 등으로 인해 학생 안전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데, 60명 규모(기준면적 160㎡)인 실습실에 120명이 넘는 인원이 들어가야 한다. 기존 정원 49명이라면 문제 없었지만 2배가 넘는 과포화는 교육 질 저하를 떠나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심지어 임상실습실은 현 정원으로도 포화상태다.

CPX 실습실은 최대 수용인원이 40명(19㎡ 8실)이고 OSCE 실습실은 20명(35㎡ 2실), 임상수기강의실은 25명(57㎡)이다.

강의실 역시 당장 충북의대 의예과 1학년 강의실(기준면적 125㎡)만 봐도 최대 수용인원이 60명이다. 원래 정원이었던 49명을 생각하면 적절한 크기지만, 증원된 125명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충북의대교수협은 이런 환경에서 2배가 넘는 증원이 이뤄진다면 의평원 평가 기본기준 중 '강의실·실습실의 시설 및 기자재 적절성(K.6.1.1)'에 미달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5학년도 개강이 당장 10개월 남짓 남았는데 그 안에 (교육시설을) 증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많은 항목에서 충북의대는 미달 위기로 나타났다.

의대뿐 아니라 교육병원 내 교육공간(K.6.2.2) 문제도 심각했다.

본과 3·4학년 학생을 합쳐 100명 내외 학생이 병원 실습을 가는데 증원되면 250명을 수용해야 한다. 충북대병원 총 800병상으로 실습생이 250명이라면 학생 한 명당 환자가 3명이 된다. 교육이 이뤄질 만큼 환자 풀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의평원에서는 교육병원 내 학생 전용 휴식 공간을 학생 20명당 최소 1개 이상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최소로 잡아도 5곳이었던 휴식 공간을 13곳으로 2배 이상 증설해야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학생 교육지원시설(K.6.1.2)과 학생복지시설(6.1.3)도 평가 항목 중 하나다. 현재 충북의대의 남녀 휴게실은 각각 10명을 수용할 수 있고, 학생회실도 10명 수용 규모다. 정원이 49명이면 모를까 100명을 넘는 수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폭 증원에 따라 기숙사 수요 대비 공급비율(K.4.3.5) 평가 또한 위태로울 것으로 보인다.

교수 확보에 대한 평가 기준도 딜레마다. 

의평원 기준에는 적절한 수의 교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기준(K.5.1.1)과 전임교수 이상 교수들의 개인교수실 확보율을 80% 이상으로 해야한다(K.6.1.6)는 규정이 공존한다. 교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관련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고, 교수를 급히 충원한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교수 연구시설을 증설해야 하는 것이다. 

비단 충북의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증원된 의대들 대부분 불인증 위기를 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수합한 의대별 자료에 따르면 증원된 의대 중 30곳이 소속 교수 평가에서 불인증으로 예측됐다. 증원된 의대 32곳 중 기존 정원 93명에서 7명만을 늘린 인제의대와 원주연세의대를 제외하면, 정원이 10% 이상 늘어나 의평원의 주요변화평가 대상이 된 의대 모두가 위기라는 것이다. 

평가 당사자인 의평원 또한 "증원된 의대도 현 기준을 적용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불인증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낸 성명에서는 "불인증을 받는 대학은 관련 법령에 따라 정원 감축과 모집정지, 졸업생의 의사국가고시 응시 불가와 더불어 폐교 처분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자료=충북의대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금지 가처분신청서 첨부, 의협신문 갈무리] ⓒ의협신문
[자료=충북의대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금지 가처분신청서 첨부, 의협신문 갈무리]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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