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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5-25 06:00 (토)
혈액암 환자, 삶의 질 이것하면 높인다

혈액암 환자, 삶의 질 이것하면 높인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4.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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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완화의료 상담' 시 중환자실 사망률↓·사망 30일 이내 공격적 의료 이용↓
서울대병원 연구팀, 상담 효과 연구 [European Journal of Haematology] 발표

혈액암 환자가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받으면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지원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혈액암 환자가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받으면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지원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혈액암 환자가 전문 완화의료 상담을 받으면 생애말기 공격적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일 수 있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 계통에 생기는 암으로 백혈병·악성 림프종·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대병원 신동엽 교수·유신혜 교수 공동 연구팀(김동현 전문의)은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 완화의료 상담 시 생애말기 공격적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European Journal of Haematology]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혈액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골수이식·방사선·표적치료 등을 통해 생존율이 향상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환자들이 질병 진행으로 생애말기에 이른다. 질병 진행 과정에서 상당수가 혈구감소증·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중환자실 치료·심폐소생술·신대체요법·인공호흡기 등 공격적 치료를 받는다.

위암·폐암·간암·대장암·갑상선암·유방암 등 종양이 고체로 형성되는 고형암 환자는 조기에 암 치료와 전문 완화의료 상담 병행 시 생애말기 돌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반면 혈액암은 전문 완화의료 상담 비율이 낮고, 주로 질병 경과 후기에 상담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껏 국내에서 혈액암 환자 대상 완화의료 상담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공동 연구팀은 2018∼2021년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한 혈액암 환자 487명을 대상으로 전문 완화의료 중 하나인 '자문 기반 완화의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뒤 생애말기 공격적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상담 서비스는 중증질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완화의료팀이 전인적 케어를 제공하는 서비스. 

분석 결과, 사망한 혈액암 환자(487명) 중 입원 기간에 완화의료 상담 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32%(156명)였다. 급성 백혈병·림프종 등 진행이 빠른 환자군과 입원 시점에 질병 상태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군 등에서 완화의료 상담 비율이 높았다.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를 원치 않는다는 문서를 작성한 완화의료 상담군은 34%, 비상담군은 18.4%였다. 사망이 임박한 시기에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비율 역시 완화의료 상담군(34.4%)이 비상담군(19.9%)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표] 완화의료 상담군과 비상담군의 사망 전 30일 이내 생애말기 공격적 치료 비율 비교(중환자실 치료, 심폐소생술 시행, 인공호흡기 적용, 신대체요법 시행, 중환자실에서 사망). ⓒ의협신문
[표] 완화의료 상담군과 비상담군의 사망 전 30일 이내 생애말기 공격적 치료 비율 비교(중환자실 치료, 심폐소생술 시행, 인공호흡기 적용, 신대체요법 시행, 중환자실에서 사망). ⓒ의협신문

공동 연구팀은 "완화의료 상담이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결정을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명했다. 

비상담군과 완화의료 상담군의 '사망 전 한 달 이내의 공격적 치료 비율'을 세부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중환자실 치료 56.8% vs 25.0% △심폐소생술 시행 22.4% vs 3.8% △인공호흡기 적용 53.2% vs 18.6% △신대체요법 시행 39.6% vs 14.7% △중환자실 사망 50.8% vs 10.9%로 모든 항목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중환자실에서의 사망 비율'은 완화의료 상담군은 비상담군에 비해 중환자실에서의 사망 비율이 약 4.7배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나이·성별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과 질병군·예후 인자 등 임상적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을 때도 차이가 났다. 완화의료 상담군이 비상담군에 비해 사망 14일 이내 항암치료 확률이 약 46%, 사망 30일 이내 중환자실 입실 확률이 약 73%, 중환자실 사망 확률이 약 89% 더 낮았다.

또한 3일 이내 사망이 임박한 시기에 혈액검사·영상검사·비위관(콧줄) 삽입·혈압상승제 사용 등의 처치를 받은 비율도 완화의료 상담군이 비상담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수혈 횟수 역시 완화의료 상담군이 비상담군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다.

공동 연구팀은 "완화의료 서비스 제공이 혈액암 환자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지원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신동엽 교수(혈액종양내과)는 "혈액암은 고형암과 다르게 질병 특성과 종류에 따라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고강도 치료가 필요해 생애말기 공격적 치료의 비율이 높다"면서 "최선의 암 치료와 완화의료를 병행해 생애말기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남은 삶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신혜 교수(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생애말기 혈액암 환자에게 제공하는 완화의료 상담 서비스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의료현장에서 완화의료 상담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가치가 중점이 되는 의사결정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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