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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없는 처우개선 토론회…선배의사들 "마음이 무겁다"

전공의 없는 처우개선 토론회…선배의사들 "마음이 무겁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3.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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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성토장 된 보건복지부 주최 전공의 처우개선 전문가 토론회
"국가가 국민 공감대 만들고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책임져야"

자존감과 인격적 대우. 소위 말하는 '요즘' 전공의들을 위해서는 이 두가지 요소는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즉 전공의 근무환경 등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이들의 자존감과 인격적 대우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태 전남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1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을 주제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법에 수련시간을 규정하고 있고 수련환경은 당연히 변화해야 하지만 법을 넘어서는 강도높은 수련 시간에도 왜 참고 고생하며 일하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밥그릇 싸움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목 현장에서 밥그릇 싸움을 할 정도의 환경이라면 그냥 하지 않는게 맞다고 본다. 그런 시선과 편견을 거둬야 한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지만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없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임인석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기관평가위원장도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면서 발생하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한없이 송구하다"며 사과를 먼저 하며 "토론회에 당사자인 전공의가 없어서 아쉽다"라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교수'이자 선배의사들은 사직서를 쓰고 병원을 나갈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만든 데 대해 사과를 했고,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있는 현 정부가 젊은의사들의 '자존감과 인격적 대우'를 신경쓰고 있지 않다며 성토했다.

주당 최대 수련시간 80시간, 최대 연속 수련시간 36시간. 2015년에 만들어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서 정하고 있는 전공의 수련시간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매년 하고 있는 수련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법이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16년 전공의 수련 시간은 주당 91.8시간에서 법 시행 후 점차 감소, 2022년 77.7시간으로까지 낮아졌다. 이는 평균값이기 때문에 병원별로 편차는 존재한다.

정부는 전공의 처우개선 대책으로 '전문의'가 중심이 된 병원을 만들겠다며 전공의의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상반기 안으로 할 것이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게 월 100만원씩 수련보조 수당 지급 시작 등을 내놓고 있다.

수련환경평가위 위원이기도 한 이성순 일산백병원장은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60~7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36시간 연속 근무 기준도 24시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의 1인당 전공의 수, 전공의 1인당 입원환자 숫자도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병원장은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그동안 전공의를 대해왔던 의료현실을 돌아보면 교육에는 거의 신경쓰지 못했다. 수련시간 80시간 이상 노동하고 있는데 실제 수련과 교육에 쏟는 시간은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서야 얘기가 나오는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선배의사가 진작에 노력했다면 그런 노력이 쌓였다면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전공의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사법처리로 일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정부와 선배의사 모두 반성하고 전공의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도 전공의를 교육을 받는 '피교육생'으로 보고 정부가 재정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마음이 무겁다"라며 "선배의사뿐만 아니라 정부도 전공의를 말로는 피교육생이고 수련자격을 갖고 완성되지 않은 의료인이라고 발하지만 노동력으로 보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이들은 저렴한 노동력이 결코 아니고 의료의 미래 자원이고 보호를 해줘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황을 쭉 돌아봤는데 결국에는 돈 문제였다"라며 "처우개선, 지도전문의 지원 이런 것도 돈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국민생활과 밀접한 부서인 보건복지부 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다양한 전문직종의 지원을 받아 국민 생활을 같이  고민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의협신문
이승우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의협신문

대전협 회장을 지냈던 이승우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토론회가 "하나도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작심 비판 했다. 전공의 처우개선 문제는 대전협에서 수년 동안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들이고 실제로 정책에 반영된 것은 많지 않았으며, 보건복지부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만 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공의 처우개선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국회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것은 처음보는 것 같다"라며 "오히려 정부가 나서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민이 치료를 받으려면 실력있는 전문의가 병원에 남아야 한다"라며 "정부는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과연 인센티브만으로 운영이 될까 의문이다. 전문의를 고용하세요 정도의 메시지만 던져줄 수 있겠다. 병원이 전문의를 고용해 운영하려면 경증환자가 대형병원에 몰리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공의 수련을 하려면 교수들도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러면 생산성이 30~40%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다. 이에 대한 손실 보전도 정부가 해야 한다"라며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 예산 항목으로 아예 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야 할 시기에 행정명령, 행정처분을 앞세우며 처우개선을 하겠다는 현 상황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더했다. 이 교수는 "수련병원은 진료를 받기 위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 개선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며 "의료개혁 홍보에 투입하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여기에 쓰면 국민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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